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노자의 <도덕경>을 융의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노자의 통찰이 우리 마음의 심층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고찰한 저서. 그 고찰의 과정을 통해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의 심층을 다루고 치료하는 사람들에게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두 사람은 시대적으로 2천 년이 훨씬 넘는 시간을 살다갔는데, 융은 서양 전통정신의 토대 위에서 경험을 통해 학설을 세운 사람이고, 노자는 고대 아시아 대륙에서 나와 동아시아인의 심성에 깊은 정신적 인각을 남긴 사상가이다. 이 둘의 사상을 한 권의 책에 녹여내기 위해 저자는 융의 분석심리학적 입장에서 노자의 말들을 풀이하고 동시에 노자의 입장에서 융의 생각을 조명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동과 서를 아우르는 정신의 전체상을 편견 없이 해석해내고 있다.
출판사 리뷰
저자 이부영은 ‘분석심리학의 탐구’ 3부작인 『그림자』『아니마와 아니무스』『자기와 자기실현』에서 노자와 공자 등 동양정신과 분석심리학의 문제를 지면의 일부에 할애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초 우리의 전통사상을 분석심리학에 투영해낸『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에 이어 이번에는 동양고전의 최고봉 가운데 하나인 『도덕경』을 분석심리학에 투사해 또 한 권의 저서를 펴냈다.
노자의 ‘도’와 융의 ‘자기’
전일의 체험은 우리 서유럽의 신비가, 인도의 종교와 철학에서,
중국의 도 철학에서, 일본의 선에서 발견된다.
‘자기’에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 하는 것은 심리학적 입장에서는 무관한 것이고
그것이 진실이냐 아니냐 하는 것 또한 무관하다. 심리적인 사실성으로 족하다.
실제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융,『전이의 심리학』)
동양사상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했던 분석심리학의 창시자 카를 융(Carl Gustav Jung)은 그의 학설의 핵심인 정신의 전체성, 즉 ‘자기’(Selbst)의 상징을 이야기할 때에는 언제나 동양의 유례로서 노자의 ‘도’(道)를 제시하였다. ‘자기’란 의식과 무의식을 통튼 전체정신이며, 자기원형이란 전체정신으로 마음을 통일할 수 있는 원초적이며 선험적인 인간 조건을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전체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고 그것은 무의식의 의식화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자아가 의식의 중심이라면 자기는 전체정신의 중심이다. 이와 같은 전체정신의 중심, 혹은 의식을 심화시켜 전체정신을 실현케 하는 무의식의 핵심적인 원동력은 꿈과 신화와 종교적 표상에서 여러 가지 상징으로 표현된다.
‘도’와 노자에 관한 논평과 언급은 융의 많은 저작에서 발견된다. 융은 노자사상의 핵심을 꿰뚫고 있었고, ‘도’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었다. 융은 그가 인용한 『도덕경』에 관해 비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의 관심은 자기의 생각과 노자를 비교하여 같고 다름을 가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원초적이며 보편적 원리를 동양사상에서 찾아내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동서양 대극합일의 정신
인간의 정신은 대극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인간심성에 대한 융의 기본학설이다. 대극 없는 정신활동은 없다. 사랑과 미움,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 남성과 여성, 내향과 외향, 전진과 후진 등 수많은 대극이 있다. 사람들은 살면서 여러 대극 간의 긴장과 갈등에 휘말린다. 행동할 것인가, 회피할 것인가. 마음의 두 대극 가운데 하나가 성공적으로 억압되었다고 믿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눌렸던 한 극이 자신을 뒤엎어서 전혀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리기도 한다. 정신적 대극은 우리 정신의 전체를 구성하고 있기에 마음대로 양극 가운데 하나만을 취하고 다른 하나를 없애려 한다면 그것은 없어지지 않고 무의식에 억압된 채 머물러 있다가 힘을 키워 의식을 사로잡게 된다.
이렇게 서로 대립되는 심리적 성향, 또는 요소는 감정적 강도로 표현되는 에너지 값을 가지고 있는데 그 값의 차이로 인하여 대극 간의 교류가 활발해진다. 이렇듯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낙차(落差)의 관념이 이미 『도덕경』에 언급되어 있는 점을 발견하고 융은 매우 감탄한 일이 있다. 그런데 대극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없으면 사람은 대극 간의 갈등에서 헤어날 수 없을 것이며 또한 대극 상호간의 수평적인 이행(移行)이 거듭될 것이다. 그런데 융은 경험을 통하여 대극을 통합하는 기능이 무의식에 존재함을 발견하고 이를 초월적 기능이라고 이름 하였는데, 이로써 대극긴장이 해소될 뿐 아니라 개체는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된다. 융은 이와 같은 대극의 문제와 그 합일의 정신이 일찍이 동양사상에서 꽃을 피워왔음을 깊이 공감해 지적한 바 있다.
세상에서는 아름다운 것이 아름다운 줄로만 알지만 이는 보기 흉할 뿐이요,
착한 것만이 착한 줄 알지만 이는 착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유와 무는 서로를 낳고,
작가 소개
저자 : 이부영
서울대 의대 및 동 대학원 수료(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융학파 분석가.스위스 취리히 C. G. 융연구소 수료(1966), 동 연구소 강사(1966-1967, 1972), 국제분석심리학회 정회원, 서울대의대 교수(정신의학)(1967-1997)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과장 및 서울대의대 정신과학 주임교수 역임. 미국하와이 동서센터 초빙연구원(1971/2), 뉴욕 유니온 신학대학원 석좌교수(1996), 한국분석심리학회 창림회장(1978), 각종 국내외 학회장 및 임원 역임. 서울대 의대 정년퇴임 후 한국융연구원 설립(1997)현재까지 원장 및 이사장, 교육 및 지도분석가로 활동 중.현재 서울대의대 명예교수.
목차
책을 펴내면서
머리말
제1장 융의 ‘자기’와 노자의 도(道)
1. 마음의 중심(‘자기’)을 향한 융의 탐구
2. 『도덕경』에 대한 융의 관심
제2장 도란 무엇인가-도의 본체
1. 인식할 수 없는 것의 인식
1) 도의 이름-체(體)와 용(用)
2) 상무(常無)와 상유(常有), 묘(妙)와 요(?)
3) 상무욕과 상유욕
4) 현(玄)의 의미
2. 대극합일의 상징으로서의 도
1) 대극의 문제
2) 『도덕경』에서 본 대극과 그 합일
제3장 선과 악
제4장 무위(無爲)
1. ‘안 함’의 의미
2. ‘덜어냄’ 〔損〕의 의미
3. 무사(無事)로써 천하를 취한다
4. 멈출 줄 아는 것〔知止〕
제5장 도의 여러 상징
1. 물
2. 골짜기
3. 통나무
4. 갓난아기
제6장 아름다움과 삶의 즐거움
제7장 동시성의 원리와 도
1. ‘뜻’에 대하여
2. ‘무’(無)에 대하여
제8장 성인(聖人)-정신치료자의 자세와 관련하여
1. 성인의 모습
2. 고요함과 움직임
3. 가득 채우지 않음
4. 심한 것, 과한 것, 큰 것을 버린다
5. 천하를 신비한 그릇처럼
6. 일을 만들지 않으면서 천하를 취한다
7. 말없는 가르침
8. 다투지 않음〔不爭〕
9. 진정한 앎
1) 미리 아는 것〔前識者〕
2)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하는 것이 병이다
10. 아주 작은 것에 주목하라
11. 어리석은 성인
12. 세 가지 보배
13. 성인의 정치-상징과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