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영화평론가 김소영은 이 책에서 ‘비상사태’라는 키워드를 통해 한국 영화/영화사의 무의식과 한국 영화 관객의 감정 구조에 접근한다.
저자는 비상사태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자연재해나 전쟁 상황을 소재로 삼는 기존의 재난영화보다 육체 위에 가해지는 재앙으로서의 폭력, 벌거벗은 생명으로서 살아가는 난민의 등장 등에 주목함으로써 ‘재난영화’를 재정의한다. “파괴의 악순환을 자신의 자양분으로 삼는 영화”, 즉 헐벗은 타자의 삶을 부수는 가운데 파국의 생태계를 일구는 영화를 ‘재난영화’ 또는 ‘카타스트로프 영화’라고 부른다.
예컨대 <하녀>(2010)의 전도연이 맡은 ‘은이’는 자살하고, <황해>에서 하정우가 맡은 ‘구남’의 몸은 완전히 으스러지며, <박쥐>의 두 흡혈 남녀는 서로 흡혈과 수혈을 하다 동반자살을 감행하는 등 재난 영화는 파괴, 죽음, 자살, 파국으로 귀결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와 같은 재난영화를 통해 현재의 한국사회를 사로잡고 있는 충동, 즉 생존을 향해 다급하게 질주하는 모습과 그런 사회적 충동에 균열 내는 모습을 함께 읽어낸다.
출판사 리뷰
비상사태라는 예외가 규범이 된 일상,
대한민국이 사로잡힌 감정 구조는 무엇인가?
영화를 통해 한국사회를 비추는 영화평론가 김소영의 4년 만의 신작 비평집1990년대 후반 이후 한국 영화는 블록버스터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 시대에 생산되고 있는 영화들을 우리는 어떤 맥락에 놓고 관람할 것인가? 영화평론가 김소영은 이 책에서 ‘비상사태’라는 키워드를 통해 한국 영화/영화사의 무의식과 한국 영화 관객의 감정 구조에 접근한다. 저자는 비상사태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자연재해나 전쟁 상황을 소재로 삼는 기존의 재난영화보다 육체 위에 가해지는 재앙으로서의 폭력, 벌거벗은 생명으로서 살아가는 난민의 등장 등에 주목함으로써 ‘재난영화’를 재정의한다. “파괴의 악순환을 자신의 자양분으로 삼는 영화”, 즉 헐벗은 타자의 삶을 부수는 가운데 파국의 생태계를 일구는 영화를 ‘재난영화’ 또는 ‘카타스트로프 영화’라고 부른다. 예컨대 <하녀>(2010)의 전도연이 맡은 ‘은이’는 자살하고, <황해>에서 하정우가 맡은 ‘구남’의 몸은 완전히 으스러지며, <박쥐>의 두 흡혈 남녀는 서로 흡혈과 수혈을 하다 동반자살을 감행하는 등 재난 영화는 파괴, 죽음, 자살, 파국으로 귀결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와 같은 재난영화를 통해 현재의 한국사회를 사로잡고 있는 충동, 즉 생존을 향해 다급하게 질주하는 모습과 그런 사회적 충동에 균열 내는 모습을 함께 읽어낸다.
박통과 신자유주의의 유령이 만들어낸 비상사태 속에서
영화로 재앙을 경험하는 ‘재난 자본주의’ 시대저자는 한국사회에 대해 “정치적·법적 비상사태는 끝났지만, ‘정동적’(affect) 비상사태는 여전히 강력하게 동원되고 있다”고 선언한다. 실제로든 역사로든 1960~1970년대 정치적 비상체제를 겪은 뒤, 그것이 영향을 준 감정과 정서에 따라 일상 속 우리의 몸과 마음의 상태가 비상체제하에서 그랬던 것과 유사하게 인식하고 반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1960~1970년대 비상체제하에서 강력한 산업화를 이끈 동력인 ‘시급함’의 국가적 정서가 지금도 여전히 남아 강력하게 우리 사회의 무의식을 주조하는 양상에 주목한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듯이 속도의 가치가 무한히 증대되었고, 한류스타는 군대식으로 키워져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전쟁처럼 치러내고, 밀실 같은 이곳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탈출뿐이라는 듯 글로벌 시장을 일종의 광장처럼 여겨 그곳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그런 질주의 결말은 요즘 영화에서 자주 그려지듯 파괴, 죽음, 자살, 파국이다. 영화뿐 아니라 TV 속 거의 모든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서바이벌이 내러티브가 된다. 저자는 한국사회를 미친 듯 질주하게 하는 두 개의 축으로 한편에서 금융자본으로 유혹하는 글로벌 시장을, 다른 한편에서 한국으로 유입되는 타자, 즉 ‘우리의 자리’를 추격해올 이주민의 존재를 본다. 그리고 글로벌이라는 거대 타자도 허상이며 한국에서 마주치는 타자 역시 민족국가에 의해 만들어진/타자화된 이들이라는 점에서 그 두 축은 공히 판타지성을 띤다고 암시한다. 이처럼 판타지성이 조건지은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서바이벌 메커니즘은 한국사회 속 삶을 더욱 가속화하며 비상사태를 끊임없이 재생산한다.
