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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
이야기꽃 | 3-4학년 | 201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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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장석주 시인의 시 '대추 한 알'의 행간에 담긴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그림책의 글은, 2009년 가을 광화문 교보빌딩에 ‘광화문 글판’으로 걸렸던 시 '대추 한 알'의 전문이다. 어떤 이는 값을 떠올리고, 어떤 이는 건강을 생각하며, 대부분은 그냥 입에 침이 고일 대추 앞에서, 시인은 태풍과 천둥과 벼락의 개수를 세고, 무서리 내리고 땡볕 쏟아지며 초승달 뜨고 진 나날들을 헤아린다.

태풍, 천둥, 벼락, 무서리, 땡볕, 초승달, 그것들이 불고, 울리고, 치고, 내리고, 쏟아지고, 빛나던 시간들. 그것은 자연이니 곧 세계이며 우주이어서, 먼 나라 시인과 먼 옛날 스님이 모래 한 알과 먼지 한 톨에서 본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 땅의 시인은, 어떻게 해서 그것을 보게 되었는지 슬쩍 일러줌으로써 그 세계, 그 우주를 한결 구체적으로 사뭇 달리 느끼게 해 준다.

  출판사 리뷰

이 그림책은 장석주 시인의 시 <대추 한 알>의 행간에 담긴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모래 한 알에서 세계를 보고 / 들꽃 한 점에서 천국을 보니 / 네 손 안의 무한을 움켜쥐고 / 순간 속의 영원을 놓치지 말라.”
(윌리엄 블레이크, <순수를 꿈꾸며> 부분)

“먼지 한 톨에 우주가 담겨 있고 / 낱낱의 먼지가 다 그러하니 / 영원이 곧 순간이요 / 순간이 다름 아닌 영원이라네.”
(의상, ‘법성게’ 부분)

먼 나라의 시인은 모래 한 알에서 세계를 보았고, 먼 옛날의 스님은 먼지 한 톨에서 우주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땅의 시인이 가을 가지 끝에 달린 대추 한 알을 들여다봅니다. 시인은 무엇을 보았을까요?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 저 안에 태풍 몇 개 / 저 안에 천둥 몇 개 / 저 안에 벼락 몇 개 //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장석주, <대추 한 알> 전문).

어떤 이는 값을 떠올리고, 어떤 이는 건강을 생각하며, 대부분은 그냥 입에 침이 고일 대추 앞에서, 시인은 태풍과 천둥과 벼락의 개수를 세고, 무서리 내리고 땡볕 쏟아지며 초승달 뜨고 진 나날들을 헤아립니다.

태풍, 천둥, 벼락, 무서리, 땡볕, 초승달, 그것들이 불고, 울리고, 치고, 내리고, 쏟아지고, 빛나던 시간들. 그것은 자연이니 곧 세계이며 우주이어서, 먼 나라 시인과 먼 옛날 스님이 모래 한 알과 먼지 한 톨에서 본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땅의 시인은, 어떻게 해서 그것을 보게 되었는지 슬쩍 일러줌으로써 그 세계, 그 우주를 한결 구체적으로 사뭇 달리 느끼게 해 줍니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 있을까?’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 있을까?’ 대추가 가을이면 영글어 붉고 둥글어진다는 당연함에 질문을 던지는 순간, 그 대추는 태풍과 천둥벼락, 무서리 땡볕을 견뎌낸 놀라운 존재가 됩니다. 비와 바람과 햇빛 달빛, 그리고 세월의 축복을 받은 귀한 존재가 됩니다. 나아가 그 모든 것과 인연을 맺은 관계 속의 존재가 됩니다. 그 시련과 축복과 그것을 주고받고 견디고 품는 인연과 관계가 곧 우주의 내용이니, 얼핏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대추 한 알 속에 온 우주가 있는 것이지요.

하물며 사람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을까요? 가족과 친구, 이웃과 동료, 그 숱한 인연 속에서 나날의 시련을 함께 이겨내고 축복을 함께 받으며, 한 해 또 한 해를 더불어 살아 내는 우리네 삶이야말로 온 우주를 품은 놀라움이 아닐까요?
시인은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간결한 언어의 행간에 길고 긴 이야기를 감추어 놓고, 누군가 읽어 내길 기다리지요. 화가가 그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하지만 그림 또한 시와 같아서, 보여주되 모든 것을 말하진 않습니다. 그러므로 시와 그림이 만난 이 그림책은 ‘겹겹의 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눈 밝은 독자 여러분이 읽어 주길 기다리는.

이 그림책의 글은, 2009년 가을 광화문 교보빌딩에 ‘광화문 글판’으로 걸렸던 시 <대추 한 알>의 전문입니다. 1998년 고은의 시 <낯선 곳>을 필두로 1년에 네 번 철이 바뀔 때마다 문학작품의 감동적인 글귀들을 선정, 게시해 오고 있는 ‘광화문 글판’은, 도심 한 가운데서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도 하고, 사색에 잠기게도 합니다.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 또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위로를 받기도, 자긍심을 되찾기도 했다 하지요. 이 소개 글을 쓰고 있는 편집자도 그때 받은 감동을 책으로 만들어 표현하고 싶은 소망을 품어 오다가, 6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실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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