출판사 리뷰
‘굽이구비 옛이야기’ 시리즈<콩쥐팥쥐> 이야기가 서양의 <신데렐라> 이야기와 비슷하다는 걸 알고 있나요? 옛이야기나 문학작품 중에는 이처럼 시대나 장소에 상관없이 비슷하게 되풀이되어 나타나는 이야기들이 많답니다. 이런 것을 ‘원형’이라고 해요.
‘굽이구비 옛이야기’는 우리 옛이야기에서 이런 원형을 잘 드러내 주는 중요한 주제들을 뽑고, 각각의 주제에 걸맞은 대표적인 이야기들을 골라 시리즈로 엮었습니다. 이 원형 시리즈를 통해 어린이 여러분이 옛이야기를 보다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답을 바라고 은혜를 베푼 게 아니야!
우리 조상들의 선량하고 정다운 마음씨가 담긴
‘주거니 받거니 은혜 이야기’임금님을 잘 대접해서 원님이 된 시골 총각, 부자 노인의 너그러움에 감동하여 성실한 장사꾼이 된 도둑, 개로 환생한 어머니를 모시고 방방곡곡으로 여행을 떠난 아들, 주인의 은혜를 갚기 위해 뜻을 모은 개와 고양이, 목숨을 구해 준 총각을 돕는 호랑이 이야기 등 배꼽 잡을 만한 재미난 아홉 편의 옛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삶 가장 밑바탕에 깔린 은혜 갚는 이야기은혜를 베풀고 갚는 이야기는 옛이야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 가장 밑바탕에 깔려 있는 정서이지요. 우리 선조들은 부모님이 자신을 낳아 준 것도 은혜, 어른이 될 때까지 길러 주신 것도 은혜라 생각했습니다. 심지어는 부모가 죽어서도 살아 있는 자식들을 위해 지극한 은혜를 베풀었다는 옛이야기도 있습니다. 자식이 늙은 부모를 모시고, 죽은 부모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은 모두 은혜를 갚는 일에 속합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탄생 자체가 이미 부모로부터 큰 은혜를 받은 셈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홉 편의 이야기는 은혜를 베푸는 마음과 되갚는 일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근본이 되는 일인가를 알려 줍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에, 어우러져 사는 가운데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또 도움을 주게 됩니다.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주변을 돌아보며 힘든 이를 보살피라는 것이 아마도 ‘주거니 받거니 은혜 이야기’ 편이 던지는 교훈이 될 것입니다.
가족을 넘어, 타인을 넘어, 만물에까지 은혜 베풀기〈한양에서 가장 큰 집 찾기〉〈잘못을 뉘우친 도둑〉〈나그네 덕에 살린 삼대독자〉〈삼천 냥의 보은〉〈개로 태어난 어머니〉의 이야기에서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은혜 주고받기를 다룹니다. 이중에서 <개로 태어난 어머니>는 가족 구성원 간의 은혜를 주고받기가 나오는데요. 은혜를 베푸는 대상이 가족을 넘어 사회를 향해야 의미가 크겠지만, 대대로 우리 민족은 가족을 사회 축소판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에 가족 내 은혜 베풀기를 단순하게만 바라볼 수 없습니다. 지금도 선조나 부모를 잘 모시면 후손이 잘될 거라는 믿음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개와 고양이의 구슬 다툼〉〈두꺼비의 도움으로 목숨 구한 처녀〉〈은혜 갚은 호랑이〉〈사슴을 구해 준 사슴과 구렁이〉에서는 사람과 동물 간의 은혜 주고받기를 보여 줍니다. 동물도 은혜를 입으면 꼭 보답하는데, 인간의 경우에는 그 은혜를 저버리는 배은망덕한 행동이 자주 발생하고 있음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은혜를 베풀고 갚는 일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 가장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이것이 가족을 넘어 타인에게로, 다시 사회와 국가, 더 나아가 자연 생태계 만물에까지 미치게 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우선은 은혜를 저버리는 행동부터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굽이구비 옛이야기’ 시리즈 소개]
*원형(archetype)을 통해 새롭게 읽는 우리 옛이야기! 옛이야기나 문학작품 중에는 시대나 장소에 상관없이 비슷하게 되풀이되어 나타나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역사와 문화가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이야기들 속에 공통되게 나타나는 것들이 있는 것입니다. 그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끼고 겪고 바라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원형(archetype)’이라고 합니다. 특히,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옛이야기 속에는 이런 공통된 원형들이 담겨 있어서, 옛날부터 사람들이 품었던 원초적인 꿈과 상상력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 주지요. <굽이구비 옛이야기>는 이러한 원형을 잘 드러내 주는 주제를 뽑고, 주제에 걸맞은 옛이야기들을 골라 시리즈로 엮었습니다.
*옛이야기의 새로운 갈무리!
