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하얀 숫눈길을 걷다 보니 아무도 없는 별에 홀로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까망이는 너무 쓸쓸해서 뒤로 걸어 보았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니 누군가와 함께 걷는 것처럼 위로가 되었다.
폐광된 탄광촌에 제복을 입은 흑인 병사가 찾아왔다. 잿빛 지붕들과 나무들, 거무튀튀한 길들과 탄광촌을 가로질러 흐르는 달강, 석탄을 실어 나르던 궤도 열차의 녹슨 기찻길……. 흑인 병사의 머릿속에 지난 기억들이 영화 속 장면처럼 스쳐 지나갔다.
이 곳, 폐광된 탄광촌은 흑인 병사의 고향이었다. 이 곳에서 흑인 병사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탄광촌은 흑인 병사에게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의 상처와 눈물이 가득한 곳이기도 했지만 자신을 친자식보다 더 사랑으로 키워 준 어머니가 계신 따뜻한 추억과 사랑의 공간이기도 했다. 물론 어머니는 이제 영원히 깰 수 없는 잠을 자고 계시지만.
혼혈아였던 흑인 병사의 어린 시절 별명은 까망이였다.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피부색, 그리고 가난했던 삶. 까망이는 늘 우울했고 얼굴엔 슬픔이 가득했다. 단 하루만이라도 다른 친구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살고 싶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늘 까망이를 혼자로 만들었다. 혼자 있을 때면 까망이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아버지를 상상하곤 했다. 그리고 아버지를 생각하며 홀로 하모니카를 연주했다. 까망이의 슬픔이 하모니카 소리를 타고 저 멀리 날아갔다.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쉽게 떨쳐지지 않았다.
결국 꿈에 그리던 아버지를 찾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 까망이는 그 곳에서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아버지의 양딸인 한국인 입양아 순미를 만나게 된다. 비록 아버지는 만날 수 없었지만 까망이는 순미를 통해 자신을 그리워했던 아버지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어엿한 성인으로 자란 까망이가 늠름한 병사가 되어 다시 찾은 한국, 달콤 쌉쌀한 추억이 공유하는 고향 폐광촌에서 까망이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까망이의 추억과 현재를 함께 따라 걷는 한 권의 사진첩이다.
작가 소개
저자 : 강원희
서울에서 태어나 수색초등학교를 졸업했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계몽아동문학상(동시 부문), MBC창작동화대상, 세종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동안 펴낸 책으로는, 동화집으로 《북청에서 온 사자》《술래와 풍금 소리》《훈장을 단 허수아비》《바람아 너는 알고 있니》《천재 화가 이중섭과 아이들》 등이 있고, 동시집으로 《날고 싶은 나무》《바람이 찍은 발자국》 등이 있다.
그림 : 이우범
중국 텐진에서 태어나 충북 제천에서 자랐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국내 주요 신문과 잡지에 많은 그림을 그렸고 또한 국내 주요 출판사의 아동물에 많은 그림을 그렸으며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와 고등학교 검인정교과서에 그림을 그렸다. 현재 무지개 일러스트레이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 동안 그림을 그린 책으로는 《잿부기 삼형제》《전쟁놀이》《어떤 솔거의 죽음》《대현동 산 1번지 아이들》《멀리 보는 새》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 희망의 빛을 찾아서 / 까까머리 까망이 / 운동회 풍경 / 눈사람이 되고 싶은 아이 /떠돌이 개 깜깜이 / 꽃 찾으러 왔단다 / 사진 속의 흑인 병사 /잘 가라, 하늬야! / 사진 속의 흑인 병사 / 어머니의 노래 /휘파람 부는 눈사람 / 희망의 나라 / 다시 희망의 나라로 /잿빛 느티나무 / 덧붙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