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3500년 전 이집트에서 일어난 놀라운 사건이 생생하게 복원된다!
핀란드의 유명 작가, 미카 왈타리가 첫 역사소설 『시누헤』제1권. 유일신주의를 제창한 파라오 아케나톤의 혁명과 좌절, 그리고 역사의 풍랑 속에서 아케나톤의 주치의로 종교개혁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그의 혁명, 평등, 반전에 관한 사상을 이해하게 되는 시누헤의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은 아케나톤 혁명을 배경으로 하지만 이야기의 기본 얼개에는 모험과 사랑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고대 이집트 18왕조 시대. 갓난아이가 갈대배에 실려 나일 강 위로 떠내려 온다. 가난한 환자를 돌보는 의사의 아내가 강기슭에서 시누헤를 발견하고 데려다 키운다. 의사가 된 시누헤는 매혹적인 창부의 계략에 말려 전 재산과 부모님을 잃고 이집트를 떠나 하인 카프타와 함께 모험에 나선다.
미탄니, 바빌론, 히타이트, 크레타를 넘나들며 아름다운 여인들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아무루 왕과 친구가 되고,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치료하며 돌본다. 의사로 명성을 떨친 시누헤는 파라오의 주치의가 되고, 유일신 종교개혁을 단행하여 기존의 질서를 뒤바꾸려는 아케나톤의 혁명을 옆에서 지켜본다. 아케나톤의 대의에 공감한 시누헤는 거친 역사의 풍랑 속으로 점점 휘말려 들어가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우리 현대사의 급격한 변화에 묻혀 너무나도 뒤늦게 도착한 시누헤의 비망록.
파라오 아케나톤의 혁명에 투영된 사회주의 혁명과 그 몰락에 대한 알레고리.
《시누헤》는 우리가 해방된 해인 1945년에 발표되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이념 대립의 시기, 이른바 냉전 체제가 시작됐다. 핀란드에서 초판이 발간된 지 4년 후 미국에 소개된 《시누헤》는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된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못했다. 많은 작품을 남겼고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세계적 명성을 떨친 미카 왈타리가 우리에게 생소한 것은 정말 미스터리한 일이다. 해방 이후 냉전, 6?25전쟁, 4?19혁명, 군사독재, IMF사태 등 급격한 역사의 풍랑을 헤쳐 온 우리 현대사에서 초대받지 못한 손님처럼 잊혀진 시누헤의 비망록이 2007년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우리의 우편함에 도착했다.
유년기에 핀란드 내전의 참상을 목격했던 왈타리는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느낀 자신의 비관주의와 세계의 정치적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역사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2차 세계대전 후 그동안 믿어 왔던 과거의 가치들이 붕괴되면서 나타난 핀란드 부르주아지의 환멸과 체념을 고대 이집트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은 《시누헤》는 그리스?네덜란드 (1949년), 에스토니아(1954년), 일본(1958년), 독일(1959년), 크로아티아(1966년), 프랑스(1977년), 체코?슬로베니아(1978년), 스페인(1995년), 헝가리(1996년), 폴란드?이란(1998년), 터키?노르웨이(2002년), 러시아(2003년), 쿠바(2007년)에 각각 번역되었다. 냉전시대 공산권 국가였던 에스토니아, 크로아티아, 체코, 슬로베니아에서 번역되었다는 점이 두드러지고, 특히 1990년대 사회주의 몰락과 함께 붕괴된 동구권 공산국가 헝가리, 폴란드와 더불어 러시아, 쿠바에서 최근 번역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구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시작된 동구권 공산국가의 붕괴와 사회주의의 몰락에 절망감을 느낀 사람들이 약 3500년 전 자유와 평등의 기치를 내걸고 단행했던 파라오 아케나톤의 혁명에 자신들의 무력감을 투영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시누헤》는 사회주의 혁명과 그 몰락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힐 수 있다.
파라오이면서 인종평등, 남녀평등, 신분평등을 주장한 혁명가이자 반전평화주의자였던 모세의 정신적 스승 아케나톤과 그를 섬긴 평범한 의사 시누헤가 벌이는 장쾌한 대서사!
