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새 장르의 창조 : ‘그래픽 에세이’라 부르면… 핑크와 샛노랑, 파랑, 빨강 등 원색을 과감하고 사용해 오며, 얼핏 지나치다 싶도록 복잡하고, 기하학적인 구성의 이미지로 발언해온 일러스트레이터 아메바피쉬의 두 번째 작품집 이 9월 15일 나왔다.
전작 (2007년 5월 23일 발행)에 이은 작품집인데, 이번 은 전작보다 한층 성숙한 실험을 하고 있다. 전작은 핑크와 노랑색을 전면에 내세운 색감과 복잡하게 구성된 선으로 신선한 충격을 줬다. 표현 장르는 만화와 일러스트에 사진 일부와 에세이 등을 끌어들였다. 만화는 모두 짧은 단편 꽁트였다.
그런데 이번 작업에서는 책 전체에 걸쳐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깔고, 만화를 중심으로 하되, 사진, 일러스트 등 장르를 고루 동원했다. 이야기의 흐름이 12번 정도의 매듭이 있는데, 매듭마다 표현 기법을 다양하게 사용한 것이 도드라진 특징이다. 대체로 디지털 기법을 많이 사용한 가운데, 수채, 펜, 색연필, 크레파스, 사진 이미지 등을 이야기의 흐름에 맡겨 다양하게 사용했다.
작가가 작심하고 실험하고 있는 것은 책 앞표지부터 마지막 뒷표지 바코드 하나하나까지다.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의 흐름과 이미지로 연결해 어느 선 한 줄, 점 하나 허투루 볼 수 없을 만큼 철두철미하게 짜여져 있다. 이쯤 되면 새로운 이름으로 ‘그래픽 에세이’로 불러 주면 어떨까 한다. TV 속 CF를 그리는 유명 일러스레이터 혹은 만화가로 알려졌던 작가에게 ‘그래픽 에세이스트’만큼 더 잘 어울리는 이름도 없을 듯싶다.
다른 비유를 하면 서커스 공연 ‘태양의 서커스’를 생각해 보게 된다. 느슨하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다양한 몸짓의 표현을 펼친다는 점에서 아메바피쉬가 종이 위에서 펼치는 춤사위는 그 자체로 한편의 공연이지 않나 싶다.
이 작품은 서울산업통상진흥원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한국문학번역원이 지원하는 ‘2008년 해외수출 기획만화 제작지원’ 작품으로 선정돼 창작 지원금을 받았고, 수출 지원 또한 받게 된다. 프랑스 등 유럽 나라와 중국에서 작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면을 통해 보여주는 환상과 성장 그리고 현실 전작 이 단편 에세이였던 것과 달리, 이번 에서는 좀 더 긴 호흡을 불어넣은 ‘장편’ 올컬러 그래픽 스토리텔링에 도전했다. 작가는 파격적이고 다양한 이미지뿐만 아니라 ‘스토리’를 책의 질료로 가져왔다. 더불어 색연필, 싸인펜, 로트링펜(제도용 잉크펜) 등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지만, 실제로는 보조 도구로만 사용되어 왔던 재료들을 다양하게 사용했는데, 이는 이야기 흐름에 맞추어 적극적으로 표현기법을 끌어올린 결과이다.
의 주인공은 개발 논리에 밀려 곧 허물어지게 될 도시 어느 한 귀퉁이의 재개발 지구에서 살고 있다. 소년의 부모는 서로에게 늘 폭언을 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며 싸우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 - 아이가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거지 취급을 받으며 공책을 찢기는 것은 알지 못한다.
부모 혹은 주변의 어느 누구에게도 의지할 곳을 찾지 못한 주인공은 우연히 그네 위에 앉아 있던 가면 쓴 남자를 만나게 된다. 소년은 그가 남겨 놓고 간 가면의 힘을 빌려 자기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암울한 현실세계를 벗어난다. 소년은 경험해 보지 못한 환상의 세계에 빠져든다. 꿈의 신을 만나고, 거대 물고기를 타고 지구 위를 난다. 고대 유적 속에서 로봇이 솟아오르고, 그 로봇을 타고 거대한 쥐와 대결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소년은 어느 순간 가면이 만들어낸 환상의 세계 속에서 더 이상의 행복함을 느끼지 못한다.
소년은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지만, 소년의 집은 그의 눈앞에서 산산이 파괴되어 부서진 잔해만이 남는다. 바닥에 남은 콘크리트 파편들이 하늘위로 날아올라 별이 되고, 엄청난 고층빌딩이 소년의 눈앞으로 치솟아 오르는 장면은 이 작품이 단순한 동화적 환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현실에 발을 걸치고 있음을 말해 준다.
‘가면소년’은 불안한 현실로 돌아가야 하는가. 아니면 고통 없는 환상 속에 남을 것인가. 소년의 꿈을 가진 어른이 될
작가 소개
그림 : 아메바피쉬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고, 그래픽 아티스트, 일러스트, 만화, 디자인, 전시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양철 로봇과 UFO를 좋아합니다. 그린 책으로는 <커다란 세계를 만드는 조그만 원자> <역사 속으로 숑숑> <로봇 ROBOT> <가면 소년 MASKBOY> 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