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빠도 아들도 곧잘 잊어버리는 일이지만, 아빠도 어렸을 때가 있었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하면 쑥스럽기 그지없는 이야기를 동화 속에 풀어 놓았다. 누런 코를 징징 흘리면서, 가끔 오줌도 싸고, 이웃집 닭을 서리해 먹기도 했고, 드센 여자 아이에게 혼쭐이 나기도 했다.
담담하게 아빠의 어린 시절이 흘러 간다. 지금의 아이들과는 달리 모든 것이 부족했고 배고픈 시절이었지만,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 친구가 있었고, 진심으로 제자의 앞길을 걱정한 선생이 있어서 '나'는 힘든 시절을 웃음으로 넘길 수 있었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여유와 정이 그 시절에는 있었던 것.
어쩌면 첫사랑이었을지도 모를 '끝순이'의 이야기에서는 그리움의 향기가 난다. 맨 손으로 까치살무사를 잡아 남자아이들의 기를 꺾었던 끝순이, 무당개구리를 분필통 속에 집어 넣어 여선생을 울리기도 한 끝순이. 하지만, 마음씨만큼은 비단결 같았던 그 아이를 '나'는 좋아했던 것이다."끝순아, 끝순아!"내가 소리쳐 이름을 부르자 끝순이가 방문을 덜컥 열었다."아침부터 왜에?""내 더위 사 가라!"나는 얼른 끝순이한테 내 더위를 팔았다."안 사!"끝순이가 고함을 버럭 질렀다. 그래도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부르자 끝순이가 대답을 했기 때문이다.나는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올 여름은 더위를 타지 않고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본문 p.98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정도상
1987년 단편 「십오방이야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창작집으로 『친구는 멀리 갔어도』 『실상사』 『모란시장 여자』 『찔레꽃』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 『누망』 『낙타』 『은행나무 소년』 『마음오를 꽃』과 장편동화로 『돌고래 파치노』가 있다. 제17회 단재상, 제25회 요산문학상, 제7회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목차
오줌싸개
똥을 먹는 돼지
부스럼과 풍선껌
통쾌한 복수
맹호가 간다
예쁜 아가의 탄생
촌스러운 아기 이름은 싫어
장터에서
솔방울 줍기
대보름
열심히 일하는 우리 아빠
첫사랑
꽃상여 타고
자장면 한 그릇
고추잠자리
채변 봉투
지은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