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주먹만이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건 아니죠. 인터넷에서도 예절이 필요해요!
인터넷 발달에 걸맞은 예절이 필요해요컴퓨터만 켜면 언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어디에든 쓸 수 있는 세상입니다. 더구나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접속은 훨씬 더 쉬워졌습니다. 누군가에게 직접 이야기하거나 편지를 쓰지 않아도 인터넷 카페, 블로그, SNS에 글을 쓰면 금세 여기저기로 퍼져 나가게 됩니다.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 같은 기능을 이용해서 많은 사람들과 거의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 세상에 쓴 글은 참으로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다 보니 아무렇게나 자기가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는 해방 공간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더구나 자기가 쓴 글이 순식간에 뜨거운 반응을 얻게 되면 괜히 우쭐한 기분이 들고, 더 돋보이고 싶어서 좀 더 자극적인 표현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생기곤 합니다. 만약 얼굴을 마주 보고 도저히 할 수 없는 말들을 인터넷 세상 안에서는 숨바꼭질을 하듯 자기를 드러내지 않은 채 남을 비방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초등학생의 98.1%가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사용자 규모나 속도 면에서 우리나라는 과연 인터넷 강국이라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인터넷 강국이라는 명예에 걸맞은 윤리의식도 갖추고 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재미 삼아 올린 글이나 사진들이 다른 사람의 감정과 인격을 다치게 하지 않을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터넷 숨바꼭질>의 건우도 처음에는 단순히 친구들의 관심을 받는 게 좋아서 글을 쓰고 사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자극적인 재미를 찾게 되고, 별생각 없이 은서라는 친구를 이야기의 소재로 등장시켜 왜곡시키면서 은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생깁니다. 어쩌면 주먹으로 때린 것보다 훨씬 아픈 상처를 낸 것입니다.
내가 인터넷에 올리는 글은 누군가와 마주 앉아서도 똑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인터넷 세상도 여러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니까요. 인터넷 세상에서 상처를 받는 누군가는 가상의 인물이 아니라 현실에 살고 있는 감정과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떠올려 보세요.
반성하고 사과할 줄 아는 아이건우의 생각과 행동은 분명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인터넷 카페 안에서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놀림거리로 만들어 친구들과 낄낄거릴 때, 그 가상의 인물이 ‘은서’라고 밝힌 적은 없지만 누구나 은서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은서에게 커다란 상처를 안겨 주었거든요. 처음에는 그 사실을 애써 외면했습니다. 장난 좀 친 건데, 가상의 인물이 은서라고 말한 적도 없는데, 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런데 일이 점점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건우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결국 알 수 없는 불안감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잘못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은서에게 사과할 마음을 먹습니다. 건우의 잘못을 없었던 일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무엇보다 은서의 상처가 얼른 아물기를 바라봅니다.
건우는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할 때만큼은 스타로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은서 주변을 맴돌며 수군거릴 때 건우는 모르는 척 고개를 돌렸어요.
인터넷 세상으로 꼭꼭 숨으면 그만이었지요.
하지만 일은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어요.아빠가 인터넷 카페 활동을 하다 자리를 비운 사이, 건우는 우연히 아빠의 노트북을 들여다봅니다. 호기심에 몰래 댓글을 달았는데, 자기 말에 사람들이 크게 반응을 보이자 흥미가 돋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아이로 학교에서 존재감이 별로 없는 편이었는데, 뭔가 인정받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지요.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만졌던 건우는 컴퓨터라면 자신이 있었습니다. 직접 인터넷 카페를 만들고, 학급 친구들에게 초대 메일을 보냅니다. 그렇게 건우의 인터넷 세상이 펼쳐집니다. ‘조커’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센스 있는 댓글과 유머를 게시하는 등 주목을 받게 되지요. 하지만 카페 회원이 하나둘 늘어 가고, 카페 안에서 조커의 인기를 이어 가기 위해 고민에 빠진 건우. 저도 모르게 은서라는 친구를 모티브 삼아 거짓 이야기를 꾸미게 되고, 알게 모르게 은서는 공공의 적이 되어 갑니다. 급기야 건우 때문에 은서가 친구들에게 의심 받는 사건이 터지고, 건우는 애써 자기 탓이 아니라고 외면합니다. 몹시 괴로워하는 은서를 보면서 건우의 마음이 꿈틀댑니다. 장난으로 올린 말이 은서에게 커다란 상처를 입힐 줄은 몰랐던 것이지요. 주먹만이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깨달은 건우는 더 이상 인터넷상의 조커가 아닌 건우로서 은서에게 용서를 구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추천 포인트>
- 초등 교과 연계 1~2학년군 국어④-가 1. 생각을 나타내어요
3~4학년군 국어활동②-나 6. 글에 담긴 마음
- 인터넷을 사용할 때 지켜야 할 예절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사과할 줄 아는 태도를 길러 줍니다
건우는 매일매일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 회원 수를 확인했어요. 또 조회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도 확인했지요. 회원 수가 조금씩 늘고 있긴 했지만 아직은 부족했어요.