비상체제가 통치의 수단이 된다는 점은 아감벤 등을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저자는 거기에 더해 이런 정서적 비상사태가 국가를 지탱하는 공적 판타지 양식으로 기능하는 점에 주목해, 이와 같은 시대에는 비상사태의 징후를 보여주는 영화가 만들어지며 사람들은 사태를 직접 겪는 대신 그 영화들을 통해서 재앙을 경험하며 이른바 ‘재난 자본주의’를 완성한다고 평한다. 영화를 통해 한국사회를 진단하는 것을 비평가의 임무로 받아들이는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 영화가 자리한 정서적 비상사태와 판타지 상태 사이의 긴장을 자세히 분석하고 설명하며 영화가, 혹은 영화를 통해 이와 같은 질주의 메커니즘에 제동을 거는 데 기여하는 장면들을 제시한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소영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 듀크대학교 등에서 한국영화사를 가르쳤고,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파국의 지도: 한국이라는 영화적 사태>(2014), <근대의 원초경: 보이지 않는 영화를 보다>(2010), <한국영화 최고의 10경>(2010), <근대성의 유령들: 판타스틱 한국영화>(2000), <시네마, 테크노 문화의 푸른 꽃>(1996) 등이 있으며, 편저로 <트랜스: 아시아 영상문화>(2006), <아시아 영화의 근대성과 지정학적 미학>(2009), Electronic Elsewheres: Media, Technology and the Experience of Social Space(2009) 등이 있다. ‘김정’이라는 이름으로 제3회 서울여성영화제 개막작 [거류](2000)를 비롯해 [황홀경](2002), [원래 여성은 태양이었다: 신여성의 퍼스트 송](2004) 등 여성사 3부작 다큐멘터리와 장편영화 [경](2009), 그리고 중앙아시아 고려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김 알렉스의 식당: 안산-타슈켄트](2014), [Heart of Snow: 슬픔이 우리를 데려가는 곳](2014)을 연출했다.
목차
서문: 비상과 환상 7
1. 극한 생존: 한국 영화의 판타스마틱 타자 / 2. 비상사태 / 3. 판타스마틱 타자
1장 신자유주의 시대의 폭력, 육체, 인지적 매핑 19
1. 문화적 형식으로서의 리메이크 / 2. 하녀가 되기보단 뱀파이어가 되겠어!: <하녀> 리메이크와 <박쥐> / 3. 재난 자본주의: <황해>의 난민의 몸 / 4. 인지자본주의 시대 몸의 몰락
2장 얼굴, 클로즈업, 괴물성: 다인종, 다문화 사회 61
1. 타자와 얼굴 / 2. 난민 / 3. 소수민족, 조선인: <망종>/ 4. 디아스포라 영화의 아포리아 / 5. 인종적 타자성과 한국계 디아스포라
3장 비상사태: 박정희 시대의 김기영과 이만희 영화의 활유, 고백, 무드 93
1. 정세적 연계: 1960~1962년 / 2. 전쟁과 영화: <현해탄은 알고 있다>/ 3. 활유법과 현해탄 / 4. 고백, 진실, 섹스 / 5. 비판적 무드의 영화 <휴일> / 6. <휴일>의 무드: 죽음의 드라이브
4장 한국 영화의 국경의 문제: 경계의 정치성 121
1. 경계와 정동: 파토스의 공간 / 2. 월경: 사실은 사랑 때문에 / 3. <두만강>
5장 근현대의 누아르: 미국과 상하이의 밤, <예라이샹>과 대륙활극 영화들 142
1. 상하이 커넥션: <풍운아>부터 <애꾸눈 박>까지 / 2. 상하이의 밤: 정창화의 <예라이샹>
6장 글로벌 디지털 포메이션: 투기성 조증과 사회적인 것 161
1. 소셜미디어라는 트랜스바운더리 / 2. 퍼블릭의 유령화, 소셜의 미디어화 / 3. 인지자본주의와 소셜미디어 / 4. 사회적 조증
7장 파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