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현대의 한 소녀가 2500년 전 한반도 남단에 살던 소년을 만나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 무덤 그 이상이다!
인류가 지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상상력의 산물이다. 청동기시대, 한반도 남단에 살던 사피엔스, 우리의 조상들은 왜 그토록 많은 고인돌을 지었을까? 단순히 지천에 널린 돌을 주워 장사를 지내던 풍습 때문이었을까?
한반도 남단에는 전 세계 40%나 되는 고인돌들이 모여 있다. 또한 화순 고인돌은 고창, 강화 고인돌과 함께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 영국의 스톤헨지처럼 우리나라의 고인돌도 인류가 거대 석상을 짓던 문화의 일부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어떻게 인류는 거대한 석상을 지었을까?
단순히 부족의 우두머리를 장례지내기 위해서였을까?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기엔 화순 고인돌 유적엔 크고 작은 고인돌들이 너무 많다!
이 이야기는 바로 그러한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 무덤 그 이상의 존재였다. 주위의 모든 것들에 정령이 있다고 믿던 그 시대의 사피엔스들은, 마을을 지키고, 풍년을 기원하며 고인돌을 지었다. 또한 고인돌을 만드는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공동체 의식이 생겨났다.
그런데 만약 화순에 있는 고인돌들 중의 일부를, 아이들이 앞장서서 지었다면?
아이들의 상상력,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상상력이 세상에서 제일 큰 고인돌을 지었다면?
시간여행자인 현대의 한 소녀가 청동기시대의 고이 소년 돌아이를 만나면서 그 모든 일이 가능해진다. 돌아이는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을 통해 고난을 극복하고 마을을 이끄는 리더가 된다. 또한 물난리로 죽은 평범한 사람들의 영혼을 위해서도 고인돌을 지어준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도 돌아이처럼 사람들을 소통시키고 공동체를 회복시킬 따뜻한 영웅이 꼭 필요하다.
이제 소년은 숨을 죽이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돌화살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사람인 건 분명하니까 돌화살을 쏠 일은 없을 것이었다. 그런데도 몰래 숨어 눈으로 사슴을 좇을 때보다 더 긴장됐다.
소년이 성큼 해솔이에게 다가섰다.
“가까이 오지 마!”
해솔이는 엉덩이로 뒷걸음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소년은 해솔이 눈앞에 죽은 토끼를 흔들어 보였다.
“배 안 고프냐? 이거나 잡아먹자.”
소년이 누런 이를 드러내고 히죽, 웃었다.
갑자기 그릇손이 돌아이의 손을 끌어 청동검 그림 위에 대었다. 손을 뺄 틈도 없었다.
그러자 바위그림에서 가느다란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은은한 달빛인 듯 흘러나온 빛이 나중에는 환한 횃불처럼 붉게 빛났다.
돌아이는 데이기라도 한 듯 화들짝 놀라 손을 뗐다.
돌의 정령이 으르렁댔다. 그 바람에 옆에 있는 나무에서 잎들이 후드득 떨어졌다.
“저야말로 힘들어 죽을 지경이었어요. 보세요, 날마다 그릇 만드느라 손이 다 부르텄다고요. 그래도 내 토기가 우리 마을 최고잖아요.”
알았다, 알았어. 그만 하자.
돌의 정령이 코를 고는 시늉을 했다.
섶말을 먼저 쳐들어가자고 한 것은 족장의 동생인 붉은이리였다.
“그 놈들 분명히 또 올 겁니다.”
붉은이리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그는 띠메말에서 가장 덩치가 크고 기운이 장사였다.
족장은 싸우기를 원하지 않았다. 전쟁이 나면 섶말 뿐만 아니라 띠메말도 피해가 클 것이었다.
“오늘 만든 게 신랑각시 괸돌이라지요?”
음식을 나르던 마을 아낙이 물었다.
“그렇다네. 쯧쯧.”
쌀과 콩, 기장과 보리를 섞어 만든 주먹밥을 먹으며 토기장이 대답했다.
“둘이 나란히 묻어줬으니까, 외롭지 않을 거예요.”
그릇손이 아버지를 보며 말했다.
“어제는 아기 괸돌도 만들었잖아요!”
물난리로 동생을 잃은 아이였다.
“나도 죽으면 괸돌 한 자리 차지하는겨!”
노인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제사는 잔치로 끝이 났다. 마을 사람들은 배도 부르고 마음도 든든했다.
“난 그릇 빚으러 갈 건데.”
그릇손이 앞서가면서 말했다.
“나도 거들까?”
동산이가 뒤따라가며 말했다.
“아서라! 내가 발로 빚어도 니들 둘보다 날걸? 하하하.”
돌아이의 청동방울 소리에 그릇손의 웃음소리가 더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