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엄마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엄마를 조종하려던 아이가 심쿵한 사연!맛있다고 칭찬하면 며칠이고 똑같은 반찬을 하는 엄마.
허리를 쭉 펴고 슈퍼에서 일하는 엄마.
항상 잔소리만 늘어놓는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엄마는 그렇지 않았다.
엄마를 자기 뜻대로 하게 만들고 싶어 ‘엄마 사용 설명서’를 만드는 아이 이야기이다.
누구나 한번쯤 다른 사람을 마음대로 조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어린 아이라면 시시콜콜 간섭하고 잔소리하는 엄마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할 것이다. 이야기의 주인공 데쓰야는 엄마를 마음대로 조종하기 위해 엄마를 관찰하고 사용 설명서를 만들기로 한다.
사용 설명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제품의 명칭 설명이 필요하다. 데쓰야는 엄마의 겉모습을 그려가며 간단한 설명을 붙여 본다. 그 다음은 각종 기능. 엄마의 기본 기능은 엄마가 하루 종일 하는 일이다. ‘밥을 한다. 설거지를 한다. 빨래를 한다. 청소에 장보기. 아침에 아빠랑 자기를 깨운다.’ 이렇게 주욱 적고 보니 엄마가 하루 동안 하는 일이 꽤 많다. 데쓰야는 엄마가 언제나 ‘빨리, 빨리’를 외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데쓰야는 상황에 따라서 엄마를 대하는 방법을 적어 나간다. 엄마를 사용하는 설명서를 쓰려다 보니 엄마를 자세히 관찰하게 되고 평소에는 모르던 것을 알게 되면서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바뀐 것이 엄마인지 데쓰야인지 알게 된 독자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엄마 사용 설명서’를 만들어 가면서 한층 성장한 데쓰야가 사랑스럽다. 데쓰야처럼 우리도 가족이나 친구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의 사용 설명서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집에서 가장 큰소리를 치는 사람은 엄마입니다. 아빠보다 훨씬 무섭고, 큰소리 땅땅 칩니다. 오늘도 아침부터 얼마나 꽥꽥 잔소리를 늘어놓던지, 나는 화가 났습니다. 학교에 오면서 잔소리를 들은 원인을 생각해 봤지만, 너무 많은 말을 들었기 때문에 왜 혼났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엄마는 혼내서 손해, 나는 혼나서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또 엄마한테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맛있다’는 말을 했다고 며칠이나 똑같은 반찬을 만들지 말라는 겁니다. 아무리 맛있어도 자꾸 먹으면 질립니다.
아직도 말하고 싶은 것이 많이 있지만 벌써 4교시가 다 끝났기 때문에 이 정도로 해 두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엄마는 툭하면 ‘빨리!’라고 말하면서, 외출할 때 가장 늦게 준비하는 사람은 엄마입니다. 앞으로는 내가 ‘빨리!’라고 말하면 화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좋아. 하나 시험해 보자.
냉장고에서 연어 토막을 꺼낸 엄마에게 말해 봤다.
“아 참, 가즈가 자기 엄마보다 엄마가 더 멋지다던데요.”
가즈는 ‘멋지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어머, 가즈가 그런 말을 했어?”
“네. 엄마, 오늘 저녁 반찬은 뭐예요?”
“가즈 엄마는 젊고 예쁘던데…….”
그렇게 말하는 엄마 눈초리가 내려가 있다.
“아, 저녁? 글쎄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햄버그스테이크요.”
“그래그래. 햄버그스테이크가 먹고 싶단 말이지. 그럼 특대 크기로 치즈햄버그스테이크를 만들어 볼까.”
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연어를 도로 냉장고에 넣었다.
우아아아앗, 아싸! 대성공!
나는 들뜬 목소리로 “야호, 햄버그스테이크다!” 하고 소리치고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방문을 쾅 닫고, 천장을 향해 주먹을 번쩍 치켰다.
대단해. 대단해. 진짜 대단해!
조금 칭찬했을 뿐인데 효과가 이 정도라니. 그렇다면 ‘엄마 사용 방법’을 완전히 익힌다면 용돈, 간식, 게임, 모든 게 내가 원하는 대로 척척 될지도 모른다.
나는 다이빙하듯 침대로 펄쩍 뛰어 떨어져 음하하하 하고 웃었다.
이제 4학년이나 됐으니 엄마한테 어린애 취급받고 싶지 않을 거다. 친구 앞에서는 더욱 그럴 거다. 그런 가즈 마음은 이해한다. 가즈, 이해해.
하지만 가즈 엄마는 가즈를 생각해서 일부러 학교에 가져다준 거다. 그런 엄마 마음도…….
심장이 쿵 하고 울렸다.
엄마 마음, 엄마 마음?
나 역시 엄마 마음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만날 잔소리만 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오로지 내 생각만 해 온 거다.
그러니까 ‘사용 설명서로 엄마를 손쉽게 조종해야지.’ 하고…….
쓰레기통에서 꺼낸 새하얀 걸레를 보며 나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