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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에 관한 담론
기복사상과 한국의 기층문화
돌베개 | 부모님 | 201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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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석학인문강좌 여덟 번째 책으로 철학·언론·현대사·문예 비평의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폭넓은 지식과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는 최정호 교수의 신작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의 전통적인 기복사상을 한국 사회·문화의 맥락 속에서 분석해 보고, 이를 비교 문화적·비판적 시각에서 성찰해 보고자 한다.

한국인은 넉넉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 많이 배운 사람이나 덜 배운 사람을 가릴 것 없이 예나 지금이나 복을 빌며 살아왔고 살고 있다. 그 복의 내용이란 전통적으로 수(壽)·부(富)·귀(貴)·다남(多男)의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복의 개념은 수, 부, 귀, 다남의 네 눈으로 갈라지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러한 복의 네 눈이 하나의 그물 속에서 서로 꼬리를 물고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었다. 이를테면 수를 위해서는 부가, 부를 위해서는 귀가, 그리고 귀를 위해서는 다남이, 다시 다남을 위해서는 수가 전제된다는 점에서 서로 돌고, 또 돌리고 있다고 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석학인문강좌’ 시리즈 제8권. 이 책은 문학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격조, 심미안을 갖춘 ‘멋’을 아는 지성인, 철학·언론·현대사·문예 비평의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폭넓은 지식과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는 최정호 교수가 참으로 오랫동안 천착을 거듭했던 ‘복’에 관한 연구의 결실물이다.

한국인은 넉넉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 많이 배운 사람이나 덜 배운 사람을 가릴 것 없이 예나 지금이나 복을 빌며 살아왔고 살고 있다. 나 자신과 내 가족을 위해, 그리고 내 가까운 친지들을 위해서 끊임없이 복을 비는 것이다. 그 복의 내용이란 여러 다른 풀이와 다른 이름들이 주어지고 있으나 전통적으로 수(壽)·부(富)·귀(貴)·다남(多男)의 네 눈이 알맹이가 되고 있다. 한국인의 ‘알몸의 삶’에 기본적인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 이러한 ‘복을 비는 마음’, 곧 ‘기복사상’은 한국인의 삶에 의해서, 그리고 한국인의 삶을 위해서 형성되는 한국 문화 전반에도 깊고 폭넓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의 이러한 전통적인 기복사상을 한국 사회·문화의 맥락 속에서 분석해 보고, 이를 비교문화적·비판적 시각에서 성찰해 보고자 한다.


‘복’과 ‘행복’, 같은 개념인가?
젊은이들은 ‘행복’을 이야기하고, 나이 든 사람들은 ‘복’을 빈다.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이 나이 든 사람에게 남우세스럽게 여겨지는 일이라면, 복을 비는 것은 젊은이들에겐 고리타분한 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복’은 도대체 무엇이며, ‘행복’의 개념은 또 어떤 것인가?
우리는 평소 복이란 말을 빈번히 쓰고 있으며, 또 자주 듣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복과 관련된 수많은 상징(象徵) 속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것이 우리네 삶의 현실이다. 복이란 말은 우리들의 일상적인 언어생활 속에도 널리, 그리고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의·식·주 생활에 있어 복의 갖가지 조형적인 상징은 ‘복’이라는 글자 및 복과 관련된 길상(吉祥) 문자와 함께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 숱하게 널려 있으며, 복을 비는 마음은 한국인이 지은 여러 이름인 인명과 지명은 물론 가게 이름, 암자 이름 등에도 자주 등장한다.
이렇듯 한국 사람이라면 아무도 전혀 모른다고 할 수 없는 ‘복’이나 ‘행복’의 문제에 대해 저자가 처음 눈을 뜬 것은 수많은 사람이 하루아침에 생활의 기반을 잃어버리고 추위와 굶주림의 위협 앞에 내던져진 위급한 상황, 곧 전쟁 체험 속에서라고 한다. 저자는 그때 삶의 알몸을 부끄러움 없이 드러내는 실존의 세계를 체험한 뒤 ‘삶의 가장 거짓 없는 본연의 모습, 본연의 욕구, 본연의 소망’은 모든 한국 사람에게 일관하고 있는 ‘복을 비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흔하게, 너무나도 가까이 널려 있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그것을 보지 못하는 것일 뿐 지체의 높고 낮음, 돈의 많고 적음, 학문의 깊고 얕음을 가릴 것 없이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복을 빌면서 살아왔고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세상이 시끄러울 때도 조용할 때도 복을 비는 마음에선 변함이 없고, 옛날이나 오늘이나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또한 복을 비는 마음이란 한국 사람의 삶을 그 밑바탕에서 움직이는 기본 동인(動因)이므로, 한국 문화의 한 본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복의 개념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한국인의 행동 동기는 물론 한국적인 것의 참모습을 이해할 수 없기에 저자는 오랜 세월 ‘복’에 관한 연구를 거듭했고, 이 책으로 그 결실을 맺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복’이란 말은 요즈음 자주 쓰는 ‘행복’이란 말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저자는 ‘복’이란 말은 근대화 이전의 전통 사회에서 오래전부터 써 내려온 말인 데 비해, ‘행복’이란 말은 개화 이후에 등장한 근대어인 것 같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옛 문헌들을 뒤져 보면 ‘행’·‘불행’이란 말은 쉽게 눈에 띄고, ‘유복’·‘박복’이란 말의 쓰임

  작가 소개

저자 : 최정호
서울대학교 철학과 졸업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박사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역임현재 울산대학교 석좌교수저서 : 세계신문의 역사, 언론문화와 대중문화, 멋과 한국인의 삶(공편) 등.

  목차

책머리에: 감사를 드리고 싶은 분들에게

1장 | 담론에 들어가기 전의 잡론(雜論)
1. 무의 체험: 없는 것을 본다
2. 무덤을 찾아다니며
3. 책, 인쇄, 출판문화

2장 | 복(福)이란 무엇인가
1. 복이란 말의 쓰임새
2. 복과 행복
3. 복의 한국적 표상과 네 눈

3장 | 수(壽)사상의 현세긍정주의
1. “세상 곧 자연”의 무역사성
2. 고대 그리스인의 사생관
3. 일본 무사(武士)의 아르스 모리엔디
4. ‘무정세월’과 하여가(何如歌)

4장 | 부(富)사상의 망라주의
1. 나라도 구제 못했던 가난
2. 물질적 무선별의 망라주의
3. 정신적 무선별의 망라주의

5장 | 다남(多男)의 소망과 여성의 소임
1. 생산성 위주의 여성관
2. 칠거지악과 기자(祈子) 풍습
3. 사속 관념, 가문의식, 족보제도

6장 | 귀(貴)의 사상: 벼슬과 치부의 일원 구조
1. 모든 것에 내재하는 보편적 가치
2. 관작, 벼슬로만 이해된 한국의 ‘귀’
3. ‘귀’한 사람의 세 범주
4. 과거(科擧)의 폐, 붕당의 화

7장 | 귀(貴)의 사상: 한국적 기치관의 기틀
1. 내면적 ‘귀’와 외면적 ‘귀’
2. 가치란 보기 위한 ‘관점’
3. 권세 지향, 관존민비, 출세주의
4. 공(公)의 세계 없는 기복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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