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호랑이가 어떻게 해서 세상 아이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행복한 ‘이야기꾼’이 되었을까?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를 끼워 넣은 액자형 그림책 『이야기보따리를 훔친 호랑이』는 ‘둘이 듣다가 하나 죽어도 모르는 이야기’ 덕분에 행복한 ‘이야기꾼’으로 거듭난 호랑이 이야기이다.
이야기라는 것의 재미를 알게 된 후 행복한 삶으로 거듭난 호랑이처럼 이야기를 듣는 것, 책을 읽는 것, 그러한 것들이 우리 삶을 바꾸어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책 속의 호랑이처럼 이야기의 재미를 알게 되는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 이야기의 세계로 들어가는 작은 계기만 있다면 어느 누구든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작가가 말하듯 그것이 바로 ‘이야기의 힘’이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넣는 추임새 그대로의 ‘둘이 듣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바로 그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왔다. 그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새롭게 들려준다는 의미에서도 이 그림책의 새로운 시도는 의미가 크다.
얼개는 우리 옛이야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따왔지만, 작가는 다른 이야기로 새롭게 빚어 내놓았다. 더욱이 한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 「두꺼비 등에 팥고물 뿌린 호랑이」라는 구전 설화를 잘 버무려놓아 두 겹의 재미를 준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수수밭에서 엉덩이가 찔려 죽은 호랑이가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맘에 걸렸다는 작가는 비참하게 죽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호랑이를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작가의 마음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질 것이 틀림없다.
* 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또 하나의 이야기 [두꺼비 등에 팥고물 뿌린 호랑이]는 우리 구전 설화를 바탕으로 내용을 조금씩 달리 하여 「두꺼비와 호랑이」(『토끼 불알을 만진 노루』, 어린이도서연구회, 우리교육, 1994) / 『떡보먹보 호랑이』(이진숙 글, 이작은 그림, 한솔수북, 2007) 「데굴데굴 떡 먹기」(『옛이야기 보따리』, 서정오, 보리, 2011) / 『떡시루 잡기』(동아출판사편집부 엮음, 동아출판, 2015) / 『두꺼비와 토끼와 호랑이의 떡 먹기』,(이상교 글, 윤봉선 그림, 신동흔 감수.해설, 별똥별, 2016) 등으로 다양하게 나와 있습니다.
[미디어 소개]☞ 서울신문 2016년 10월 14일자 기사 바로가기
호랑이는 펄쩍 뛰어 할머니 앞을 가로막았어.
“이봐, 할멈. 그 함지 안에 든 게 뭐야?”
“팔다 남은 떡일세.”
“그걸 나한테 주면 안 잡아먹지.”
“딱 두 개밖에 없어. 이 떡은 우리 손주들 저녁거리라 안 돼.”
배곯은 호랑이에게 할머니 말이 먹힐 리 있나.
호랑이는 너무 급한 나머지 할머니를 함지째 꿀꺽 삼켜 버렸지.
그러고는 할머니 손주들까지 잡아먹으려고 서둘러 마을로 들어갔어.
“그럼, 이야기 하나 해 보세요.”
호랑이는 그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어. 이야기라고? 그게 뭐지?
그때 호랑이 배 속에서 할머니가 이렇게 말했지.
“나를 꺼내 주면 내가 이야기를 해 줄게. 그러면 네가 호랑이인 걸 들키지 않을 거야.”
그 말에 호랑이는 벌쭉 웃으며 할머니를 토해 냈어.
하지만 할머니가 이야기를 마치자마자 도로 꿀꺽 삼켰어.
“얘들아, 이제 됐지? 어서 문 열어라.”
그런데 웬일인지 오누이는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