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왜 연보로 구성한 사진집인가? 당신이 지금 시속 100km로 달리는 전차를 운전하고 있는 기관사라고 상상해보라. 멀리 선로 위에 인부 다섯 명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공교롭게도 브레이크가 고장이다. 조금 있으면 이들을 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옆에 비상철로 하나가 나 있는 것이 아닌가. 비상철로에는 인부 한명이 쉬고 있다. 당신은 이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그대로 가던 길을 가서 다섯 명의 인부를 희생 시킬 것인가? 아니면 비상철도로 옮겨가 한 명의 인부를 희생시키는 결단을 내릴 것인가? 아니면 아예 탈선을 해 열차에 타고 있던 사람 모두를 희생시킬 것인가?
2010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샌델 교수가 정의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제시한 흥미로운 예 중 하나이다.
‘사진과 함께 읽는 대통령 박정희’는 박정희 재임 18년간 그가 행한 선택이 숱한 고민 끝에 내린,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는지를 방대한 사진자료를 통해 독자들에게 묻는다. 이 책은 1960,70년대 대한민국이 직면한 시대상황에서 한 인간으로, 군인으로,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박정희가 내려야했던 결단들과 그런 결단이 나오게 된 시대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 이를 위해 엮은이 안병훈은 박정희의 업적이 아닌 연보 위주로 사진집을 구성했다.
예를 들어, 1975년 4월 8일 이루어졌던 긴급조치 7호는 한 달 전 일어났던 북한 제2땅굴의 발견이나 같은 달 벌어진 월남 패망과 분리해서 볼 수 없다. (347p~349p) 그러나 엮은이는 이 책에서 이런 연결고리를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다. 그 시대에 일어났던 일을 담담하게 사진으로 나열해 독자가 직접 그 시대의 시대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흥미로운 사진들과 사실들이 책에는 1961년 5.16 이 일어났던 해부터 시작해서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할 때까지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던 중요한 일들이 빠짐없이 시간 순으로 나열돼 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진들과 사실들을 만나게 되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다.
미 케네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면 실내에서 선글라스를 쓴 채 담배를 피우고 있는 박정희의 모습(46p)도 요새의 정상회담에서는 사뭇 찾아보기 힘든 재밌는 장면이며, 한결 젊어 보이는 케네디와 박정희가 1917년생 동갑내기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47p 본문중)
그가 부정적으로 묘사될 때 항상 나오는 선글라스 쓰는 습관이 사실은 상대방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할 때 마음이 얼굴 표정에 나타날까봐 하는 행동이라는 일화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이다. (72p)
1960년대 중반 KIST 연구원들 중 대통령보다 많은 봉급을 받는 이들이 많았을 정도로 대통령의 과학기술에 대한 집념이 강했었다는 점(150p) 등 다수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또한 사진 찍기를 좋아하여 주변사람들의 사진을 찍는 모습들(540p)과 이승만 대통령시절부터 있었다는 낡은 오르간을 두드리는 모습(541p) 그리고 그림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기르던 개 방울이를 그린 스케치 및 딸 근영을 그린 작품들(526~527p)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박정희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육영수여사 서거 후 남긴 자작시도 흥미를 끈다.
이제는 슬퍼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건만.... (343p)
이제는 슬퍼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건만 문득 떠오르는 당신의 영상
그 우아한 모습, 그 다정한 목소리, 그 온화한 미소
백목련처럼 청아한 기품 이제는 잊어버리려고 다짐했건만
잊어버리려고 하면 더욱더 잊혀지지 않는 당신의 모습
당신의 그림자, 당신의 손때, 당신의 체취
당신이 앉았던 의자, 당신이 만지던 물건, 당신이 입던 의복,
당신이 신던 신발
목차
책을 내면서
제1부 1961~1979 혁명가, 횃불을 들다
민족중흥과 조국 근대화 이룩
1961년 혁명의 새벽
- "주사위는 던져졌어!"
- "은인자중하던 군부는 금조 미명을 기해 3권을 장악…“
- 장면(張勉) 총리 피신, 각료 체포하고 청와대 포위했으나 불안한 이틀
- 매그루더, 윤보선에 진압요청 “나에게는 통수권이 없다!”
- “올 것이 왔구나!”
- 윤보선, 박정희와 첫 대면
- 혁명의 성공은 5월 18일
- 윤보선 대통령, 하루 만에 하야 번의(?意)
- 국가재건최고회의 발족, 혁명내각 구성
- 첫 기자회견
- 최고회의, 민의원 건물 내에 둥지 트다
- 쿠데타 닷새 만에 2천여 용공분자 체포, 깡패들 거리 행진
- 국민재건운동을 전개, 본부장에 유진오 고려대 총장
- 5·16 아흐레 만에 농촌 「고리채 정리령」공포
- 장도영, 44일 만에 거세되다
- 군사혁명 실세 박정희, 전면에 등장하다
- 박정희, 혁명 후 87일 만에 육군 소장에서 중장으로
- “총선거 실시 후 민정 이양하겠다”
- “4천년 이어져온 가난을 추방하자!”
- 모내기, 벼 베기 18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아
- 미국 방문길에 일본 들러, 김종필이 극비리 주선
- 한일 정상, 만나자마자 실질 단독회담
- 케네디와의 정상회담에서 ‘베트남 파병 용의’ 밝혀
- “군정(軍政) 필요 이상 연장 않겠다.”
1962년 제3공화국 탄생
- 단기(檀紀) 폐지하고 서기(西紀)로
- ‘한강의 기적’ 스타트, 야심찬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 태화강변에 펼쳐진 울산공업단지의 꿈
- “4천년 빈곤을 씻기 위해 이곳 울산에 왔다.”
- 우리의 민주주의는 한국화된 ‘행정적 민주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