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송도(松都) 인근에 위치한 박적골에서 서울로 올라온 젊은 엄마가 어린 남매와 함께 자리를 잡아간다. 해방 뒤 한때 좌익에 가담했다가 전향한 오빠는 삼팔선을 넘어 물밀듯이 남진해온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하고 있는 동안 이웃의 고발로 끌려가서는 의용군으로 입대한다. 어릴적 영웅이었던 오빠를 앗아간 전쟁의 악의를 모티브로 쓴 박완서의 자전적 연작 소설. 민족 전체의 비극을 대표하는 한 청년의 죽음과 가족의 아픔, 고난을 그린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엄마의 말뚝}은 평론가 권명아에 의해 적절하게 표현된 것처럼 우리 시대 \'억척 어멈\'의 삶의 기록, 그것도 나라가 식민지로 전락한 시기부터 해방과 한국전쟁,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 지속되는 분단의 현실을 살아온 한 여성의 삶의 기록이다.
우리 시대 보편적인 어머니들의 삶의 한 판본
{엄마의 말뚝}은 1980년 9월 <문학 사상>에 1부가, 그 이듬해에 2부를 발표하여 이상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전3부작으로 되어 있다. 1편은 일제시대에 남편을 잃은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신교육을 시키기 위해 시댁인 개성을 떠나 서울의 문밖인 현저동 꼭대기에 알량한 여섯 칸짜리 기와집을 마련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며, 2편은 말년에 사고로 넘어진 어머니가 약간의 혼수상태를 겪으면서 자신의 죽음을 대비하는 대목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 3편은 사고 후 7년을 더 사신 어머니의 일상과, 그런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남겨진 가족들이 그녀의 죽음을 수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런 {엄마의 말뚝}이 일차적으로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어머니들의 삶의 한 판본인 것만은 분명하며, 그런만큼 그것은 그 기록 자체만으로도 여성들의 삶에 대한 우리들의 이해를 돕기에 족하다.
분단의 상처와 여성의 삶이라는 영원한 현재성의 문제
주인공 엄마의 삶의 전 과정은 딸의 시각과 입을 통해 증언되고 있다. 그러나 {엄마의 말뚝}은 어머니의 삶이란 것은 딸의 시선을 통해 복원되고 의미가 부여되어야 하고 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메시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주인공인 엄마의 삶의 전 과정이 딸의 시각과 입을 통해 증언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라는 보편적인 익명 속에서 개별자로서의 어머니 삶의 개체성을 복원하고 확인하고 거기에 합당한 사적 위상을 부여하는 책무가 전적으로 딸에게 부여되었다는 점에서 어머니로부터 딸로 이어지는 여성의 삶이라는 문제는 영원한 현재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엄마의 말뚝}에서 보여주는 모성의 집요함이 보편적 공감을 획득한 것은 6.25전쟁이라는 역사적 시공간과 결합된 것뿐만 아니라 오빠라는 존재를 사이에 둔 모녀간의 오랜 갈등의 드러냄을 통해 상처란 얼마나 깊고 지속적으로 삶 속에서 거듭 덧나는지를 확인하게 해준다. 그리고 그것의 근원적 치유는 결국 죽음이라는 형식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진실을 제시함으로써 인간 존재의 심연을 보여준다.
{엄마의 말뚝} 2편에서 \'말뚝\'의 의미는 드러난다. \'나\'의 말뚝은 가정이라는 울타리이고 \'나\'는 그 말뚝에 매여 자신의 인생을 찾을 수 없다. 이에 비해, 엄마의 말뚝은 죽은 오빠에 대한 애통함이다. 즉 \'나\'의 말뚝보다 더 참혹한 것이다. 즉 엄마의 말뚝은 바로 오빠에 대한 애정, 다시 말해 원한 맺힌 분단 상처인 셈이다.
많은 한국 전쟁 소설이 지나친 이념 대립이 강조되거나, 이 이념 대결의 연장선에서 계속
우울한 삶을 살아가는 다음 세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박완서의 작품은 조금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그의 소설에서는 이념 대결의 갈등이 그렇게 첨예하게 부각되어 있지도 않고, 아픔의 책임을 전쟁으로 돌리는 구호적인 외침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생활 속에서 여전히 배어 있는 그 아픔의 깊숙한 체험을 잔잔히 그려내고 있다.
소설가 마르시아스 심 - {엄마의 말뚝}을 읽고
한 문장도 보태고 버릴 것이 없이 이어지는 이 회고담 소설은, 가능성의 힘이 그러하듯이 지나간 세월의 힘이야말로 우리의 삶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이 소설이 명작인 까닭은 이렇게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을 투영해 볼 수 있는 근거와 여유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박완서
작가 박완서는 1931년 경기도 개풍군에서 출생. 서울대 문리대 국문과 재학중 6·25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불혹의 나이로 문단에 데뷔한 그는 이후 정력적인 창작활동을 하면서 그 특유의 신랄한 시선으로 인간의 내밀한 갈등의 기미를 포착하여 삶의 진상을 드러내는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휘청거리는 오후} {목마른 계절} {살아있는 날의 시작} {엄마의 말뚝}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꽃을 찾아서}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꿈엔들 잊힐리야}(원제{미망}) {저문 날의 삽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 등 다수의 소설작품과,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 {살아있는 날의 소망}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어른노릇 사람노릇} {아름다운 것은 무엇을 남길까} {두부} 등의 산문집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중앙문화대상(1993)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한무숙문학상(1995)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인촌상(2000) 황순원문학상(2001), 호암상(2006)등을 수상했다.
목차
엄마의 말뚝 1
엄마의 말뚝 2
엄마의 말뚝 3
유시
꿈꾸는 인쿠베이터
그 가을의 사흘 동안
꿈을 찍는 사진사
창 밖은 봄
우리들의 부자
해설 / 김경수
작가·작품연보
작품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