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길을 걸으며 성찰하고 자기에 대해 고민하는 일본의 산티아고 길, 시코쿠 순롓길을 소개한 책으로 4개월여의 다큐멘터리 촬영을 겸한 오핸로 순례 여행을 통해 자신의 상처와 화해하고, 자기의 꿈을 인정하는 과정을 적어 내려간 기록이다.
여행지에 대한 책에서는, 타인의 친절과 호의에 대한 묘사가 항상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시코쿠에서는 그것이 하나의 풍습, 혹은 전통으로 정착되어 있다. “당장 순례를 할 수 없는 나 대신 순례를 해달라”는 명분으로, 시코쿠 사람들은 순례자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 장바구니를 열어 먹을 것을 주기도 하고 주머니를 털어 돈을 주기도 한다.
시코쿠 사람들이 순례자에게 베푸는 이 같은 친절이 바로 ‘오셋다이(お接待. 대접)’다. 오셋다이를 받으며 길 위의 순례자들은 변모한다. 지은이는 길 위에서 받은 친절만큼, 길 밖의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고 싶다고 말하는 순례자들의 변화를 보며, 오셋다이가 고통을 삼키며 힘들게 걷는 순례자에게 오핸로 순례가 주는 진정한 선물임을 깨닫는다.
출판사 리뷰
길을 걸으며 성찰하고 자기에 대해 고민하는 일본의 산티아고 길, 시코쿠 순롓길
우리나라에 제주 올레가 있고 스페인에 산티아고 길이 있다면 일본에는 그와는 조금 다른 의미의 순롓길, 오핸로가 있다. 오핸로는 일본 열도를 이루는 네 개의 섬 중 가장 작은 섬인 시코쿠 1,400km에 걸쳐 88개의 사찰을 순례하는 도보 여행을 말한다.
빨간 화살표를 따라 걷는 시코쿠 순롓길은 일본 진언종의 창시자 코보대사(홍법대사)가 제창했으며, 천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1번부터 88번까지 번호가 매겨진 사찰을 걸어서 순례하는 순례자들은, 각 사찰의 납경소에서 도장과 묵서를 받는다. 88곳을 모두 순례하면 결원(結願)을 하게 되고, 소원 한 가지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또한 88곳의 납경을 모두 받은 납경장을 관에 넣어 저승 갈 때 가지고 간다는 순례자들도 있다.
코보대사의 발자취를 좇는 시코쿠 순례는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吾)의〈백치〉 같은 고전 문학 작품에도 등장할 만큼, 일본인들에게 일생일대의 중요한 수행 덕목이었다. 지금은 종교적 색채는 옅어진 대신, 길을 걸으며 성찰하고 자기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찾는 일본의 대표적인 순롓길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는 몇 년 전부터 미디어를 중심으로 오핸로 순롓길을 집중적으로 재조명하면서 붐이 일기 시작해, NHK에서 오핸로들을 다룬 드라마(<워커즈(ウォ?カ?ズ, 迷子の大人たち)>)가 방영되기도 하였다. 최근 국내에서도 ‘걸어서 조용히 자신의 내면을 만나는 여행(무비위크, 2009. 5. 22),’깨달음의 발자취 따라 하얀 수의 걸치고 88개 사찰 순례’(세계일보, 2009. 8. 25) 등으로 소개되면서 시코쿠 순례는 새로운 순례 여행으로 주목받고 있다.
책세상에서 출간한《남자한테 차여서 시코쿠라니-서른 살 오핸로 혼자 걷는 1,400km》는 약 4개월여의 다큐멘터리 촬영을 겸한 오핸로 순례 여행을 통해 저자가 자신의 상처와 화해하고, 자기의 꿈을 인정하는 과정을 적어 내려간 기록이다. 저자는 다큐멘터리 촬영 여행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을 살려 꼼꼼한 관찰과 깊이 있는 내용으로, 국내 독자에게 시코쿠의 오핸로 순롓길을 소개한다.
꿈을 좇아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나 좌절하고 쫓기듯 떠난 일본, 그리고 걷게 된 시코쿠 순롓길 위에서 저자는 저마다 고민과 상처, 잊고 싶은 기억을 큰 배낭만큼이나 한가득 짊어진 다양한 순례자들을 만난다. 그저 걷는다고 상처가 엷어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고통 없는 삶은 없다는 것도 이미 눈치 챈 순례자들이지만, 순례를 통해 조금 더 단단해진 자신을 만날 것을 기대하며 솔직하고 담담하게 털어놓는 이야기가 유쾌하게, 때로는 가슴 뭉클하게 펼쳐진다.
오핸로 순례가 주는 선물, 오셋다이
유명하고 험난한 여행지에 대한 책에서는, 타인의 친절과 호의에 대한 묘사가 항상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시코쿠에서는 그것이 하나의 풍습, 혹은 전통으로 정착되어 있다. “당장 순례를 할 수 없는 나 대신 순례를 해달라”는 상당히 실용적인 명분으로, 시코쿠 사람들은 순례자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 장바구니를 열어 먹을 것을 주기도 하고 주머니를 털어 돈을 주기도 한다. 또한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마련하거나 잠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시코쿠 사람들이 순례자에게 베푸는 이 같은 친절이 바로 ‘오셋다이(お接待. 대접)’다.
저자는 어린 딸에게 오셋다이를 가르치던 부녀(父女)를 만나 50엔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맥주를 권하던 아저씨, 돈을 주고 사려던 음료수를 오셋다이라고 건네던 점원, 맑은 국수 한 대접을 내주던 씩씩한 모리 아줌마 등을 만난다.
또한 저자는 이러한 오셋다이의 일종으로, 시코쿠의 길 위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바로 ‘무료 숙박’이다. 시코쿠 순롓길 전역에 걸쳐 골고루 퍼져 있는 무료 숙박소들은 순례자에게 잠잘 곳을 제공해주고, 정보 교류의 장으로써도 순례 여행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사찰이 제공하는 무료 숙박소 ‘츠야도’ 개
작가 소개
저자 : 김지영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남부럽지 않게 대기업에 입사하여 잘 다니다가 꿈을 좇아 2년 만에 회사를 그만둔다. 이후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며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나, 좌절하고 일본으로 떠난다. 2007년 일본 지방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나온 니나가와 스미무라 씨를 다룬 인디 다큐멘터리〈선거, 일본의 경우〉를 연출하였다. 그 인연으로 2008년 시코쿠의 오핸로 순례 여행을 다룬 다큐멘터리〈남자한테 채여서 시코쿠라니, 오핸로, 걷는 젠(禪)〉을 찍었다. 삶의 핍박을 견뎌낸 사람들이 보여주는 유쾌한 엉뚱함을 주변에 전염시키는 그녀의 영화는 프랑스, 루마니아, 일본, 한국, 카타르, 쿠바 등의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현재 교토에 거주하면서 다큐멘터리〈나가쿠 소나타〉(가제)를 작업 중이다.
목차
프롤로그 - 그날이 오다
제1장 발심의 아와 : 도쿠시마 현
제2장 수행의 토사 : 고치 현
제3장 보리의 이요 : 에히메 현
제4장 열반의 사누키 : 가가와 현
에필로그
부록 - 오핸로상을 위한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