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문제아<의 작가 박기범의 신작동화 <낙타굼>이 낮은산 출판사에서 엮어 냈다.<낙타굼>은 외로운 아이 한구름의 내면과 상상의 세계 사이를 오가면서 환상의 힘을 빌려 지혜를 이야기하는 조용한 잠언집 같은 동화다. 사회적인 메시지가 강하게 드러나던 박기범의 전작들과는 달리 또렷한 서사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성장과 자아 발견에 필요한 깊은 성찰을 제공하는 이야기다.
<낙타굼>은 '사막 여행'이라는 판타지를 통해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고통스럽지만 그 속에서 '나'를 성장시키는 환상 속의 사막 여행 장면은 오승민의 대담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인해 실감을 얻는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낙타굼과 어린 낙타의 정신적 성장이 대담한 장면 전환과 오묘한 색감을 통해 전해진다. 글과 그림이 일체가 되어 '변화', '성장', '깨달음'의 순간을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문제아』의 작가 박기범의 신작동화『낙타굼』이 낮은산에서 출간되었다. 현실주의 아동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문제아』로 등단(1999년)한 뒤, 『새끼 개』(2003)『어미 개』(2003)『미친개』(2008) 같은 작품을 통해 우회적으로 현실문제를 이야기해오던 박기범은 신작『낙타굼』에서는 달라진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그간의 작품들이 어린이의 눈, 혹은 작고 약한 존재의 눈으로 현실을 비판하고 묵직한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면, 이번 작품은 세상을 헤쳐나가는 지혜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낙타를 닮은 아이, 낙타굼
조용하고 굼뜨기까지 해서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아이 한구름. 어느 날 교장 선생님이 이름을 물었을 때, 귀 어두운 할머니 교장 선생님은 ‘한굼’이라고 알아듣는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구름이를 ‘굼’이라고 부르며 놀린다. 거기에, 커다랗고 튀어나온 눈, 구부정한 자세, 입을 우물거리는 버릇 같은 모습이 낙타를 꼭 닮았다고 해서 한구름의 별명은 ‘낙타굼’이 된다.
어느 날, 하늘에 낙타 모양 구름이 떠 있는 것을 바라보던 ‘낙타굼’ 한구름은 어느새 진짜 낙타 무리에 섞여 사막을 여행하게 된다. 끝 간 데 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멀고 먼 길. 그래도 걷다 보면 오아시스가 나타나 몸을 쉴 수 있다.
낙타 무리와 한참을 같이 걷던 낙타굼은 동무가 되어준 어린 낙타에게 “눈이 슬퍼 보인다” 말한다. 그리고, 걷기만 하는 게 지겹지는 않느냐고, 혹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싫지는 않느냐고 묻는다. 사실 이 질문은 자기 자신에게 하고 싶은 것이었는지 모른다. 형편 어려운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맡겨진 낙타굼은 동네 어른들이 “편히 모시지는 못할망정 혹이나 붙여 놓았다”고 부모님을 흉보는 소리를 듣고는 마음이 괴로웠던 것이다.
어린 낙타는 이야기한다. 낙타들은 그저 한 걸음 한 걸음에 몸을 다할 뿐이라고. 혹이 있기 때문에 불편하기는 하지만, 혹 때문에 중심을 잃지 않고 한 걸음도 허투루 딛지 않으려 애쓰게 된다고. 혹 때문에 낙타들이 한 걸음 한 걸음 더 힘을 내는 것처럼, 너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하루하루를 더 힘내어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선물 같은 거라고.
현실로 돌아온 낙타굼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린 낙타와 똑같이 “늘그막에 온 선물 같은 아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다. 훨씬 마음이 가벼워지고 밝아졌을 낙타굼에게 한 번 더 찾아온 어린 낙타는 “사막에서는 걷는 일이 바로 기다리는 일”이라는 것을, “그냥 멈춰 서는 건 기다리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간다.
