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오랜 시간 학교 밖 글쓰기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 지내온 작가의 첫 작품집. 아무도 자기 편이 되어주지 않아 쓸쓸한 아이, 몸이 불편해 밖에 나오지 못하는 아이, 어쩔 수 없는 일로 부모와 떨어져 사는 아이, 그런 아이들을 돌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등 작가는 그런 아이들의 편이 되어 주는 일이 쉽지 않음을 고백하면서, 그래도 노력해 보겠노라고, 따뜻한 말이라도 건네 보겠다고 다짐한다.
엄마를 대신하는 열여덟 살 언니와 함께 사는 열 살 여자아이의 삶을 따뜻한 눈길로 보듬어낸 표제작 '어린 엄마'를 비롯해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그늘진 곳에서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과장 없이 낮은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 그러면서 '함께하고픈 마음'은 따뜻한 관심을 갖고 스스로의 둘레를 돌아보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임을 잔잔하게 말한다.얼음땡 놀이를 아세요? 술래가 잡으러 쫓아오면 '얼음' 하고 얼음처럼 굳어버리면 그만이고, '땡' 하면 다시 자유로워지는 놀이요.가끔 아이들이 호숫가에서 얼음땡을 하며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얼음' 하면 입을 벌린 채로, 팔을 든 채로, 한쪽 다리가 번쩍 들린 채로 딱딱하게 굳어 버려야 하죠. 그러면 술래는 술래대로 굳은 몸이 조금이라도 움직이기를 기다리며 바싹 붙어 서 있곤 하죠. 얼마 못 가서 들린 다리는 흔들리고, 올린 팔은 덜덜 떨리고, 입에서는 까르르 웃음이 터지곤 하는 그 놀이.조그만 창으로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다가 나는 '얼음' 하지 않아도 딱딱하게 굳어있는 내 다리를 봐요. '땡' 하고 소리쳐도 자유로워지지 않는 내 다리를 봐요. 왼쪽 다리는 구부러진 나뭇가지처럼 보여요.그래도 나는 가끔 '얼음' 한 채로 오래 있는 거라 생각해요. 나처럼 오래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라도 생각하면서요. 그러면 돌 같이 굳어버린 내 다리가 그렇게 밉지만은 않거든요. - 본문 30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조은주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사회에 나와서는 어린이도서연구회 동화장착분과에서 활동하기도 했고, 지금까지 십오 년 동안 학교 밖 글쓰기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해 왔다. 지은 책으로는 <어린 엄마> 등이 있다.
목차
호리병 속 작은 거인
얼음 아이
일흔아홉 번째 생일
어린 엄마
희망이
가족의 탄생
곰탱아, 너는 내 마음 아니?
나무가 되고 싶은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