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고전 <일지매>를 빠른 전개와 적당한 긴장감으로 되살린 소설. 대쪽 같은 선비 김참판과 그의 몸종 연실이 정을 맺어 태어난 아이. 그러나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발목에 어머니의 저조리 고름만 단 채 핏덩이 때 버려진다. 다행히 아랫마을에 사는 금화에 의해 발견되어 동이라는 이름을 얻고 성장한다.
그러나 그의 나이 열다섯에 금화마저 잃고. 어릴 때 차고 있던 어머니의 옷고름만 간직한 채 역병으로 가족을 잃고 떠돌던 광부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목숨을 구해준 여인 묘옥. 그녀는 작은 상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은 조정에 보이지 않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용단’의 일원인데...
출판사 리뷰
운명을 바꿀 수 없다면 차라리 세상을 바꾸리라!
상상, 그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할 일지매의 활극이 펼쳐진다!
작가는 무엇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일지매의 모습, 즉 가난한 서민들을 돕는 의적의 모습과 부정부패를 일삼는 탐관오리들을 벌하는 등 도식적이고 천편일륜적인 이야기 구조와는 전혀 다른 구성을 시도했다. 빠른 전개와 적당한 극의 긴장감 또한 적재적소에 활용되어 독자로 하여금 쉽사리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일지매, 이제 곧 독자들의 마음을 훔치러 세상 밖으로 향한다.
조선에 한 사내가 있었다. 전설적인 의적 일지매!
평생을 대쪽 같은 선비로 살아온 김 참판은 한순간의 실수로 몸종인 연실과 정을 맺는다. 배가 불러오면서부터 연실은 집안에서 가장 어둡고 구석진 방에서 생활하게 된다. 연실이 산기가 보이자 여주댁은 천 서방과 함께 그녀를 산파할멈의 집으로 옮긴다. 천 서방이 사랑에 들어 그 사실을 고하자 김 참판은 단호하게 말한다.
“확실하게 처리해야 하네. 나는 물론이고 그 아이와도 다시는 인연이 닿지 않도록 말일세.”
천 서방은 주인의 명과 연실에 대한 연민, 아이에 대한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갓 태어난 핏덩이를 함지에 담아 강물 위에 띄워 보낸다. 천 서방의 뒤를 좇던 여주댁은 그 광경을 목격하고는 연실의 저고리에서 매화꽃수 한 점이 새겨진 고름 하나를 뜯어내어 아기의 발목에 감아준다.
흐르는 강물에 운명을 맡긴 채 떠내려가던 아이는 아랫말에 사는 금화에 의해 발견된다. 이웃사람들은 그 아이가‘동동’떠내려 왔다고 동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기생 출신으로 젊은 시절 빼어난 춤 솜씨로 명성이 자자했던 금화는 생모인 연실을 빼닮아 고운 외모를 가진 동이에게 춤을 가르친다.
동이가 열다섯 살 되던 해, 금화는 동이 앞에 꾸러미 하나를 내놓는다. 누렇게 찌든 광목꾸러미 속에는 배냇저고리와 옷고름 한 짝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옷고름 끝에 수놓인 붉은 매화 한 떨기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 거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금화를 떠나보낸 동이는 식음을 전폐한 채 그녀의 무덤 앞에서 명복을 기원하듯 춤을 춘다. 나뭇잎을 어루만지고, 두루미의 깃털 사이를 미끄러지다가 회오리가 되기도, 매서운 칼바람이 되기도 하는 춤을. 그러다 기진해 쓰러진 동이를 역병으로 가족을 잃고 떠돌던 광무가 발견한다. 그 인연으로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생활하게 된다.
솔밭에서 다음날 선보일 공연 연습을 마치고 마을로 돌아가던 동이와 광무는 누군가에게 쫓기다 정신을 잃고 강물에 떨어져 떠내려가는 묘옥을 구해준다. 그녀는 겉으로 보기에는 규모가 작은 상단에 불과하지만, 조정에 보이지 않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비밀결사집단인‘부용단’의 일원이었다.
몸이 회복된 묘옥과 장터를 누비던 중 두 사람은 오흥이에게서 포상금이 걸린 묘옥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두 사람은 그녀를 안전하게 솔밭으로 데려간다.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자 묘옥은 즉시 떠나겠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
그렇게 묘옥을 떠나보낸 동이와 광무는 술을 구걸하며 지내는 주정뱅이 영감에게 밀고당하여 갖은 고초를 겪고 조 대감의 집 광에 갇히게 된다. 죽을 날만 기다리던 두 사람은 오랫동안 이들을 지켜봐 온 조 대감의 막내아들에 의해 구출된다. 극적으로 탈출한 두 사람은 금화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사건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게 되는데…….
작가 소개
저자 : 박이정
가지가 많아 바람 잘 날 없는 집안의 넷째로 태어나 약육강식의 논리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자랐다. 전형적인 소시민의 생활에서 약간은 일탈된, 양처럼 순종적인 유년기를 운명에 의해 체험했다. 약관의 나이에 서울예술대학에 입학, 명동 성당에서 울려 퍼지는 바흐의 장엄한 미사곡에 심취해 강의 빼먹기를 밥 먹듯 했으며, 쌍방향 차원의 소통을 구축하고자 늘 현실감 없는 공상과 망상을 일삼았다. 출판문화 창달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자부심 내지는 밥벌이 수단으로 잡다한 글들을 쓰다가 어느 날, 배낭을 메고 훌쩍 프랑스로 떠났다. 이후 세계 일주를 꿈꾸면서 나름대로 ‘인간답게’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마리모이야기』『일지매』 등이 있다.
목차
작가의 말
운명
재주꾼
인연
도망자
무공 수련
붉은 매화 한 가지
일지매
혼례
문서
역병
차별 없는 세상
해후
구주 상선을 털다
진정으로 귀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