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프랑스의 역사학자 클로드 케텔은 우리 시대를 초세계화, 국경 없는 세계라 칭하는 천진한 발상에 제동을 걸면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장벽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저자에게 장벽은 역사를 바라보는 하나의 프레임이다. 저자는 그 프레임을 통해 역사를 다른 각도에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흥미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이자 최대의 건축물로 손꼽히는 만리장성과 로마의 리메스 같은 황제의 장벽, 게토의 장벽과 같은 몽매주의 장벽, 통곡의 벽과 같은 종교적 장벽, 철의 장막과 같은 정치적 장벽 등 세계 곳곳에 세워졌고, 사라졌고, 또 다시 세워지는 장벽을 통해 인류가 어떤 이데올로기를 품고 어떤 전략으로 (장벽의) 역사를 만들어 왔는지, 그리고 만들어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출판사 리뷰
장벽을 건설하는 자는 장벽이 힘을 과시하는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장벽은 나약함의 징조다. 장벽의 존재 이유는 두려움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사람들은 한 세기가 붕괴한 것이라 여겼다. 폭력적인 20세기, 냉전의 시대가 가고, 더불어 베를린 장벽 같은 정치적 장벽도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역사는 그런 인류의 믿음을 배신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세계는 인종·종교·영토 분쟁으로 여전히 새로운 장벽을 쌓고 있다. 정치적 장벽으로 대표됐던 베를린 장벽은, 타자를 배제하고 배척하는 부시 장벽이나 분리 장벽, 부자와 가난한 자를 가르는 게이티드 커뮤니티Gated Community 등으로 진화했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클로드 케텔은 우리 시대를 초세계화, 국경 없는 세계라 칭하는 천진한 발상에 제동을 걸면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장벽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세계 최고이자 최대의 건축물로 손꼽히는 만리장성과 로마의 리메스 같은 황제의 장벽, 게토의 장벽과 같은 몽매주의 장벽, 통곡의 벽과 같은 종교적 장벽, 철의 장막과 같은 정치적 장벽 등 세계 곳곳에 세워졌고, 사라졌고, 또 다시 세워지는 장벽을 통해 인류가 어떤 이데올로기를 품고 어떤 전략으로 (장벽의) 역사를 만들어 왔는지, 그리고 만들어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저자에게 장벽은 역사를 바라보는 하나의 프레임이다. 저자는 그 프레임을 통해 역사를 다른 각도에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흥미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역사의 유물이 된 과거의 장벽
장벽을 매개로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장벽의 초기 형태, 즉 장벽이 야만인 대 문명인, 침입자 대 방어인을 구분 짓는 단순한 형태였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인류에게 장벽이 필요했던 가장 원초적인 이유는 침략자로부터 무언가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보호해야 할 것은 자신의 생명에서부터 집단이나 개인의 소유물이었을 텐데, 하나의 무리가 작은 공동체가 되고, 공동체가 국가로 커지면서 보호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런 공동체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 바로 장벽(성벽)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장벽은 더욱 견고하고 전략적으로 변모한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장벽을 꼽으라면 중국의 만리장성일 것이다. 만리장성은 중국인(한족)을 끊임없이 괴롭힌 북방민족(흉노)을 막기 위한 보호 장벽으로 군사적 역할이 주목적이었다. 물론 만리장성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만리장성이 중국의 보강된 국경, 제국의 경계였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저자는 중국의 유구한 역사를 만리장성의 필요성과 재구축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영토 확장 전략과 북방민족과의 관계로 이어지면서 중국의 역사를 관통한다.
저자는 로마의 역사도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도시국가의 경계를 긋는 의식”, 즉 도랑을 파는 행위로부터 설명한다. 이렇게 시작된 로마는 전 세계를 정복하면서 곳곳에 리메스를 남긴다. 하지만 리메스가 명확한 ‘국경’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저자는 여러 정황을 들어 리메스가 로마제국의 국경이 아니었으며, 사실 로마가 국경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말하는데, 분명한 것은 “만리장성이 중국 역사의 결과물이듯이 리메스 역시 로마 역사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장벽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유명한 만리장성과 리메스 외에도 저자는 오파의 방벽이나 메디아 장벽 등을 통해 경계(국경)를 만든 과거의 장벽들을 소개하고, 더 나아가 무언가를 배제하고 추방하는 벽들, 가령 사유재산을 지키기 위해 등장한 최초의 철조망이나 유대인에 대한 차별 정책의 산물인 게토의 장벽,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비극이 벌어지게 된 원인 중의 하나인 통곡의 장벽, 파리 시민들의 원성을 샀던 징세청부인의 벽, 동족상잔의 비극인 파리코민 국
작가 소개
저자 : 클로드 케텔
1939년에 태어난 프랑스의 역사학자.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치다가 1976년부터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에서 근현대사 수석연구원으로 일했으며, 지금은 명예책임연구원으로 있다. 1992년에서 2005년까지 캉 전쟁기념관에서 학예팀장을 지내면서 역사학자로서는 드물게 전시회 기획에 관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해외 유명 박물관 및 기념관과 함께 일했으며 1988년에는 1차 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인터넷에서 진행되는 최초의 온라인 전시회를 기획해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현재 역사와 관련된 전시회 및 문화 행사 기획 감리 및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30여 권의 저서와 200편이 넘는 논문 및 글을 발표했으며 프랑스 국가공로훈장을 수여했다. 저서로는 『7월 14일의 신화Le mythe du 14 juillet』(2013), 『용서할 수 없는 패전L’Impardonnable d?faite』(2012), 『상륙작전 사전Dictionnaire du d?barquement』(2011), 『2차 세계대전 백과사전Larousse de la Seconde Guerre mondiale』(2007, 공저), 『2차 대전 속의 여성Femmes dans la guerre 1939-1945』(2004)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정치적인 벽, 그 모든 역사
제1부 과거의 장벽
1장. 국경을 만드는 장벽
중국의 만리장성
로마의 리메스
경계를 이루는 다른 벽들
2장. 추방의 벽
배제와 점유의 벽
페스트 장벽
유대인 게토
3장. 특별한 벽
통곡의 벽
공동교회 시뮬타네움
징세청부인의 벽
파리쾨뮌 국민병의 벽
제2부 ‘장벽’ 또는 정치적 장벽의 절정
4장. 철의 장막
태동하는 냉전의 두 진영 사이
장막을 넘어 서쪽으로 탈출하기
5장. 베를린 장벽
철의 장막의 무거운 고리
장벽의 그늘에서
6장. 장벽의 붕괴
무너지는 도미노
밤에 태어나 밤에 사라진 장벽
기억의 의무, 역사의 거부
제3부 장벽은 사라지지 않는다
7장. 분쟁의 국경
남북한을 가르는 장벽
키프로스의 ‘그린라인’
서사하라의 모래 장벽
인도의 장벽들
중동의 장벽들
캅카스 지역의 장벽
8장. 대테러 장벽
요르단 강 서안의 이스라엘 장벽
가자 지구의 이집트 장벽
바그다드의 그린존
9장. 불법 이민 방지 장벽
부시 장벽
세우타와 멜리야의 장벽
그리스, 보츠와나, 홍콩에 세워진 장벽
10장. 분리 장벽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 피스라인
파도바의 범죄 방지 장벽
게이티드 커뮤니티의 자발적 장벽
11장. 선포의 벽
선언의 벽
기억의 벽
맺음말 벽이 죄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