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이성과 감성, 과학과 예술,
그리고 인간의 상상력과 도전 정신이 별처럼 빛나는
신화 속 별자리 이야기별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에게 동경과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헤며 인간은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고 그 상상은 현실이 되어 이제 우리는 우주개척을 경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러 편의 별자리 관련 어린이 책이 소개됐지만 이번『별자리가 내게로 왔어요』는 특별하고도 오래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젊은 시절, 잠시 별을 공부했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해온 한 할아버지가 어린 손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별자리 신화와 지식을 소개한 책이다. 할아버지에게는 스승이 한 분 계시는데, 이 스승이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할아버지와 손자에게 자신이 간직했던 소중한 책을 남기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손자와 함께 그 책을 읽으며 별자리에 관한 지식과 더불어 그간 살면서 전해 들은 신화와 전설을 손자에게 들려준다. 일종의 ‘책 속의 책’인 셈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까마득한 옛날로 돌아가 별을 헤아리며 별자리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할아버지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고, 과학과 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별자리 신화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그 안에 숨겨진 인류의 끝없는 상상력과 두려움 없는 도전정신을 찾아 어린이 독자 스스로 마음속 별로 반짝이게 하는 일 또한 이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천문학의 큰 별, 프톨레마이오스의 발자취를 따라
별지기 할아버지와 소년이 밤마다 떠나는 별자리 여행멀고 먼 옛날의 그리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작은 산골 마을에 양치기 소년이 살았다. 소년의 이름은 파블로스. 아빠를 일찍 여의고 엄마와 할아버지와 함께 양을 치고 치즈를 만들며 바쁜 날들을 보내던 중 할아버지의 스승인 스테파니데스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스테파니데스 선생님은 소년의 영특함을 한눈에 알아보고 자신이 소중히 간직했던 별자리 책 한 권을 소년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할아버지와 함께 이 책을 들여다보며 소년은 별자리에 관한 공부를 시작한다. 낮에는 양을 치는 틈틈이 할아버지로부터 별자리에 관한 신화 이야기를 듣고, 밤에는 책을 보거나 하늘을 보며 별들을 마음에 새긴다. 별에 대한 소년의 목마름은 날이 갈수록 커져 결국엔 섣달그믐 12월 31일 밤에 달빛 계단을 타고 하늘에 올라 별자리 속 주인공들을 직접 만나기에 이른다.
이 책에서는 스테파니데스 선생님이 파블로스에게 전한 귀한 책이 어떤 책인지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천문학자이자 점성술사인 프톨레마이오스가 남긴『알마게스트Almagest』가 아닐까, 짐작되는 대목이 여러 군데 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별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일에 평생을 바쳤으며, 서기 140년경『천문학 집대성(Megale Syntaxis tes Astronomias)』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아랍인들이 827년 바그다드에서 번역, 출간하면서 ‘가장 위대한 책’이라는 뜻인『알마게스트』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소개되었고, 이 이름은 이 책의 공식적인 명칭이 되었다.
오늘날 지구 전체 하늘에는 88개의 별자리가 있는데, 그중에서 48개의 별자리는 프톨레마이오스의『알마게스트』에 기록되어 있다. 즉, 우리가 보는 별자리 절반 이상이 까마득한 옛날, 북아프리카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을 연구한 프톨레마이오스에 의해 정리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닌 것이다.
이렇듯 천문학 역사에서 빼놓으려야 빼놓을 수 없는 큰 별인 프톨레마이오스의 책을 따라 별자리 공부를 한다는 이야기 구조 방식은 파블로스뿐 아니라 우리 어린이 독자에게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키보드만 누르면 세상의 모든 지식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편리한 정보홍수 세상에서 오로지 상상의 나래만으로 조금씩 암흑의 시대를 개척해나간 선구자들의 용기 있는 발걸음을 경험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특별한 의미가 되어줄 것이다.
