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문학 비평가 박대현은 지난 몇 년간 혁명과 문학의 관계를 치열하게 고찰해왔다. 이 책은 바로 이에 대한 치밀한 사유를 비평으로 풀어낸 비평집이다. "문학은 세계를 변혁할 힘을 지니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근대 이후, 문학이 사회 현실과 마주했을 때 무기력하게 좌절해왔음을 처절하게 고백하면서, 문학의 미래를 낙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서술한다.
출판사 리뷰
‘삶-쓰기’에서 ‘삶-행동’으로 나아가기
문학 비평가 박대현은 지난 몇 년간 혁명과 문학의 관계를 치열하게 고찰해왔다. 『닿을 수 없는 혁명』은 바로 이에 대한 치밀한 사유를 비평으로 풀어낸 비평집이다. “문학은 세계를 변혁할 힘을 지니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근대 이후, 문학이 사회 현실과 마주했을 때 무기력하게 좌절해왔음을 처절하게 고백하면서, 문학의 미래를 낙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서술한다. 그것은 문학의 고유한 특성과 관련이 있다. 문학이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곤 하지만, 문학은 필연적으로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독자는 문학을 통해 미학적 원리로 구성된 가상의 세계에 발을 들이지만, 막상 책을 덮었을 땐 현실적 원리로 이루어진 실재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상상과 실재, 미학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마치 제논의 역설에서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거리처럼 좁혀질듯 하지만, 좁혀지지 않는다. 바로 여기서 문학도들의 고통이 시작된다. 문학도는 세계와 불화하며, 미학과 현실의 간극을 바라보며 글을 쓰기 시작하지만, 글을 쓰는 것만으로는 간극을 좁힐 수 없다는 한계에 갇히고 만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쉽사리 희망과 가능성을 외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는 포기하지도 않는다. 그는 문학은 바로 그런 ‘무능함’을 그 본질로 한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무능한 것에서 등장하는 불가능한 혁명의 가능성을 숨을 죽이며 엿본다. 자본주의의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끊임없는 생에의 의지이다. 부귀영화를 꿈꾸고, 더 젊어지길 열망하며, 만족을 모르는 쾌락을 추구하고, 영원히 죽지 않고자 하는 욕망의 윤리가 우리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여기에 대응하여 죽음의 윤리를 사유한다. 문학이 주체의 소멸을 전제하는 죽음의 윤리를 꺼내들 때, 비로소 혁명과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혁명이 얼마나 많은 이의 죽음과 피를 먹고 자라났는지를. 죽음의 윤리, 주체의 소멸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이는 문학이 그 본질로 갖고 있던 미학적 가상을 깨어내고, 실제 세계로 거칠게 진입하는 것이다. 책을 읽고 쓰는 일이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삶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행동하기로 드러날 때, 진정한 혁명의 불길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문학은 그 자체로 혁명에 닿을 수 없다. 그렇지만, 바로 그 ‘닿을 수 없는 혁명’을 사유하면서, 직접 행동하는 삶으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는 역능이, 무능하게도 문학 안에 잠재되어있는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박대현
2005년 ≪부산일보≫ 문학 평론 <실존적 헤르메스의 탄생-진이정론>으로 등단했다.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같은 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늘의 문예 비평≫ ≪작가와사회≫ 편집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저서로 ≪헤르메스의 악몽≫ ≪닿을 수 없는 혁명≫ ≪우울한 것의 추락≫ ≪혁명과 죽음≫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며 6
시적 가상과 현실의 불가능한 전복 12
-‘시적인 것’의 시대적 성찰
문학의 ‘시취’尸臭를 둘러싼 추문 혹은 추도 40
-문학의 종언론과 랑시에르의 ‘결핍’을 넘어서
혁명의 결여와 주이상스 67
-시의 정치적 윤리에 대하여
시의 기적과 실선 긋기 99
-제논의 역설과 미학의 정치
‘정치’로서의 시적 상상력 120
-‘시적 정의’의 현실화에 관하여
‘윤리의 심장부’에서 ‘진리의 정치’로 151
-정오의 시인을 위하여
서정의 무지개를 풀며 175
-‘서정’에서 ‘윤리’로
보살의 주름진 손과 참혹한 속俗 199
-혁명의 내면 풍경에 대하여
혁명의 잠열潛熱과 시의 균열 215
-용산참사 이후의 시들
패러독스의 숲 240
-부음訃音이 지나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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