혹을 지고 가야 하는 아이들에게 주는 메시지
『낙타굼』은 외로운 아이 한구름의 내면과 상상의 세계 사이를 오가면서 환상의 힘을 빌려 지혜를 이야기하는 조용한 잠언집 같은 동화다. 사회적인 메시지가 강하게 드러나던 박기범의 전작들과는 달리 또렷한 서사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성장과 자아 발견에 필요한 깊은 성찰을 제공하는 이야기다. 낙타굼에게 사막의 지혜를 들려주는 어린 낙타는『어린 왕자』의 여우나『연금술사』의 현자에 비견될 만하다.
작가는 창작의 배경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읽는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 스스로도 갖추지 못한 모습을 동무들에게 바라는 건 아닌가 싶기 때문이에요. 나 자신도 감당하지 못할 마음이나 견디기 어려운 일을 말하고 있으면서도 아이들에게는 잘 넘어서고 이겨내기를 바라며 말이지요. (…) 이 동화를 쓰면서는 이야기 안에서 어린이 동무들과 즐거운 여행이라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괜스레 어른인 양 올바른 소리만을 무겁게 하려 하지도 말고, 어른들의 잘못을 어린 동무들에게 짐 지우는 듯한 얘기도 말고 그저 한 아이의 곁에서 그 아이와 더불어 짧지만 긴 여행을 함께 하고 싶었어요.” _「작가의 말」가운데서
결핍된 것이 많은 아이들에게 완벽한 희망을 이야기하기 힘든 시대. 외롭고 쓸쓸하고, 어디까지 가야 끝날지 모르는 길을 사막의 낙타처럼 타박타박 걷고 있는 아이들이 많은 시대. 작가 박기범은 그런 아이들에게 고통과 장애물도 다 자기 자신을 만드는 양분임을,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으니 혹을 지고서라도 계속 걸어가야 한다고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동화작가로 등단한 이래, 많은 작품을 쓰기보다는 약하고 어린 존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라크 전쟁터로, 평택 대추리로, 태안 반도로 발걸음을 자주 하곤 했던 박기범. 그가『낙타굼』에서 들려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멋 부린 이야기나 공허한 잠언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는 뼈아팠던 그간의 체험에서 나온 진심 어린 희망을 독자들에게 실어 보내기 때문일 것이다.
고통스럽지만 ‘나’를 키우는 사막
『낙타굼』은 ‘사막 여행’이라는 판타지를 통해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고통스럽지만 그 속에서 ‘나’를 성장시키는 환상 속의 사막 여행 장면은 오승민의 대담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인해 실감을 얻는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낙타굼과 어린 낙타의 정신적 성장이 대담한 장면 전환과 오묘한 색감을 통해 전해진다. 글과 그림이 일체가 되어 ‘변화’ ‘성장’ ‘깨달음’의 순간을 전달해주고 있다.
작가 소개
저자 : 박기범
동화 쓰는 사람. 이천삼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시작할 무렵, 그곳 아이들의 곁이 되고자 인간방패, 평화지킴이로 전쟁터로 들어가 그 전쟁을 함께 겪었다. 한국에 돌아온 뒤로 그곳에서 인연을 맺은 이들과 우정을 나누며 평화를 바라는 일들로 지내었으나, 내전으로 치닫는 상황에 하나둘 소식마저 멀어졌다. 세상에 대한 무력감은 글을 쓰는 일에 대한 자괴감으로 이어졌고, 이천칠년, 한옥 짓는 일을 배우는 목수학교에 들어갔다. 이천십이년, 숭례문 복원공사와 석가탑 해체보수공사 같은 곳에 잡부로 들어가 맨 밑에서 일들을 배운 뒤, 지금은 문화재보수기술자가 되어 일을 하고 있다.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글과그림」 동인으로 『문제아』, 『미친개』 같은 동화를 썼다.gibumi.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