주피터의 사랑이 낳은 비극의 씨앗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사랑이라는 이름의 슬픈 보석 왕관자리
파에톤의 아픔을 어루만져준 에리다누스자리
그 외에도 눈앞에 반짝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수많은 별자리 이야기! 이 책에는 우리가 주로 북반구에서 관찰할 수 있는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카시오페이아자리 등 40여 개의 별자리가 그리스 · 로마 신화와 함께 소개되었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빌어 그리스 · 로마 신화에 얽힌 별자리 이야기가 은하수 별처럼 때론 촘촘하게, 때론 성글게 엮어진다. 우리가 익히 아는 신화에서부터 생소한 이름의 남반구 별자리까지 할아버지와 소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은하계 한 바퀴를 크게 돈 셈이 된다. 또한 이 책은 별자리마다 가장 크고 밝은 별인 알파별을 알기 쉽게 정리해 놓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별에 관한 상식이 풍부해진다.
많은 종류의 별자리와 별들을 욕심껏 소개하다 보니 어린이 독자가 자칫 밤하늘에서 길을 잃은 기분이 들 수도 있으나 계속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북반구와 남반구의 별자리들이 동네 골목길처럼 친숙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즉, 별자리 고지도를 펼쳐놓고 직접 상상하고 가늠하며 별자릴 찾아 헤매다 마침내 체화된 방향감각으로 밤하늘이 익숙해지는 그런 특별한 느낌 말이다.
그렇다고 이 책은 단순히 별자리 관련 지식만을 끝없이 나열하지는 않는다. 책 속에서 할아버지와 선생님은 끊임없이 주인공 소년의 호기심과 배우고자 하는 열망을 독려한다. 더 큰 세상을 꿈꾸고 상상하고 나아가도록 이끌어준다. 그리고 혼자만이 아닌, 함께 나누는 삶을 살도록 주변을 살피는 인성까지 갖추게 안내한다.
수천 년을 걸쳐 별을 좇아 상상하고, 관찰하고, 마침내 광활한 우주를 개척하게 된 지금의 눈부신 과학발전은 이런 세 사람 또는 프톨레마이오스 같은 과학자들의 멈추지 않는 호기심과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어린이 독자도 촛불을 밝히고 책을 아껴 읽던 시절로 돌아가 주인공이 된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다소 느린 호흡이지만 천문학의 큰 별 프톨레마이오스의 숨결을 느끼며 한 장 한 장 찬찬히 읽다 보면 문득 환하게 빛나는 별자리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머릿속으로 그려만 보던 별자리가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것과 같은 멋진 경험을 할 것이다. 마치 먼 옛날, 이 책의 주인공 파블로스가 그랬던 것처럼, 혹은 끈질기게 별을 좇아 마침내 우주로 성큼 발을 내디딘 우리의 위대한 과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파블로스와 할아버지는 별이 그려진 책을 펴 케페우스자리를 찾아보았어요.
“이 별자리는 작은 집 모양처럼 생겼네요. 마치 작은 다리가 달린 집 한 채처럼 보여요.”
“천문학자가 갖추어야 할 아주 좋은 상상력을 지녔구나.”
할아버지가 미소를 지으셨어요.
“그리고 이걸 보렴. 케페우스자리도 북극성에서 그리 멀지 않단다!”
파블로스가 말했어요.
“하늘에서 본 것을 책으로 다시 보니 찾기가 훨씬 쉽네요! 목이 아프도록 하늘을 쳐다보지 않아도 되니까요.”
“(중략) 주피터는 번개를 보내 파에톤을 맞혔단다. 소년은 결국 번갯불에 맞아 수레에서 떨어졌어. 온몸에 불이 붙은 채 유성처럼 떨어져 내렸는데 그때 에리다누스 강이 파에톤을 부드럽게 맞아 주었지. 강의 여신들은 소년을 물결 속에 묻어 주고 새벽에 태양이 떠오를 때마다 그를 애도하는 노래를 불렀단다.”
“아, 끔찍하네요! 파에톤이 불쌍해요. 하지만 이건 에리다누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파에톤의 이야기네요!”
“그러게 말이다. 그래도 에리다누스라는 이름이 나오는 이야기는 이것뿐이야. 파에톤의 누이들인 ‘헬리아데스’들은 사시나무로 변신해 강가에서 날마다 남동생의 죽음을 슬퍼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