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그리고 병자호란이라는 격동의 세월을 건너온 조선은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고, 이에 따라 소설도 변화를 겪게 되어 그 배경으로 더 넓은 세계와 현실적인 공간들을 다루게 되었는데 ‘최척전’ 은 그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샘깊은 오늘고전 시리즈 6번째 책인 <최척>은 원작 전체와 세부를 모두 살리되 어린 독자들도 쉬이 읽을 수 있도록 다듬은 한국어 판본이다. 본문에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간결한 주석과 17세기 동아시아 지도를 덧붙였고, 고려대 심경호 교수가 쓴 해설은 원작의 역사적 의의를 누구나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정유재란 당시, 전라도 남원에 살던 최척, 옥영 일가가 전쟁의 난리통에 뿔뿔이 흩어졌다가 그 후 24년 만에 어렵게 재회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논픽션 기록이자, 당시 조위한이 이들의 사연을 소설로 엮은 '최척전'을 오늘날에 맞게 풀어 쓴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아내 옥영이나 일본인 돈우, 최척의 사돈이 된 중국인 진위경과 그 딸 홍도 같은 인물은 다른 고전 소설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독특하고 개성적인 캐릭터이다. 옥영은 남편에게 먼저 청혼했을 정도로 당시로는 진취적인 인물이었고, 포로로 일본에 끌려 간 뒤에도 항해사로 활약하며 아시아를 누볐다.
이 가족의 수십 년 간의 발자취를 살펴 보면, 남원에서 시작하여, 중국의 절강성, 복건성, 베트남, 요양, 나고야, 오키나와, 베트남 등 당시 조선인들이 편협한 유교적 세계관에 사로잡혀 우물안 개구리처럼 조선 반도 안에서만 살았을 거라는 선입관을 깨준다.
남녀의 사랑에서 시작해, 현실 역사와 지리적인 배경을 폭넓게 그리고, 그 현실을 헤쳐 나가는 새로운 인물과 성격을 두루 아우른 옛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다. 인물 하나하나, 사연 하나하나에 새로이 찾아내고 새로이 생각할 만한 뜻을 담은 고전이다.
출판사 리뷰
1597년 정유년, 임진년(1592년) 침략 이후 주춤하던 일본군은 다시 한 번 공격을 개시하고[정유재란丁酉再亂] 남원은 일본군 손에 떨어진다. 이때 남원에서 살던 최척-옥영 가족은 난리 통에 아시아 이곳저곳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그들은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몇 십 년에 걸쳐 고향으로 돌아와 모두 함께 다시 만난다. 이 이야기를 직접 들은 조위한은 1621년 최척-옥영 가족의 사연을 한문 소설 『최척전崔陟傳』으로 엮었다.
이 책은 원작 전체와 세부를 모두 살리되 어린 독자들도 쉬이 읽을 수 있도록 다듬은 오늘의 한국어 판본이다. 본문에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간결한 주석과 17세기 동아시아 지도를 덧붙였고, 고려대 심경호 교수가 쓴 해설은 원작의 역사적 의의를 누구나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저장, 푸젠, 나고야, 베트남, 랴오양을 넘어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 한 가족
일본이 조선을 빠져나간 뒤에도 조선 사람의 비극은 계속되었다. 임진년의 난리는 후금(청제국의 전신)과 조선, 후금과 명의 충돌로 이어진다. 많은 조선 사람이 포로가 되어 일본에 끌려가고 명에 팔려갔다. 살아남기 위해 명의 군대에서 심부름꾼 노릇을 하면서 국경을 넘는 사람도 흔했다. 후금과 명이 충돌할 때 억지로 징집되었다가 억울하게 죽은 사람, 끝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최척-옥영의 발걸음은 이런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다. 남원으로 들어온 왜군의 약탈과 학살 아래 최척, 옥영, 아들 몽석 등 가족은 서로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 체 헤어지고 만다. 가족을 잃은 최척은 명 군대에 몸을 맡긴 채 중국 남부 절강으로 들어갔으며 이후 베트남까지 갔다가 옥영과 만나 다시 중국에서 둘째 몽선을 낳는다. 그러나 최척은 요양 전투가 일어나자 명 군대에 징집되고 싸움터에서 조선군에 징집되어 나온 아들 몽석과 재회한다. 옥영은 고니시 유키나가 선단의 포로가 되어 나고야로 끌려간 뒤 항해술을 익혀 나고야-오키나와-베트남을 오간다. 한편 이들의 사돈이 되는 명의 장교 진위경은 탈영?낙오하여 조선을 떠돈다. 진위경의 딸 홍도는 아버지를 찾으려는 일념으로 시어머니 옥영과 남편 몽선과 함께 거친 바다를 뚫고 조선 땅 남원에 이른다. 이렇게 해서 1597년 헤어졌던 가족은 24년 만인 1620년 모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만난다.
이들의 여정을 살펴보면, 최척의 발걸음은 남원-절강(저장)-복건(푸젠)-베트남-요양(랴오양)에 이르고 옥영의 발걸음은 남원-나고야-오키나와-복건-베트남-절강에 이른다.
어느 날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보통사람들의 고난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어느 곳에 던져지거나 결코 가족과 고향을 되찾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이들의 발걸음과 의지는 한국 문학사의 무대를 아시아 세계로 넓혔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소연
1967년 경주에서 태어났다. 시집 『수학자의 아침』 『극에 달하다』와 『눈물이라는 뼈』, 산문집 『마음사전』과 『시옷의 세계』 등이 있다. 제10회 노작문학상과 제57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머리말_영은이, 도병이에게
최척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 사랑의 편지를 주고받다 | 전쟁터로 나가다 | 봉도로 가는 길 헤매지 않네 | 죽었는지 살았는지 | 중국으로 떠나다 | 일본으로 끌려간 옥영 | 비단을 팔고 차를 팔며 | 베트남에서 다시 만나다 | 둘째를 얻고 며느리를 얻다 | 다시 먼 길을 가다 | 아버지, 그 아이가 여기 있습니다 | 여기서 사돈어른을 다시 만날 줄이야 | 또 다른 불행이 닥칠지라도 | 드디어 닻을 올리고 | 이렇게 기적처럼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해설_역사 기억하기와 아픔 나누기(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