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성경 속 사건을 깊이 들여다보고 재해석하여 신학이 죽은 사람에 대한 기록이 아닌, 아직도 생생히 살아 있는 사건임을 드러내주고 있다.
저자는 이 세상의 통념화된 고상한 가치들을 ‘회칠한 무덤’으로 까발려 부정적 스캔들로 만들고, 권력의 그늘에 가려 매장된 삶의 생기를 복원·갱생하는 긍정적 스캔들의 계발을 겨냥한다. 그 이론적 방법으로 르네 지라르뿐 아니라, 가라타니 고진, 알랭 바디우, 엠마누엘 레비나스, 조르주 바타이유 등을 불러온다. 이들의 인문학적 핵심 개념을 통해 나는 신학적 메타포로서 스캔들의 차원을 그동안 신학의 대상에서 소외된, 그러나 우리의 일상을 규정하는 중요한 주제들로 확산시킨다.
‘스캔들’의 원형으로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을 자리매김하며, 신이 있는 성전인 교회에서조차 추문이 들끓는 이 시대에, 신학의 새로운 부활을 꿈꾸며 하나님의 어리석은 지혜였던 십자가의 의미, 부활의 참 뜻을 되살려낸다. 예수는 십자가형으로 그 시대의 흉악범들을 제거하는 폭력에 걸려 넘어졌지만, 그 스캔들을 딛고 부활함으로써 역전의 스캔들의 원형이 되었다는 스캔들의 신학을 날카롭게 조형해낸다.
출판사 리뷰
인류 최대의 스캔들,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성경을 종횡하며 이 시대에 지니는 성경 속 사건을 깊이 들여다보고 재해석하여 신학이 죽은 사람에 대한 기록이 아닌, 아직도 생생히 살아 있는 사건임을 드러내주는 연구서가 출간되었다.
이 시대에 유행처럼 번지는 각종 ‘스캔들’은 대개 연예계나 정계가 그 진원지이다. 그것은 인간의 말초적 욕망의 언저리를 가볍게 맴돌다가 사라지는 ‘성적 추문’의 통상적인 표현으로 운위되기 일쑤이다. 그러나 스캔들의 본래적 의미는 그렇게 가볍지도 않았고, 말초신경의 욕망에 그렇게 쉽사리 휘둘리지도 않았다. 이 어휘의 뿌리를 캐어보면 거기에서 우리는 ‘스칸달론’(skadalon)이라는 중요한 희랍어와 마주친다. 보통 ‘걸림돌’ ‘장애물’ 등의 의미로 풀이되는 이 어휘는 신약성서에 명사로 15회, 동사로 29회 사용되고 있다. 그 어휘가 사용되는 맥락은 다양하다. 가령, 걸려 넘어지는 대상은 대개 사람이고 고착된 세상의 체제이며, 그 동인이나 매개는 몸의 지체와 그 욕망, 언어, 음식을 비롯한 생활 관습 등이다. 그 의미 역시 부정적이며 동시에 긍정적인 역설의 구도를 보여준다. 앞서 열거한 사람과 체제에 연루된 스칸달론이 대체로 부정적인 맥락에서 사용되는 반면, 예수 그리스도와 연계될 때 이 말은 유일하게 긍정적이다. 이 말의 동사적 의미는 본래 ‘(다리를) 절룩거리다’라는 함의를 지녔는데, 이후 ‘넘어지게 하다’라는 뜻으로 정착되었다. 이것이 바로 ‘스칸달론’이라는 명사가 ‘넘어지게 하는 것’, ‘걸림돌’이라는 의미로 통용되게 된 의미론적 배경이다.
