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시 읽는 어린이 시리즈 70권. 제주도의 지형, 풍습, 먹을거리 등 제주도에서 나거나 제주도에서 느낄 수 있는 소재들로 쓴 작품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동시에 담긴 제주도는 아이가 되었다가 때론 바람이 되기도 하고, 바다가 되어 파도 소리를 내다가도 오름이 되기도 하면서 뭍사람들에게 제주도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제주도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라도 이 동시집을 읽으면 제주도만이 간직하고 있는 정서와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출판사 리뷰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제주도 이야기김희정 동시인은 2000년 『어린이문학』에 동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뒤 한국문화예술재단 문예지 게재 우수작품으로 선정되고, 2014년에는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만큼 역량을 인정받은 시인이다. 이번에 출간된 『고양이가면 벗어 놓고 사자가면 벗어 놓고』가 첫 동시집임에도 불구하고 수준 높은 작품성을 담보하는 것은 오랜 시간 정갈히 다듬어 놓은 수작으로만 꾸린 덕분이다.
1부에는 제주도에 관련된 작품들을 모았다. 김희정 시인은 20여 년 전부터 제주도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다. 시인의 눈에 비친 제주도의 지형, 풍습, 먹을거리 등 제주도에서 나거나 제주도에서 느낄 수 있는 소재들로 쓴 작품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동시에 담긴 제주도는 아이가 되었다가(「가파도에 바람 부는 날」) 때론 바람이 되기도 하고(「제주도 바람」), 오름이 되기도 하면서(「오름 위에 오름」) 뭍사람들에게 제주도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고 있다. 제주도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라도 이 동시집을 읽으면 제주도만이 간직하고 있는 정서와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알다시피 제주도는 바람이 무척 세다. 「제주도 바람」은 제주도의 바람이 얼마나 힘이 세고 짓궂은지 보여준다. 제주도의 바람은 바닷물을 들어올려 방파제를 뛰어넘게 만들고, 밤새도록 쓰레기를 이리저리 끌고다닌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제주도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이 될 지경이다. 도시 사람들이라면 바람의 힘에 맞서 방파제를 더 높게 쌓고, 단단한 담을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낼 것이다. 하지만 시인이 본 제주 사람들은 자연과 경쟁하지 않는다. “그 사나운 바람에도 제주 사람들/나무 심어 달래 주고/돌담 쌓아 바람길 만들고/지붕 낮추고/마음 낮추고” 산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과 하나 되어 살아가는 제주 사람들의 지혜에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2부에서 4부까지의 작품은 대부분 사람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는 동시들이다.
강가에 가면 강바람
산 위에 오르면 산바람
강바람도 산에 가면
물 내음 버리고
솔 내음 담고
산바람도 강가에 가면
솔 내음 버리고
물 내음 담고.
―「바람은」 전문
강과 산은 이질적 공간이다. 그렇기에 서로 뿜어내는 내음도 다르다. 바람은 한곳에 머물지 않기에 강과 산을 오간다. 만약 강에 있던 바람이, 자신이 품었던 물 내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산으로 간다면 어떨까? 자신이 가진 물 내음 때문에 오히려 솔 내음을 담지 못하게 된다. 반대로 산에 있던 바람이, 머금고 있던 솔 내음을 그대로 안고 강에 가도 마찬가지다. “강바람도 산에 가면/물 내음 버리고/솔 내음 담고//산바람도 강가에 가면/솔 내음 버리고/물 내음 담”기 때문에 우리는 강에 가서는 강의 냄새를, 산에 가서는 산의 냄새를 바람으로부터 맡을 수 있는 것이다. 바람이라는 자연물을 소재로 해서 아이들에게 이질적 존재가 서로 동화되어 조화로워지는 세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세상이야말로 김희정 시인이 지향하는 세계다. 그러기 위해서 시인은 다른 생명을 대할 때, 인간중심의 사고를 벗어나 그들과 눈을 맞추라고 조언한다. 「발 좀 치우래」에서 바다에 간 화자가 작디작은 아기 게로부터 “어두우니 발 좀 치우”라는 말을 알아듣고 순순히 비켜 주듯이 말이다.
작가 소개
저자 : 김희정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났습니다. 2000년 『어린이문학』에 동시 「제비」를 발표하면서 동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동시 「사물놀이」와 「고양이가면 벗어 놓고 사자가면 벗어 놓고」가 한국문화예술재단 문예지 게재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14년 「버찌가 떨어질 때」 외 29편으로 서울문화재단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제주도에 살면서 동시를 쓰고 있습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한라산이 옷 갈아입는 법
제주도 바람 / 가파도에 바람 부는 날 / 낮잠 / 오름 위에 오름 / 고사리 철 감귤 철 / 마라도 개미
제주도의 봄 / 여우비 / 똥돼지 / 빙떡 / 어떻게 공부하니 / 한라산이 옷 갈아입는 법
제2부 대장 말 잘 들어야 해
고놈 속에 / 버지가 떨어질 때 / 산 중턱 / 바람은 / 얘들아 어디 갔니 / 대장 말 잘 들어야 해 / 창희
건망증 / 발 좀 치우래/ 우리 할머니 / 사물놀이 / 꽃잎 두장 / 버릇 / 감기
제3부 너 어디 사니
파도 / 바다 안개 / 해가 미끄럼을 타요 / 나뭇잎 배 / 질레꽃 / 동백꽃 / 호박 / 너 어디 사니 / 말
태풍 / 우리 아기 잘도 잔다 / 파리들이 정말로 절을 하네 / 제비
제4부 바람이 살 수 없는 곳
바다 / 바람이 살 수 없는 곳 / 참관수업 하는 날 / 이상한 싸움
고양이가면 벗어 놓고 사자가면 벗어놓고 / 해고당한 허수아비 / 책 속에 길이 있다 / 나는 무얼 하며 사나
할머니 진짜 이름 / 뛰어, 아빠 / 체온 나눔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동시에 담은 제주도 _김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