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똑 소리 나게 자기주장도 잘하고, 친구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도 알게 된 동기의 한 뼘 성장 스토리!
고집과 아집은 달라요자기 의사 표현을 제대로 못하고 줏대 없이 이리저리 치이는 아이보다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고집 센 아이가 낫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집과 아집은 다릅니다. 속된 말로 똥고집이라고 말하는 아집은 부모와 친구들 사이에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무조건 내 말이 맞아!』의 동기와 엄마처럼 일기예보에 따라 우산을 가져갈지 말지를 놓고 실랑이를 하는 정도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안전이나 건강에 관계된 것 혹은 남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고집이라면 절대 허용하면 안 되겠지요.
단순히 고집이 센 것과 자기 생각이 분명한 것은 다를 수 있는데, 그렇다 해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없습니다. 독서 토론 수업 때 찬모가 자기와 반대 의견을 이야기하자 발끈하는 동기, 어린이 신문 연재 동화에 앞으로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를 놓고 친구들과 토의하는 과정에서 친구 의견을 깔아뭉개는 동기의 모습을 보고 어린이 독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동기와 비슷한 어린이는 거울을 보듯 자기 관찰을 하며 깨닫고, 현명한 눈을 가진 어린이는 동기의 잘못된 행동과 태도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줄넘기를 매일매일 연습하듯이, 게임의 한 단계, 한 단계를 마스터하듯이 반복하다 보면 쓸데없는 고집은 떨쳐 버릴 수 있습니다.
일거다득, 독서 토론 수업에서 동기가 배운 것동기네 반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독서 토론 수업을 합니다. 토론할 책 한 권을 정해서 각자 읽으며 느낀 점 또는 특정 주제에 대해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독서 토론 수업에 참여하려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책을 정독하게 되고,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이 길러질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보다는 덜 강제적으로 독서에 발을 들여놓게 할 수 있어서 요즘은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히 독서 토론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이 많습니다.
그런데 독서 토론 수업은 책 읽는 습관을 독려해서 사고력과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것 외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이끌어 내고, 아이들 서로가 상대방을 배려하고, 소통하고, 공감하도록 하는 인성교육의 장이 된다는 것입니다. 얼마 안 있으면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된다지요. 이를 두고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을 법으로 정한 나라라고 치켜세우는 쪽도 있고, 이제는 인성도 법제화해서 의무교육을 실시한다고 개탄하는 쪽도 있지만 그만큼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는 듯합니다.
동기도 처음에는 무조건 자기 생각이 맞다고 박박 우기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은 있을지 몰라도 엄마든, 친구든 자기 생각과 다르면 흘려듣기 일쑤고 심지어 면박을 주니 동기의 생각은 점점 힘을 잃게 됩니다. 그것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공감을 얻지 못하면 그럴 수밖에 없지요.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니까요. 다행히 동기는 독서 토론 수업, 작가와의 만남 등을 경험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생각에는 정답이 없을 수도 있고, 자기 생각이 항상 옳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우리는 때로 다른 사람의 생각에 설득을 당하기도 하고, 때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도 합니다. 어느 경우라도 배울 점이 있지요.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나는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지?’ 하면서 새로운 영역으로 생각의 범위를 넓혀 가고, 누군가를 설득했을 때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기도 합니다. 정답을 향해 한 가지로 생각을 모으기보다는 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이고 소통한다면 함께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동기가 한 뼘 자란 것처럼요.
“그게 말이 되냐?”
동기는 친구들이 의견을 이야기할 때,
이렇게 찬물을 끼얹기 일쑤예요. 아주 얄밉게요.생각이 분명하고 뭐든 제 고집대로 하는 편인 동기는 엄마 말도, 친구 말도 귀 기울여 듣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독서 토론 시간에도 친구가 자기와 다른 의견을 내자 기분이 상하고, 자꾸 대결을 하려 들지요. 어느 날 인기리에 연재되는 동화의 결말을 놓고 친구들과 논쟁이 붙는데, 우연히 그 동화 작가가 동기네 학교로 강연을 하러 옵니다. 결말을 알려 달라는 동기에게 작가가 ‘이야기에 정답은 없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을 하자 동기는 머릿속이 뒤숭숭해집니다. 그동안 자기 생각만 옳다고 박박 우기던 스스로를 돌아보고, 친구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동기와 찬모가 앉아 있는 옆자리에 유라와 성은이가 앉아 급식을 먹고 있었어요. 유라와 성은이는 한창 <마법의 초콜릿>에 대해서 떠들었어요. <마법의 초콜릿>은 임시영 작가가 어린이 신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연재하는 동화 제목이에요. 동기와 찬모도 어린이 신문을 구독 중이어서 <마법의 초콜릿>이라면 잘 알고 있었어요. 이야기가 꽤나 흥미진진해서 신문을 받으면 제일 먼저 찾아서 읽곤 했지요.
“근데, 거기서 황민 엄마한테 먹인 마법의 초콜릿 말이야. 그거 진짜 마법의 초콜릿이 맞을까?”
유라가 성은이에게 물었어요.
“당연히 맞는 거 아냐? 그걸 먹은 다음부터 신통방통 해결사 할아버지가 말해 준 대로 정말 엄마가 황민 말을 다 들어주잖아.”
성은이가 아무런 의심 없이 대답했어요.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그 신통방통 해결사 할아버지가 좀 이상해서 말이지. 저번에 황민이 엄마랑 마트 가는 길에 엘리베이터에서 신통방통 해결사 할아버지랑 딱 마주쳤잖아. 근데 그때 할아버지랑 황민 엄마랑 아는 사이 같지 않았어? 할아버지가 황민 몰래 황민 엄마한테 윙크했잖아.”
“야, 그거야 원래 신통방통 해결사 할아버지가 좀 느끼한 캐릭터니까 그렇지. 황민 엄마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여자만 보면 괜히 실실 웃고, 말 붙이고 그런 장면이 그동안 어디 한두 번 나왔었냐?”
유라가 하는 말에 동기가 냉큼 끼어들었어요.
“맞아. 그 할아버지가 좀 느끼하긴 하지.”
성은이도 동기가 하는 말에 동의했어요.
“아냐. 황민 엄마한테 하는 윙크는 남달랐어. 황민 엄마도 좀 의외의 반응을 보였고 말이야. 보통은 모르는 사람이 자기를 보고 느끼한 표정으로 윙크를 하면 싫어하지 않나?”
찬모도 자연스레 대화에 참여했어요.
“그래, 좀 황당하지.”
유라가 대꾸했어요. 성은이도 같이 고개를 끄덕끄덕했고요.
“근데, 황민 엄마는 신통방통 해결사 할아버지를 보고 까딱 인사를 했단 말이지. 물론 황민은 엄마의 그런 행동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말이야.”
찬모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어요. 유라와 성은이가 젓가락질도 멈춘 채 이야기에 집중했어요. 그런데 동기가 분위기를 깨며 대번에 찬물을 끼얹었어요.
“그래서 찬모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동기가 더 이상 듣기 귀찮다는 듯 말했어요.
“뭔가 이 동화, 나중에 큰 반전이 있을 것 같아.”
“어떤 반전?”
찬모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자 성은이가 기대에 차서 물었어요. 궁금하긴 유라도 마찬가지였어요. 이번엔 동기도 가만히 찬모의 다음 대답을 기다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