‘존재와 관계’에 따른 20가지 원형 분류<굽이구비 옛이야기> 시리즈의 기획 및 감수를 맡은 최원오 교수(광주교대 국어교육학과)는, 인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존재이며, 그 존재는 다른 존재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 의의를 갖는다고 보고, ‘존재와 관계의 상관성’을 가지고 원형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하였습니다. 모든 원형의 개념들은 결국 인간 역사가 창출한 것이기에, 인간을 중심으로 한 ‘존재’와 ‘관계’로써 원형의 분류와 설명이 가능하다고 본 것입니다. <굽이구비 옛이야기> 시리즈는 이러한 기준을 전제로 우리 옛이야기를 총 20개의 원형들로 분류, 정리하여 우리 옛이야기를 보다 체계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채록된 원전의 모습을 충실히 살리고,
각 작품의 원형적 의미를 풀어 주는 해설을 실었어요!<굽이구비 옛이야기> 시리즈는 각 이야기별로 채록된 원전들의 여러 이본을 모두 검토하고, 대표성을 갖는 이본을 선정한 뒤, 여기에 다른 이본들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더하여 한 편의 완성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여러 이본들을 참고하여 최대한 원전의 모습을 살림으로써,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온 옛이야기 본래의 의미와 재미를 훼손하지 않고, 고스란히 어린이들에게 전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각 권의 뒤편에 작품 해설을 실어 각 작품의 원형적 의미와 숨겨진 뜻과 재미를 풀어주어 학습 효과도 높이고 읽는 재미도 더하였습니다.
1 훨쭉훨쭉 변신 이야기 《사람 둔갑 손톱 쥐》, 백승남 엮음, 박철민 그림, 최원오 감수 · 기획사람으로 둔갑하는 천 년 묵은 쥐, 예쁜 여인으로 변신하는 우렁 각시 등 기발하고 상상력 넘치는 변신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2 술술 쏙쏙 언어 이야기 《짐승의 말을 알아듣는 각시》, 임정자 엮음, 허구 그림, 최원오 감수 · 기획말과 글을 잘해서 재물도 얻고 양반이나 부자를 골려 주기도 하는 통쾌한 옛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3 퐁퐁퐁 지혜 이야기 《엉터리 명궁 사위》, 전경남 엮음, 김종민 그림, 최원오 감수 · 기획깔깔 웃음 나는 재치 이야기,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모면하는 이야기 등 옛사람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는 옛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4 다복다복 가족 이야기 《손 없는 각시》, 김정희 엮음, 장경혜 그림, 최원오 감수 · 기획손 없는 각시, 친딸보다 착한 양아들 이야기 등 아옹다옹 다투다가도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았던 가족에 얽힌 옛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5 번쩍 생겨난 기원 이야기 《설문대 할망》, 임어진 엮음, 편형규 그림, 최원오 감수 · 기획거인 여신 설문대 할망, 사람의 조상이 된 밤송이 등 신비롭고 놀라운 상상이 가득한 기원에 관한 옛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6 나와라 뚝딱, 도깨비 이야기 《멍텅구리 도깨비》, 정해왕 엮음, 한상언 그림, 최원오 감수 · 기획“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신통방통한 재주꾼이면서도 어리숙해서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도깨비에 얽힌 옛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곳간 안에서 어떤 사내가 쌀을 욕심대로 퍼내고 있었어. 그런데 그 사람이 자루를 짊어지려다가 워낙 무거우니까 못 일어나고 주저앉고, 또 주저앉고, 주저앉고 하는 거야.
그 사람이 다시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쓸 때, 노인이 다가가 뒤에서 떠받쳐 주었어. 사내는 겨우 일어나 그 길로 나가려고 홱 돌아섰다가 노인을 보고 깜짝 놀라 도로 주저앉고 말았지.
“걱정 말고 지고 가게. 나는 이것 없어도 먹고살 수 있네. 하지만 이번만이네.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말게. 먹고살기 위해 온갖 짓을 다 하더라도 도둑질을 하면 안 되지. 달리 어떻게 벌어먹고 살지 생각해 보게.”
-<잘못을 뉘우친 도둑> 중에서 “아이고, 동생아! 내가 너를 찾아오는 길에 이 아이 집에 들러 이틀 동안이나 대접받고 노잣돈까지 얻었단다. 이 아이는 삼대독자 외동아들이고, 늙은 할머니와 어머니가 이 아이만 보고 살아가고 있는데 나를 봐서라도 이 아이를 살려다오.”
동생은 고개를 끄덕거렸어.
“이 아이는 살려 줘야겠군요.”
동생은 소매에서 꺼낸 책을 이리저리 넘기더니 아이 이름을 지웠어. 그러고는 말했지.
“어서 돌아가거라.”
-<나그네 덕에 살린 삼대독자> 중에서 한편 개와 고양이는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었지. 가만 생각해 보니 부자로 살 적에는 날마다 고기를 잘 얻어먹다가 이제는 밥도 제대로 얻어먹을 수 없거든.
고양이가 개에게 말했어.
“야, 개야. 우리 그러지 말고 저 강 건너 할아버지 친구네 집에 가서 야광 구슬을 훔쳐 오자.”
“어떻게 훔친단 말이야?”
“나만 따라와.”
-<개와 고양이의 구슬 다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