미카 왈타리는 20세기 주요한 핀란드 작가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고, 《시누헤》는 왈타리의 위대한 역사소설들 가운데 첫 작품이며,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고, 또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왈타리는 약 3500년 전 이집트에서 일어난 놀라운 역사적 사건을 치밀하게 복원하여 진정한 의미의 팩션(Faction)을 완성했다. 이 소설이 미국에 소개되었을 때, 비평가들은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절묘하게 접목시킨 작가의 솜씨에 갈채를 보냈다. 평자들은 《시누헤》의 성공을 당시 독자들의 역사적 픽션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역사소설을 원했던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집트’는 그런 독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공간이었고 아케나톤의 광기에 대한 묘사와 전사, 광신자, 몽상가, 젊고 사랑스런 여인들, 관능적 여인, 교활한 매춘부, 의리 있는 노예 등의 캐릭터는 생생하게 살아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이 소설은 이 모든 인물의 미덕과 악행을 사실적으로 드러내며, 다양하고 총체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소설이 발표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시누헤》는 시대를 뛰어 넘어 전형적인 인간 군상을 총 집결해 놓은 소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시누헤》는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혁명을 일으키는 한 왕과 그를 지켜보며 선한 의지를 실천하는 한 ‘의사’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사막에 유폐된 시누헤가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지난 일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담담히 써내려간 이 기록에서 방점은 ‘아케나톤’에 찍힌다. 위대한 파라오 아멘호테프 3세의 뒤를 이어 왕좌에 올라, 다신교 전통을 과감히 깨고 최초의 유일신주의를 제창한 아케나톤. 그는 신 앞에 인간은 평등하다며 노예를 해방시켰고 평화를 사랑한 철저한 반전주의자였다. 모세가 아케나톤을 정신적 스승으로 여겼다고 전해지는데,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모세가 아케나톤 궁전의 관리였으며 모세가 아톤 사상을 지지했다고 한 바가 있고, 아메드 오스만(Ahmed Osman)은 《모세와 아케나톤((Moses and Akhenaten)》에서 둘이 동일 인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소설에서 모세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시누헤가 ‘갈대배’에 실려 나일 강으로 떠내려오는 소설의 도입부에서 연상되듯 주인공 시누헤와 모세가 연결되는 이미지를 찾는 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유일신주의를 제창한 파라오 아케나톤의 혁명과 좌절.
‘시누헤’라는 이름에 얽힌 운명적 이야기.
지금으로부터 약 3500년 전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 대부분의 지역이 석기시대를 벗어나지 못했던 시절, 이집트 제18왕조의 파라오 아케나톤은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으며 혁명을 일으킨다. 탐욕에 눈먼 귀족들과 아몬 신을 섬기는 사제들의 힘을 약화시키고자 ‘아톤’을 유일신으로 하는 종교개혁을 단행하고, 수도를 테베에서 ‘태양의 도시’ 아케타톤으로 옮긴다. ‘만인은 신 앞에 평등하다’는 구호 아래 노예와 죄수를 풀어주는가 하면, 히타이트가 이집트 변경을 유린하고 국경 수비대가 원군을 요청해도 전쟁을 피하고 협상을 통해 강화를 맺으려 한다. 《시누헤》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평범한 의사 시누헤는 의사로 명성을 떨쳐 파라오의 주치의가 되고 아케나톤의 혁명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의 혁명, 평등, 반전에 관한 사상을 이해하게 된다.
아케나톤의 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시누헤》의 기본적인 이야기 얼개의 중심에는 모험과 사랑이 있다. 한 갓난아이가 갈대배에 실려 나일 강으로 떠내려 오며 시작되는 《시누헤》의 도입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시작으로 손색이 없다. ‘시누헤’는 본래 이집트에서 민간 전승되는 이야기의 주인공 이름이다. 〈시누헤 이야기〉가 적힌 파피루스가 30개 이상 발견된 것으로 보아, 이는 단순히 인기 있는 구전 설화를 넘어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누헤 이야기
시누헤는 기원 전 20세기 고대 이집트 제12왕조 때 활동한 궁정 관리였다. 왕궁에서 우연히 파라오와 관련된 비밀 이야기를 엿듣게 되어 도망자 신세가 된다. 나일 강을 건너다 팔레스타인으로 들어간 시누헤는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 오랫동안 방랑을 하다가 시리아에 정착한다. 이방의 땅 족장의 신임을 얻어 딸과 혼인하고 나중에 족장이 되어 이집트로 금의환향한다. 파라오는 시누헤에게 귀환을 명령했고, 이집트로 돌아온 시누헤는 왕에게 용서 받는다. 그 뒤 이집트에서 다시 혼인하여 왕의 무덤 건설 책임자가 되기도 했다. 〈시누헤 이야기〉는 민간에 전승되어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었다.
왈타리는 이 〈시누헤 이야기〉의 주인공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이방의 땅을 떠도는 이야기 속 ‘도망자 시누헤’의 이미지를 주인공에게 덧입혀 ‘비밀’, ‘모험’, ‘계략’, ‘로맨스’ 같은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데 성공한다.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과 더불어 이집트, 미탄니, 바빌론, 히타이트, 크레타를 넘나들며 펼치지는 시누헤의 모험과 사랑이 흥미진진한 고대 이집트의 세계로 우리들을 초대한다.
끊임없는 ‘자기 치료’를 통해 발견하는 인생의 진리와 행복의 길.
모든 인간은 서로 형제, 미카 왈타리가 들려주는 갈등의 해법.
1945년 핀란드에서 발간된 이 소설은 비평가들로부터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인간적인 가치가 붕괴된 세계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핀란드 내전과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인간의 광기를 목도한 왈타리는 종교와 이념에 의해 파괴되는 세상에 대한 생각을 자신의 문학에 녹여냈다. 이런 의미에서 《시누헤》의 주제는 2차 세계 대전의 고통을 겪으면서 나타난 과거의 모든 가치의 붕괴와 인간에 대한 환멸을 그리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유일신 종교를 확립하려는 파라오 아케나톤, 이 계획을 짓밟는 총사령관 호렘헵, 비겁함에 굴복하면서 나약해지는 시누헤, 피로 얼룩진 광장, 혁명으로 인해 피폐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모두 왈타리가 전쟁을 경험하며 지켜본 사람들에 대한 묘사이다.
