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에 살던 열두 살 유태인 소녀 리프카의 러시아 탈출기. 1919년 2월부터 1920년 10월까지 러시아를 떠나 미국으로 향하는 여정이 펼쳐진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험난한 탈출과정 속에서 리프카는 사촌 언니가 준 푸슈킨 시집 여백에 편지를 써내려간다.
각 장마다 인용된 푸슈킨의 시구들은 작품의 의미를 한결 더 풍부하게 한다. 목숨을 위협받는 공포와 배고픔, 비참한 현실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용감한 소녀 리프카는 고통과 억압 속에서 결코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세상의 여러 면모를 배운다.
1998년 뉴베리 상을 받은 캐런 헤스가 자신의 가족사를 소재로 쓴 동화로, <리프카의 편지>에 대해 지은이는 '조부모님과 유태인 그리고 두 개의 세상에 다리를 놓은 사람들에게 바치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메달, 전미유태인도서상을 받았고, 미국도서관협회가 뽑은 \'주목할 만한 어린이책\'과 스쿨라이브러리 저널이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출판사 리뷰
『안네의 일기』가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의 탄압을 받았던 유태인 소녀의 기록이라면, 『리프카의 편지』(Letters from Rifka)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에 살던 유태인 소녀 리프카의 러시아 탈출기이다. 이 작품은 1919년 2월부터 1920년 10월까지, 러시아를 떠나서 미국으로 향하는 열두 살 소녀 리프카의 여정을 담고 있다.
사촌 언니 토바가 준 푸슈킨 시집 여백에 빼곡히 적어 내려간 리프카의 편지들은 험난한 탈출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또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유태인 이민자로,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리프카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정한 용기와 의미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준다.
이 책의 저자인 카렌 헤세는 The out of the Dust로 1998년 뉴베리상을 받았고, 재미와 감동이 있는 청소년 책들을 꾸준히 펴내는 작가이다. 특히 『리프카의 편지』는 크리스토퍼 메달, 전미유태인도서상을 받았으며 미국도서관협회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어린이책’과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이 선정한 ‘올해의 책’ 등에 꼽히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고, 미국의 고학년 어린이들이 꼭 읽고 넘어가는 필독서이기도 하다.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유태인 탈출기
유태인은 늘 쫓기는 삶을 살았다. 국가를 상실한 이후 러시아, 동유럽, 아메리카 등 세계 각지를 떠돌며 새 삶의 터전을 찾아 헤맸고, 2차 세계대전 때에는 나치에 의해 6백만 명 이상이 무고한 희생을 당하는 참극을 겪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는 1905년과 1917년 두 번의 혁명을 겪으면서 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했다. 정부의 부패와 무능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러시아 정부는 국민들의 이러한 불만을 무마시키기 위해 정부에 대한 분노를 유태인에 대한 분노로 몰고 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유태인이 자유를 찾아 러시아를 떠났다.
이 책의 주인공 리프카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나고 자랐다. 리프카는 러시아 사람들이 유태인에게 행하는 폭력과 차별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오빠를 강제로 군대에 끌고 가고,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와 살림을 싹쓸이하는 러시아 사람들이 밉고 싫다. 군대에 끌려간 오빠가 군에서 탈출해 집에 돌아오자, 아빠와 엄마는 가족 모두의 목숨을 구하려면 러시아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세 아들이 먼저 가서 살고 있는 미국행을 택한다.
“어떻게 나만 혼자 남을 수가 있어? 어떻게!”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 리프카 가족은 폴란드에 도착하지만, 그 곳에서 식구 모두가 발진티푸스에 걸려 뿔뿔이 흩어진다. 식구들은 간신히 몸을 추슬러 다시 만나게 되지만, 미국에 가는 배표를 사려는 순간 리프카는 떠날 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는다. 기차에서 만난 폴란드 여자에게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피부병이 옮은 것이다. 결국 리프카만 남고 식구들은 모두 미국으로 떠난다. 홀로 남은 리프카는 벨기에로 가서 치료를 받는다. 의지할 곳 하나 없고, 말도 통하지 않지만 마음을 열고 따뜻하게 대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리프카는 전혀 모르는 남이라고 해도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미국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고달프다. 어렵사리 탄 미국행 배가 파도에 부서지고, 간신히 살아남은 리프카는 미국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엘리스 섬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 곳에서는 리프카를 미국으로 들여보낼 수 없다고 한다. 머리카락이 없는 리프카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질 수 없다’는 것이다. 리프카는 낙담하지만, 섬에 있는 병원에 머물면서 저능아 취급을 받는 러시아 꼬마 아이의 마음을 열게 하는 등 기적과 같은 일들을 해낸다.
마지막 입국 심사 날 리프카는 “머리카락이 없어도 얼마든지 똑똑하게 살 수 있다”고 당당하게 외친다. 그 동안 리프카의 명석함과 따뜻한 마음 씀씀이를 지켜 본 의사와 주위 사람들은 그런 리프카를 인정하고, 리프카는 드디어 입국허가서를 받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 속에 ‘미국’이라는 나라의 이중성을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 미국은 당시 핍박받던 모든 유태인들이 가고자 했던 희망의 나라다. 하지만 리프카 부모님이 안식일에도 쉴새없이 일만 해야 된다거나, 리프카카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머리카락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냉정하게 내치는 장면은 강대국의 모순과 횡포를 여실히 보여준다.
푸슈킨의 시와 함께 읽는 휴먼 드라마
이 작품이 더욱 감동적이고 값진 것은 역사적인 사실을 배경으로 한 실제 이야기라는 점이다. 저자는 러시아에서 미국까지 온 할머니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아울러 각 장마다 한 구절씩 인용된 푸슈킨의 시구들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암시해 주는 역할을 하며 읽는 재미를 더한다.
리프카는 목숨이 위협받는 공포와 배고픔,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조금씩 성장해 간다. 아무 것도 모르는 철부지 꼬마에서 사람을 가슴으로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자유의 소중함을 아는 숙녀로 자란다. 또 옳지 않은 것에 대해 아니라고 소리 내어 말할 수 있는 용기도 얻는다.
재미와 감동을 고루 갖춘 『리프카의 편지』는 요즘 아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뭐든 쉽게 얻고, 오래 참는 걸 힘들어하는 이 시대 아이들에게 리프카의 이야기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할 것이다.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런저런 궁금증을 찾아보고 같이 토론해볼 만한,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책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캐런 헤스 (Karen Hesse)
1952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태어나 토슨 주립대학과 메릴랜드 대학에서 공부했다. 1991년 <유니콘에게 빌어봐>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고, <리프카에서 온 편지>로 크리스토퍼 상을, 1996년 <돌고래의 노래>로 \'어린이책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 협의회\' 골든 카이트 상을, 1998년 <먼지 속에서>로 뉴베리 상과 스콧 오델 상을 수상했다.
역자 : 이명선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2005년 현재 인하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무엇이 여성을 분노하게 하는가>가 있다.
그림 : 오승민
1974년 전라남도 영암에서 태어나 세종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하고, 한겨레 일러스트레이션 그림책 과정을 수료했다. 2004년 <꼭꼭 숨어라>로 \'한국 안데르센 그림자 상\' 공모전에서 출판미술부문 가작을, 2005년 \'국제 노마 콩쿠르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수상했다. 그린 책으로 <바람 속으로 떠난 여행>, <못생긴 아기 오리>, <사진관 옆 이발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