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이스토리빌 시리즈 24권. 이지현 작가가 영양에 살면서 직접 보고, 듣고, 겪은 그곳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아이의 눈으로 풀어낸 동화이다. 서울에 살던 작가는 영양으로 내려가 지내면서 아름다운 자연에 오감이 다시금 눈뜨는 것을 경험한다.
그리고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자연에 둘러싸인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소하고도 정겨운 일상, 그곳에 실제 존재할 법한 아이의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기로 결심한다. 민화와 일러스트 작업을 병행하는 김효순 화가의 정감 넘치는 그림이 어우러져, 두들마을의 사계절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싱그러운 자연과 고풍스러운 기와집들이 반기는 우리 동네,
두들마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전통이 살아 있는 동네 ‘두들마을’을 아시나요?고추와 사과로 유명한 경북 영양에는 ‘언덕 위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두들마을이 있습니다. 두들마을은 재령 이씨들이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왔던 곳이고, 한글 최초의 요리책 《음식디미방》이 쓰인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곳은 고택 체험과 전통 음식 체험 등을 통해 과거 조상들의 삶을 경험해 보는 시간 여행도 할 수 있는 마을입니다.
《우리 동네 두들마을》은 이지현 작가가 영양에 살면서 직접 보고, 듣고, 겪은 그곳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아이의 눈으로 풀어낸 동화입니다. 서울에 살던 작가는 영양으로 내려가 지내면서 아름다운 자연에 오감이 다시금 눈뜨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자연에 둘러싸인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소하고도 정겨운 일상, 그곳에 실제 존재할 법한 아이의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기로 결심합니다. 그 결과 탄생한 책이 바로 《우리 동네 두들마을》입니다. 민화와 일러스트 작업을 병행하는 김효순 화가의 정감 넘치는 그림이 어우러져, 두들마을의 사계절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정겨운 시골 풍경,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주인공 병수는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듯한 두들마을에 삽니다. 매일 아침 학교에 가기 전 닭에게 모이를 주는 게 일상이고, 왕할머니가 특히 좋아하는 두부를 사기 위해 두부 파는 트럭을 쫓아 온 동네를 뛰어다니기도 합니다. 어느 날은 자신을 포함해 3명밖에 없는 동급생 중 한 명이 아빠를 따라 전학을 가게 되자 서운한 마음을 숨길 수 없습니다. 게임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한동안 병수 집에서 지내게 된 대도시 출신의 형이 피시방 하나 없는 동네가 어디 있느냐고 타박하자 자신이 자란 동네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화도 납니다. 사과 열매솎기를 도우면서는 겨우내 메마른 듯했던 나무에서 구슬처럼 동글동글 작고 귀여운 열매가 맺힌 것에 감탄도 합니다. 농촌에 사는 아이라고 해서 모두 농번기 일손을 돕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병수 역시 처음 경험하는 일이 많고, 그런 병수의 낯선 경험이 마치 체험 학습을 하는 듯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요즘 젊은 부부들은 도시로 나와 살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농촌 마을에서의 조금은 느린 삶, 자연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우리 동네 두들마을》은 그런 도시의 아이들에게 밭으로, 산으로, 계곡으로, 전통 음식 체험관으로 병수와 함께 한바탕 뛰어논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고층 아파트 숲에서는 좀체 느끼기 힘든 계절의 변화가 너른 논밭과 숲 풍경을 통해 시시각각 생생하게 다가오고, 또 시골에서 비교적 흔한 조손 가정의 모습, 그 속에서 느끼는 아이의 솔직한 감정, 현실적인 고민이 사실감 있게 그려집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힐링을 위해, 정말 병수라는 아이가 살 것 같은 두들마을로 당장에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지 모릅니다. 힐링이 별건가요? 책 속 병수네 할아버지의 말을 빌려 봅니다.