시누헤는 소설 속에서 줄곧 내면적 갈등에 휩싸이다가 비겁함에 굴복하는 나약한 인물로 그려진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대의를 천명하는 아케나톤의 혁명을 지켜본 후에는 변화를 보인다. 그 대의를 실천하다 체포되어 유폐된 후, 자신의 삶을 기록하며 ‘인간으로서 인류 속에 영원히 깃들어 살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시누헤를 ‘의사’로 설정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 시누헤의 행위는 결국 자신을 치료해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시누헤는 끊임없는 ‘자기 치료’를 통해 비겁함, 나약함을 뛰어넘어 고결한 삶의 역동성과 진리를 깨닫게 된다. 왈타리는 이런 ‘치료’의 과정이야말로 ‘인간이 서로 형제라는 전제와 사상을 깊이 내면화 시키지 않고서는 인류에게 구원이 없다’는 외침으로 막을 내린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발생한 여러 갈등을 해결하는 해법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왈타리가 강조하는 ‘자기 치료’와 ‘형제애’는 9?11이후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와 납치, 배타적인 타 종교에 대한 태도, 서로에 대한 미움과 증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는 상황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혁명과 좌절 속에서 선한 의지를 지키고자 했던 신념의 기록.
혁명을 꿈꾼 세대에 바치는 희망의 진혼가.
누구나 한번쯤은 혁명을 꿈꿨을 것이다. 식민시 시대와 6?25전쟁, 4?19혁명과 군사독재 시절을 거쳐 민주주의가 성숙하기까지 굴곡의 현대사를 겪은 우리의 일기장 한편에는 ‘혁명’이라는 단어가 희미하게 씌어 있다. 개혁에 대한 시대적 바람은 참여정부를 출범시켰고, 자유, 해방, 통일을 외치던 386세대와 좌파적 진보세력이 국회에 들어갔다. 하지만 2007 대선을 앞둔 지금 그들의 무능력함에 실망한 사람들은 무력감에 빠져있다. 《시누헤》는 3500년 전 같은 생각을 했던 파라오 아케나톤과 그를 지지한 시누헤의 이야기를 통해 이러한 우리 세대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시누헤는 아케나톤의 허락을 받아 잠시 아케타톤을 떠나 테베로 가는 길에 아톤 때문에 저주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저주받은 땅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피폐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시누헤는 백성들은 무시한 채 아톤 신에게 광신적으로 집착하는 아케나톤의 모습에 실망한다. 그리고 선한 의지가 반드시 선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결과적으로 아케나톤의 ‘의지’와 시누헤의 ‘의지’는 같은 것이었지만, 둘의 결과는 비극적이다. 아케나톤은 독살되고 시누헤는 사막에 유폐된다. 하지만 시누헤는 자신이 겪은 일을 담담하게 기록하면서 아케나톤을 향한 신념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었다. 우리가 지금-여기에서 시누헤의 비망록을 읽어야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미카 왈타리
190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에 루터파 목사였던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두 삼촌 밑에서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유년 시절에 참혹한 핀란드 내전을 목도했고 헬싱키 대학에 들어가 신학을 전공했다. 후에 철학, 문학, 미학으로 전환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신문과 잡지에 많은 글을 기고하며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초기에는 종교적인 시와 에드거 앨런 포우의 영향을 받아 공포소설을 쓰기도 했다.
자유주의 문학운동에도 참여했던 왈타리는 2차 세계대전의 참상 속에서 과거의 가치가 붕괴되어 가는 현실에 환멸을 느낀다. 물질주의적 세상에서 인본주의적 가치가 어떤 운명을 지니게 되는가를 거듭 고민하다 자신의 비관주의와 기독교적 세계관을 표현하고자 규모가 큰 역사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1945년에 발표한 《시누헤(Sinuhe Egyptilainen)》는 왈타리의 첫번째 역사소설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1979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장편소설, 중편소설, 시, 희곡, 시나리오 등에 걸쳐 다수의 작품을 남겼다. 대표작으로 《에트루리아인》《로마인》《모험자》《방랑자》《왕국의 비밀》《다크엔젤》등이 있으며 주요 작품들이 40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역자 : 이순희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폴 브랜드 평전》《빌 클린턴의 마이 라이프》(공역)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행복의 정복》《판단력 강의 101》《진실을 외쳐라》《백만 불짜리 공부습관》《블로그 마케팅》《다윈은 어떻게 프로이트에게 낚시를 가르쳤는가》 등이 있다.
목차
편집자 편지
1. 갈대배
2. 생명의 집
3. 테베의 열병
4. 네페르네페르네페르
5. 카비리
6. 가짜 왕의 날
7. 미네아
8. 어둠의 집
9. 악어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