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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정치학
북인 | 부모님 | 200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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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신혜정 시인의 첫 시집. 시집은 반문명과 반육식의 외침이 가득한 의분의 언어로 채워져 있다. 시인은 데뷔 초기에 보여주었던 현란한 이미지의 수사를 버리고 자신이 넘나드는 사유의 징검돌을 직접화법의 언어로 성큼성큼 넘는다.

  출판사 리뷰

채식주의자 신혜정 시인의 첫 시집 『라면의 정치학』출간
반문명과 반육식의 외침이 가득한 의분의 언어들로 채운 시집

신혜정 시인은 채식주의자다. 이전의 신혜정은 채식주의자가 아니었다. 채식주의자가 된 지 10년 남짓하다는 그는 자신이 살기 위해 몸이 반응하는 솔직함에 충실하여 자신의 영혼과 몸에 대한 신념을 보란 듯이 지켜나가고 있다.
채식주의자로 변한 신혜정은 이번 시집을 통해서 자신의 시세계 또한 변화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01년 발랄한 감수성과 상상력, 경쾌한 리듬, 당돌한 당담함까지 선사한 시 「스프링 위를 달리는 말」이란 작품으로 문단에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문단에서 그를 볼 수 없었다. 채식주의자가 되면서 자신의 시 역시 몸이 반응하는 사유의 길목을 서성거리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시언어를 타진한 것이다.
시인의 침묵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그녀의 첫 시집 『라면의 정치학』은 반문명과 반육식의 외침이 가득한 의분의 언어로 채워져 있다. 데뷔 초기 그가 보여주었던 현란한 이미지의 수사를 버리고 자신이 넘나드는 사유의 징검돌을 직접화법의 언어로 성큼성큼 넘는다.

자신이 넘나드는 사유의 징검돌을 직접화법의 언어로 성큼성큼 걷는 시인
신혜정은 자본문명의 일상성을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채 매일 반복하고 있는 음식문화에서부터 찾는다. “21세기 식탁혁명”은 육식을 탐하는 미각뿐 아니라, “엉덩이가 예쁜 아가씨를 보면 따라가고 싶은” 육욕의 욕망에까지 다다른다고 말한다(「21세기 식탁혁명」).
우리가 가장 즐겨먹는 라면은 어떠할까. 신혜정이 말하는 ‘라면의 정치학’은 이 시대 문명 진단의 집합소이다. 현대 문명사회는 가공할 만한 엑기스의 시대다. 「라면의 정치학」이란 시는 음모를 꾸미는 배후들로 믹싱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한 데 모아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문명의 제조법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는 엑기스의 시대다
정보의 집합체에 접근하기
혹은 접근 금지의 아고라에 모여들기
농축이 아닌 것들은 천대 받는 시대

(중략)

팔팔 달아오른 냄비는 뜨거운 욕망을 탄생시키고
한 번의 사용을 위해 가지런히 포장된 비닐봉지는
원 나잇 스탠딩
구깃구깃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부패되지 않는 것들을 양산하는 현대의 문명은
한 끼 식사에 30분을 소비하지 않는다
- 「라면의 정치학」 부분

위의 시는 음모를 꾸미는 배후들로 믹싱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한 데 모아 새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문명의 제조법을 소개하고 있다. 라면은 20세기 최고의 음식 발명품이며 최고의 인스턴트 식품이다. 시인은 라면의 “비밀 레시피”도 세세히 들려준다. 라면은 빨리 먹어야 하는 음식이다. 늦게 먹으면 불기 때문이다. 문명사회에서 속도는 새로운 재화를 대량생산하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다. 또한 스프의 제조 이면에는 “엄청난 살육의 엑기스”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런 배후를 만들어내는 이들은 “영양학자와 명문대 출신의 엘리트들”이라고 말한다. 이 모든 것들이 얽혀진 “현대 식문화의 집대성”인 라면은 그 사용법에 있어서도 철저히 자본주의적이다. 냄비가 발열해내는 “뜨거운 욕망”과 썩지 않는 비닐봉지는 “원 나잇 스탠딩”이며 한 끼 식사시간은 아주 짧다.
결국 “라면의 정치학”은 속도와 인공의 것들을 가공한 최대의 집합소이며, 이는 우리 현대 물질문명 사회와 다를 바 없다. 애초에 시인은 내면의 힘든 시간을 힘들다고 말하기 싫었을 것이다. 자신의 내면에 대한 절망이 사회적 희망까지 막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시인은 사회의 불합리한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실상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는다.

자신의 내면에 대한

  작가 소개

저자 : 신혜정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내일쯤 공항으로 달려갈 수 있는 가벼운 영혼의 소유자. 건강하고 정의로운 세계를 꿈꾸는 몽상가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래서 잡다한 지식에 관심이 많다. 시를 쓰지만 시집이 아닌 과학책에서 시적 영감을 얻을 때가 많은 괴짜. 호기심이 많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본 경험들을 소중히 여긴다. 그렇게 경험을 통해 천천히 스미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어떤 풍경이든.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라면의 정치학》이 있고, 국내 핵발전 지역을 기행한 후 쓴 산문집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는 ‘2015년 올해의 환경책’으로 선정되었다. 옮긴 책으로 《시크한 그녀들의 사진촬영 테크닉》이 있다.

  목차

자서

제1부
歸去來辭
꼬리
이상기후
라면의 정치학
평화의 눈 1
평화의 눈 2
외로운 엄마들은 교회에 간다
숟가락들의 점심식사
런치타임
먹다
21세기 식탁혁명
정전
그 밤은 짧다
저 악보를 끊임없이 먹어치우는 광란의 음표들
대륙의 기억

제2부
꽃나무
시인이 있던 자리
시에는 베이스라인이 있다, 아니 없다
戀歌
그해 여름
푸른 여우
그해 겨울
무덤
비활성 전두엽 생체시계-난독증
비활성 전두엽 생체시계-부패의 만찬
비활성 전두엽 생체시계-눈물
동거

쥐,새끼
어떤 봄날
토끼
花洞
오! 동태
花旺之節
즉흥환상곡
이국의 연인
데드플라이
은어


제3부
자화상
참 이상도 하지
스프링 위를 달리는 말
미역
그믐밤
나의 언어가 될 수 없는 그대에게
크리스마스캐럴
다시, 봄
타인의 취향
선인장을 깨물다
흐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것이었다
토끼씨는 눈이 빨개
플라타너스 가지에 매달린 신호등을 보셨나요?
생일
카라멜 마끼아또

- 해설 | 그저 달콤하기만 한 문명의 정치학 ·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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