물론 이 책에서 ‘스칸달론’을 사전적 개념과 어원론적 함의에 머물러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출발점으로 하여 이 책에서는 ‘스칸달론’을 하나의 신학적 메타포로 취함으로써 성서의 안과 밖을 넘나든다. 그리하여 이 시대의 인문학적 관심사들을 통찰하고 그 심층의 구조를 해석하는 새로운 학문적 지평을 개척하고자 한다. ‘약’이면서 동시에 ‘독’인 플라톤의 ‘파르마콘’(pharmakon) 비유처럼, ‘스칸달론’도 양날의 검처럼 이중적이고 역설적인 개념이다. 그 역설의 힘으로 이 개념은 신학의 제반 관심사를 가로지르며 새로운 해석학의 미래를 개척할 만한 창조적 메타포로서의 가능성을 내장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대전제이다. 요컨대, 그것은 파괴하면서 창조하는 신학의 에너지이며, 해체하며 재구성하는 자율적 생명의 신진대사이다. 나아가 신학적 메타포로서의 ‘스칸달론’은 생활세계와 사유의 지형을 헤치면서 보듬고 억제하면서 가로지르는 정중동의 생성 원리이며, 체계의 원칙과 그 바깥의 에누리를 두루 포괄하는 담론 생산의 요체이다.
신앙의 모본으로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외에 아무도, 아무것도 모방하지 않는 것을 온전한 신앙의 철칙으로 삼았다. 모방이 없는 욕망의 모방이야말로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통해 위대한 스캔들이 될 수 있었던 전복적 역설의 배경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그리스도교 신앙은 그 자리에 엉뚱한 짝퉁들을 잔뜩 채워놓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을 닮으라고 채근한다. 또 그 하나님을 닮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라고 재촉한다. 여기에 퇴락한 21세기 스캔들의 교회사적 비극이 있다. 또한 맘몬의 자본제적 체계에 저당 잡힌 채 부흥, 성공, 축복 등 각종 간편한 구호들을 내걸고 가짜 욕망을 양산하며 그것을 모방하라고 부추기는 오늘날 한국 교회의 병통도 바로 그 언저리에 걸려 있다. 문안과 소통이 없는 곳에 아무리 자기동일성의 신앙으로 충만하여 똘똘 뭉친들, 거기에 자잘한 모래 같은 스캔들의 희롱은 있을망정 추문을 전복하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스캔들의 바위’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 세상의 통념화된 고상한 가치들을 ‘회칠한 무덤’으로 까발려 부정적 스캔들로 만들고, 권력의 그늘에 가려 매장된 삶의 생기를 복원·갱생하는 긍정적 스캔들의 계발을 겨냥한다. 그 이론적 방법으로 르네 지라르뿐 아니라, 가라타니 고진, 알랭 바디우, 엠마누엘 레비나스, 조르주
작가 소개
저자 : 차정식
신학과 인문학을 가로지르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글쓰기로 성서신학을 일상과 사회, 문학의 영역과 연계시켜 크로스오버의 영역을 개척해가는 신학자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B.A.)와 미국 맥코믹 신학대학원(M.Div.)에서 공부하고 시카고 대학교 신학부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으며, 현재 한일장신대학교 신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하나님 나라의 향연』『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시인들이 만난 하나님』『바울 신학 탐구』 등 50여 권 (공저 포함)의 저술을 내놓고 『예수와 기독교의 기원』(상·하)를 번역한 것 외에도 1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여 꾸준한 연구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신학성서의 환생 모티프와 그 신학적 변용』으로 제1회 한국기독교학회 소망학술상을 수상했으며 『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가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문화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목차
책머리에
총론: ‘스칸달론’/‘스캔들’의 역설
I부. 신학적 스캔들의 원형: 예수와 바울
01. 예수의 여행과 ‘교통 공간’
02. 스캔들과 타자의 윤리 - 예수의 어록을 중심으로
03. 침묵과 절규 - 수난사화에 얽힌 이중적 스캔들
04. 스캔들을 제거하는 스캔들 - 로마서와 외교적 그리스도론
05. 스캔들을 내파하는 스캔들 - 고린도 서신과 십자가의 지혜
06. ‘매인 몸’의 나타남과 그 계시적 징후 - 빌립보서의 신학적 매트릭스
II부. 진화하는 스캔들의 신학: 성서와 함께, 성서를 넘어
01. 금기와 향유, 혹은 신학적 주체의 전회
02. 잠과 꿈, 그리고 불면의 신학적 의미
03. 식사와 치유, 혹은 ‘마지막 욕망’에 대한 성찰
04. 광야 체험의 유형과 신학적 구조
05. 고난과 희생 담론의 신학적 스캔들
06. 폭력적 죽음의 내력과 대안적 희망
결론: 하나님의 에누리 또는 신학이라는 스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