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03년 「동서 문학」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 11편의 단편들은 생이 주는 고통의 극단과 상처의 자기 치유과정을 보여준다. 소설집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사랑을 좇는 인간의 욕망과 그로 인한 상처이다. 인간은 상처를 치유하고 대처하기 위해 인간과 세계를 향한 끝없는 연민과 사랑을 품는다는 것이다.
작가는 좀 더 적극적이고 치밀하며 주도적이기까지 한 상처를 드러낸다. 이를 위해 통념을 깨는 소재와 장소, 그리고 인물들을 불러낸다. ‘당신의 장미’는 열아홉 살 때 성적 유린을 당한 여자가 주인공이며, ‘달의 강’에는 한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어머니와 이모가 등장한다.
표제작 ‘알래스카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에선 알래스카 원주민 여성 아네가 등장한다. 그녀가 외로움을 이겨 나가는 방식은 새로운 관계를 섣불리 모색하는 것에 있지 않다. 오히려 극단에 서서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선다. 아네에게는 알래스카에서 생존하기 위해 생득된 생존에 대한 치열한 본능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 리뷰
- 2003년『동서문학』신인상 출신, 신예작가 유시연의 첫 소설집.
- 사랑을 좇는 인간의 욕망과 그 상처의 미학이 뿜어내는 삶의 고해성사!
- 생이 주는 고통의 극단과 상처의 자기 치유과정을 보여주는 소설들.
- 상처의 사회학에 대한 서사적 탐구를 보여준 유시연의 소설미학!
- 꽉 짜인 구성과 발랄한 문체, 도도한 문제의식을 보여주다!
사랑을 좇는 인간의 욕망과 상처의 미학이 뿜어내는 삶의 고해성사!
작가 유시연이 세상에 내보이는 첫 소설집에는 모두 11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고, 각 작품이 뿜어대는 서사적 매혹은 우리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 소설집에 관류하는 문제의식은 사랑을 좇는 인간의 욕망과 그로 인한 상처이며, 인간은 그 상처를 치유하고 대처하기 위해 인간과 세계를 향한 끝없는 연민과 사랑을 품는다는 데 있다.
그런데 유시연 소설들이 보여주는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들은 흔히 통용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자기 미학을 드러내고 있어 우리들의 주목에 값한다. 작가 유시연에게 있어 상처는 좀 더 적극적이고 치밀하며, 주도적이다. 이 적극성을 더 잘 드러나기 위해 작가는 비범하거나 통념을 깨는 소재와 장소와 인물들을 이 소설들 속에 불러낸다.
열아홉 살 때 성적 유린을 당한 여자(「당신의 장미」), 알래스카 원주민 여성(「알래스카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불임여성(「메마른 고원」), 한 남자를 동시에 사랑한 어머니와 이모(「달의 강」), 사북에서 막장 생활의 후유증으로 암 선고를 받은 한 남자(「봄이 지나가다」), 경운기 운전의 부주의로 어머니를 치어 죽인 어느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여름의 흐름」) 등은 상처의 극단 속에서 자기 생을 영위해 나가야 하는 존재들의 이름이다.
그중에서 표제작인「알래스카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에 등장하는 알래스카 원주민 여성인 ‘아네’가 외로움을 이겨 나가는 방식은 타인과의 새로운 관계를 섣불리 모색하는 것에 있지 않다. 외로움의 극단에 서보는 것, 외로움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외로움의 복판을 횡단하는 것이 외로움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여긴다. 왜냐하면 아네에게는 알래스카에서 생존하기 위해 생득된 “생존에 대한 집요함과 치열한 본능이 숨을 쉬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아네란 존재는 극지방 근처의 생물학적 환경에 자연스레 적응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유별난 인물이 아닌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작가 유시연에겐 아네가 보이는 적응력이란 존재의 특이성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아네처럼 세상을 부유하는 자들이 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 그로 인해 세상의 끝자락에 선 외로운 인간의 숭고한 삶의 형식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나만의 방식이에요…… 허공에서 아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짙은 남빛과 청회색 지평선이 맞닿아 있는 밤 속에서 커다란 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한밤중 짐승이 울부짖는 벌판에 나가 한바탕 혹한과 맞서 싸움으로써 외로움을 이겨나간다는 아네의 말이 바람처럼 그의 가슴을 두드린다. 노을을 보러 광활한 지평선을 달려 나가던 그의 무모함과 무엇이 다른가.' ―「알래스카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중에서
문학평론가 황광수는 유시연의 이 소설에 대하여 이런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유시연의 소설「알래스카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는 알래스카 원주민 여성과 지구 최북단의 눈과 얼음의 풍경을 병치하면서 삶의 근원적 의미에 다가가고 있다. 이 작품은 풍경을 심리적 차원으로 환치하는 대목에서 빛을 발한다. 작가는 알래스카라는 독특한 자연풍광이 뿜어내는 차가운 정신성과 원초적 순수성에 다가가면서, 낭만적 신비주의에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도 우리 시대의 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이 내밀하게 작동하고 있지만, 빙산처럼 맑고 투명하면서도 공허한 여운을 남긴다.'
생이 주는 고통의 극단과 상처의
작가 소개
저자 : 유시연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당신의 장미」가 <동서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부용꽃 여름> <바우덕이전> <공녀, 난아>, 소설집 <알래스카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 <오후 4시의 기억> 등을 펴냈다. 2008년 인천문화재단 창작지원금, 2013년 정선아리랑문학상, 2015년 현진건문학상을 받았다.
목차
작가의 말
당신의 장미
알래스카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
여름비
메마른 고원
달의 강
여름의 흐름
숲의 축제
황금동굴
봄이 지나가다
도시 위를 날다
물결이 친다
해설
상처의 뿌리에 닿는 '상처의 사회학'과 '상처의 윤리학'_고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