‘어떤 걸 올려야 애들이 좋아할까?’
건우는 카페를 좀 더 키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른 유머 카페에 들어가 기웃거리며 이것저것 읽어 보았지요. 연예인 이야기나 유머 시리즈 같은 건 몇 번 보니 금세 시시해졌어요. 오히려 자기 경험을 쓴 글이 인기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번뜩 좋은 생각이 났어요.
건우는 ‘코 파는 거인’이라는 제목을 달고 글을 썼어요.
우리 반에는 거인이 산다. 거인의 취미는 코 파기인데 오늘도 코를 파다 큰일이 났다. 자기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찔러 코피가 난 것이다. 그래서 교실에 코피 홍수가 날 뻔했다. 교실이 온통 피로 물들었다.
건우는 체육 시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어요. 배구공 패스 연습을 하다가 은서가 공에 맞았거든요. 옆에 있던 건우에게 들릴 정도로 퍽 소리가 났지요. 선생님이 괜찮으냐고 물으니 은서는 괜찮다고 했어요. 그런데 다음 수업 시간에 은서가 코피를 흘렸어요. 공에 맞은 것 때문에 코피가 난 것 같았어요.
건우는 은서 얘기를 살짝 바꿔 올렸어요. 거인이 콧구멍을 후비적거리는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웃겼거든요. 거기다 거인의 코피가 불어나 홍수를 일으킨다면! 상상만 해도 굉장했어요.
“어, 어, 어디 갔지?”
건우가 다급하게 가방을 뒤졌어요.
“뭐 찾아?”
짝인 다솜이가 물었어요.
“어, 학, 학원비. 분명히 여기 넣어 뒀는데…….”
건우는 가방을 뒤집어 탈탈 털어 보았어요.
찾는 학원비 봉투는 없고 잡동사니 쓰레기들만 우수수 쏟아졌어요.
“어휴, 먼지. 야, 김건우! 잘 찾아봐. 주머니에 넣어 둔 거 아니야?”
“아닌데…….”
다솜이 말대로 주머니도 뒤지고, 책상 속도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진짜 없었어요. 아침에 엄마가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는데 반나절도 못 가 학원비 봉투를 잃어버리고 만 거예요. 건우는 눈앞이 캄캄했어요. 엄마의 화난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것 같았어요.
건우 주변으로 다솜이와 친한 아이들이 몰려들었어요.
(중략)
“너 혹시…….”
다솜이가 잠깐 뜸을 들이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어요.
“돈 뺏긴 거 아냐?”
건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가방을 뒤지던 손을 멈췄어요. 그러자 다솜이가 건우 가까이 다가와 작은 소리로 속닥거렸어요.
“사실은 뺏긴 건데, 무서워서 일부러 잃어버린 척…….”
“맞아, 맞아!”
지민이와 예빈이가 호들갑을 떨면서 맞장구를 쳤어요. 그러더니 맨 뒷줄에 앉은 은서 쪽으로 고개를 돌렸어요. 건우는 무슨 말인지 몰라 아이들을 번갈아 보다가 은서를 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