“힐링이 ‘치유’라 카데. 치유가 뭐꼬? 아픈 데를 낫게 하는 게 치유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데를 슬렁슬렁 돌아다녀도 병이 낫는다 카더만.”





나는 두 팔로 우리 할머니를 꽉 끌어안았어요.
“느그 할매 죽을까 봐 겁나나?”
미남이 할머니가 빙긋 웃으며 나를 놀렸어요.
“걱정하지 마라. 할매는 백 살까지 살 끼다. 니 장가가서 아들 낳는 거 다 보고 죽을 끼다.”
할머니가 이렇게 말하며 내 얼굴을 감싸 쥐더니 쓱쓱 눈물 자국을 닦아 주었어요. 그러자 멈췄던 눈물이 다시 흘러나왔어요.
“점심은 묵었나?”
할머니가 물었어요.
나는 고개를 저었어요. 아까 급식 시간에 반찬으로 나온 미트볼을 보니 갑자기 동희가 생각나서 밥이 넘어가지 않았어요. 동희는 급식 시간을 가장 좋아했어요. 할머니가 만들지 못하는 새로운 반찬이 매일매일 나온다고 하면서요. 그리고 남는 반찬이 있으면 집에 꼭 싸 들고 갔어요. 할머니하고 함께 먹으려고요.
이제 동희는 전학을 갈지도 몰라요.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울산에 산다는 동희 아빠가 와서 동희를 데려가겠지요. 그러면 나는 친구가 없어지는 거예요. 그런 생각을 하니 온몸에서 기운이 쭉 빠져나가는 것 같았어요.
“지금이 몇 신데 아직 밥을 안 묵었단 말이고? 여기 앉아서 쪼매만 기다려라.”
할머니는 나를 데리고 커다란 방으로 갔어요. 체험객들이 전통 음식을 먹는 장소인 것 같았어요. 방에는 탁자가 여러 개 놓여 있고, 벽에는 액자가 걸려 있었어요. 나는 할머니가 돌아올 때까지 방 안을 돌며 벽에 걸린 액자들을 구경했어요.
장계향 할머니의 초상화도 있고, 여러 가지 음식을 찍어 놓은 사진도 있었어요. 모두 《음식디미방》 책에 적힌 음식들이었어요.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잡채였어요. 언젠가 할머니가 만들어 주셨기 때문인가 봐요.
“전에 그랬잖아요. 고라니가 콩잎을 다 뜯어 먹을지도 모른다면서 저랑 병수한테 빨리 콩밭에 가 보라고 했잖아요.”
“그거야 몸을 좀 움직이라고 그랬지.”
“우리는 그런 줄도 모르고 거기까지 갔다 오느라 땀 뻘뻘 흘리고, 얼마나 고생을 했다고요!”
“그기 다 힐링 아이가.”
“네?”
“힐링 모르나, 힐링?”
“힐링이 뭔데요?”
내가 물었어요.
“나도 몰라서 문기한테 물어봤더니 ‘치유’라 카데. 치유가 뭐꼬? 아픈 데를 낫게 하는 게 치유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데를 슬렁슬렁 돌아다녀도 병이 낫는다 카더만.”
그 말을 들으며 나는 형을 힐끔 쳐다보았어요. 형도 우리 동네에서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 소개
저자 : 이지현
경남 울주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1999년 MBC 창작동화 공모전에서 장편부문 대상을 받으며 동화를 쓰기 시작했지요. 지금은 경북 영양에서 농사를 지으며 글을 쓰고 있어요. 지금까지 쓴 책으로는 《시계 속으로 들어간 아이들》 《사자를 찾아서》 《천 개의 눈》 《순구》 등 여러 권이 있습니다.
목차
작가의 말 … 8
우리 동네 … 14
우리 학교 … 24
음식디미방 … 36
통통이 … 45
우리 과수원 … 52
손님 … 62
체험 학습 … 74
전통 혼례 구경 … 86
겨울 준비 … 98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날 …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