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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 청소년과 어른,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이미지

햄릿 : 청소년과 어른,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보림출판사 | 5-6학년 | 200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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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누군가는 고전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다소 과장된 감은 있지만,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대해 말한다면, 정말 그렇다. 영문학도가 아닌 이상, 희곡으로 된 «햄릿»을 읽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러나 고전은 시간의 무게를 견디고, 변화하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며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와 세계를 창조해 낸다. 그래서 고전이다.
«햄릿»은 선과 악에 대한 햄릿의 고뇌와 비극적인 패러독스를 통해, 우리에게 완벽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과 삶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지금도 햄릿은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비롯한 온갖 권장도서 목록을 활보하며, 수많은 어린이용 다이제스트 개작판 속에서도 얼굴을 내보이고, 여전히 우리는 고뇌하며 망설이는 인물에게 햄릿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출판사 리뷰

베히터의 도전, 베히터의 햄릿

독일의 진보적인 그림책 작가이자 풍자화가 F. K. 베히터가 셰익스피어의 걸작 «햄릿»에 도전했다.
희곡인 원작을 그림책이라는 낯선 장르로 번역(?)하면서, 베히터는 ‘고전’에 대한 도전과 함께, 흔히 어린이의 장르로 불리는 ‘그림책’에 대한 도전도 시도한다. 커다란 판형, 화면을 가득 채운 그림, 많지 않은 글, 그리고 귀여운 곰과 어릿광대……. 얼핏 보기엔 전형적인 어린이용 그림책 같다.
그러나 아무 페이지나 한 페이지만 골라 읽어보면 누구도 이 그림책을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고 쉽게 이야기하지 못할 것이다. 베히터는 말한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며 또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고, 자신은 원칙적으로 어른과 어린이를 구별하지 않으며, 모두를 위해 쓰고 그린다고.
이 책은 햄릿을 아는―혹은 안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에게는 새로운 형식의 책읽기를 경험하게 해줄 것이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독일 현지의 서평처럼 «햄릿»의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 깊은 인상을 심어줄 것이다.

연극적 비주얼 전개 방식

텍스트와 비주얼의 전개 방식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알다시피 «햄릿» 원작은 희곡이고, 이 책은 그림책이다. 그림책은 정지된 그림 몇 장과, 그 장면에 따르는 글로 구성된다. 즉, 몇 개의 장면, 그리고 대화와 지문으로 구성되는 셈이다. 책을 보는 방식도 그림을 보면서 글을 읽는, 매우 연극적인 상황이 연출된다.
베히터는 이런 그림책의 장르적 특징을 재치 있게 살려 원작 희곡의 맛을 그림책 안에 그대로 끌어들였다.
줄거리 축약에 불과한 다른 개작본들과는 근본적으로 구별되는 대목이다. 그림 밖의 텍스트는 지문처럼 상황을 설명하고, 책 한 쪽, 한 쪽은 무대가 되며, 등장인물들은 살아 숨쉬고 자신의 대사를 말한다.
더불어 그림책답게, 클로즈업과 줌인, 과감한 생략과 강조를 융통성 있게 활용하여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릿광대와 곰을 해설자로 활용한 것 또한 연극적인 재미를 더한다.

독특한 등장인물 설정

형식 실험 뿐 아니라 등장인물에 대한 독특하고 새로운 해석도 돋보인다. 원작 «햄릿»은 온전히 햄릿의 것이다. 그러나 베히터의 햄릿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이야기되고’ ‘보여 질’ 뿐이다. 햄릿의 내면 친구라는 곰과 어릿광대의 설정도 독특하지만, 왕, 왕비, 유령, 오필리어와 오필리어의 아버지 등 등장인물 모두는 생생한 자기 목소리를 내는 반면, 햄릿은 침묵한다. 햄릿은 그림으로 독자에게 보여 지고,
등장인물들의 말로 묘사된다. 한편 베히터의 오필리어는 생생하다. 사랑에 빠져 설레고, 신분 때문에 갈등하고, 결국 미치고, 그러면서도 햄릿의 사슬을 풀어주는 오필리어야말로 이 책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인물이다. 반권위주의, 경계 허물기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릿광대와 곰은 원작의 여러 역할을 뭉뚱그려 맡는다. 이들은 햄릿의 친구들이기도 하고, 연극을 공연하는 극단이기도 하다. 선왕의 유령을 보기도 하고, 오필리어와 아버지의 대화를 엿듣기도 하며, 오필리어를 탑에 갇힌 햄릿에게 데려가기도 한다. 이들은 한정된 지면 안에서 효율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며, 어린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낸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잉글랜드로 떠나지만 베히터의 햄릿은 탑에 남는다. 그는 보이지 않는 쇠사슬에 묶여 있다. 그리고 “쇠사슬에 묶인 나의 새는 이제 날지 않네.”라고 가슴 저미는 대사를 읊조리던 오필리어는 자신의 “이성을 찾아” 몽환적인 안개 속을 헤맨다. 자기 안에 갇힌 두 사람은 아무리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도 비극적으로 서로 다른 길을 간다고 하겠다. 이번에도 어릿광대와 곰은 그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 이런 물음은 아이들도 할 수 있다. 베히터는 이렇게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해석해낸다. 그의 해석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다가간다.

  작가 소개

저자 : 프리드리히 카를 베히터 (Friedrich Karl Waechter)
독일의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풍자화가.
수많은 그림책과 작품집을 출간하였고, 여러 시사 잡지와 신문에 그림을 발표했으며, 연극과 영화 작업에도 참여했다.
1970년에 독일 어린이 그림책의 시작이라고 하는 하인리히 호프만의 <더벅머리 아이>를 패러디한 <안티 더벅머리 아이>를 발표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 뒤로도 권위주의에 대항하고 부도덕한 현실을 비판하는, 풍자적이고 진보적인 작품을 많이 발표하였다. <우린 많은 걸 함께 할 수 있어>와 <붉은 늑대>로 1975년과 1999년, 두 차례에 걸쳐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을 받았으며,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 상, 그림 형제 상 등 국내외에서 수많은 상을 받았다.
그는 진보적이고 반권위주의적인 시각에서 모든 경계와 권위에 대해 풍자적인 태도를 보인다. 독자를 어른과 어린이로 나누는 것에도 반대한다. 전쟁, 동물 학대, 교육제도, 기독교 도그마, 인종주의 등 사회의 기본적인 가치판단을 결정짓는 생각과 고정관념들을 깊이 천착하고, 작품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명료하게 표현한다.
이 책 <햄릿>은 베히터의 마지막 작품이다. 그 밖의 작품으로 <나 여기 있어>, <창조>, <해변 사진사의 원숭이> 등이 있다.

역자 : 김경연
번역가, 아동청소년문학 연구자. 서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독일 아동 및 청소년 아동 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독일 판타지 아동 청소년 문학>을 주제로 박사 후 연구를 했다. <그림 동화집>을 완역하였으며, <보름달의 전설>, <행복한 청소부>, <책 먹는 여우>, <몽유병자들>, <괴테와 한 아이가 주고받은 편지>, <셰익스피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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