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탈리아 문단에서 핵심적인 인물로 활동했던 문학가 조반니 파피니는 정통 교리로 인정받지 못한 성부들의 생각을 집대성해 책으로 펴냈다. 조반니 파피니는 하느님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는 진정한 크리스천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느님의 사랑이 완전하고 무한한 만큼, 하느님은 악마로 전락해버린 루시퍼를 보며, 죄로 물든 이 세상과 인간들을 보며 무한한 고통을 겪고 있다.
조반니 파피니는 하느님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우리 모두가 구원을 받은 뒤 두 번째 구원, 즉 루시퍼를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아직 그 방법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것만이 하느님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한다. 하느님의 고통은 크리스트교의 마지막 신비다.
조반니 파피니가 예리한 시각으로 간파한 몇 가지 사실들은 공식 교리에만 익숙한 크리스천들에게는 대단히 충격적일 수 있다. 하지만 조반니 파피니는 단지 새로운 사실을 부각시키면서 크리스천들에게 충격을 던지는 것에 머물지 않고 그러한 사실조차도 크리스트교의 정신에 입각하여 바라보고자 노력한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송병선 교수의 말처럼, 이 책은 완전한 하느님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출판사 리뷰
“왜 하느님은 이 세상의 악을 멸하지 않으시는가!”
초기 크리스트교 역사부터 이어져온 금지된 질문,
그리고 심오한 역설 속에 숨겨진 구원의 신비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시고,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의 한가운데에 놓으셨다.
하느님이 가장 분명하게 모습을 드러낸 곳에서는 당신의 적도 쉽게 발견된다. 반대로 우리가 가끔씩만 하느님을 찾으면서 절망에 빠져 지내는 동안에는 당신의 적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악이란 완전한 선이 항상 지니고 다니는 그림자라고 믿고 싶은 유혹을 느끼며, 언젠가 그런 그림자까지도 이해하게 될 것이라는 유혹을 받는다.
_그레이엄 그린(Graham Greene, 소설가)
■■□ 신앙이 가장 강했던 시절에 탄생한 위험한 생각들
;정통 교리로 인정받지 못한 성부들의 생각을 집대성하다
한 가지 생각이 ‘정통’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수많은 사람들의 합의를 거쳐야 한다. 특히 종교의 세계는 보수적인 성향이 대단히 강해서 아무리 뛰어난 가설일지라도 신앙의 기반에 균열을 가할 수 있는 것이라면 위험한 생각으로 간주되기 일쑤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교회가 이 ‘위험한 생각’들을 무조건 이단이나 신성모독으로 본 것은 아니었다.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니었으나, 신앙에 관한 자유로운 사색은 언제나 가능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늘날 성인(聖人)으로 추앙받는 수많은 사제들과 교회 신학자들은 현대 크리스트교 신자들로서는 깜짝 놀랄 만한 생각들을 전개했고, 자신들의 생각을 책으로 남기기도 했다.
교회는 대천사 루시퍼가 교만을 일삼다가 하느님께 반항했으며, 반란을 일으켰다가 형벌을 받아 땅으로 추락했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성 유스티누스, 테르톨리아누스, 성 키프리아누스와 성 그레고리우스는 루시퍼가 하느님에게 반항한 이유가 인간을 향한 질투 때문이었다고 생각했다. 자기보다 못한 피조물(인간)에게 세상을 다스릴 사명이 맡겨지자 질투에 눈이 먼 루시퍼가 하느님께 반항했다는 것이다. 또 교황 레오 10세의 총애를 받았던 도미니크 수도원의 사제 암브리시오 카타리노는 루시퍼가 인간을 구원하는 그리스도가 되기를 희망했으나 하느님의 선택을 받지 못하자 절망에 빠졌다고 밝혔다. 카타리노의 이 가정은 교황청으로부터 ‘신심 깊은 희망의 학자’라고 추앙받았던 프란체스코 수아레스에 의해 수용되어 보다 치밀하게 전개되었다. 어떤 신학자는 그리스도와 루시퍼가 형제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성서는 하느님과 악마가 적대적인 관계에 있다고 전하고 있고, 크리스트교 신자들 대부분이 그렇게 믿고 있다. 하지만 교회의 존경을 받았던 명망 있는 사제들과 신학자들은 때때로 하느님과 악마 은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가르쳤다. 이러한 사실은 이 책의 저자 조반니 파피니가 밝히는 것처럼, 성서의 몇몇 구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순명을 강조하는 크리스트교의 세계에서 신앙의 모범으로 추앙받는 성인들은 왜 정통 교리를 해칠 수 있는 위험한 생각들을 펼쳤고, 공공연히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했을까? 그것은 하느님과 악마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한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은 아주 기본적인 구조의 질문에서 비롯된다.
‘하느님은 선하시며 전지전능하시다. 그런데 하느님이 지으신 이 세상은 죄로 물들었고, 인간들은 전쟁과 범죄 등 악마적 사건 속에서 고통당하고 있다. 왜 하느님은 이 세상에서 모든 악을 몰아내고 인간을 죄악에서 구하지 않으시는가?’
가장 완전한 피조물이었던 루시퍼는 왜 악마가 되어야 했으며, 인간세상은 왜 하느님에게 형벌을 받아 땅으로 추락한 악마에 의해 죄로 물들게 되었는가? 인간의 상식으로는 풀 수 없는 이 악마의 탄생과 죄의 시작에 관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교회의 사제들과 신학자들은 갖가지 가설과 가정을 생각해내야 했던 것이다.
■■□ 원죄의 탄생 드라마가 가진 역설과 모순
;에덴은
작가 소개
저자 : 조반니 파피니
20세기 초 이탈리아의 대표 지성인이자 언론인 겸 문학가. 피렌체의 장인 집안에서 태어나 가난하고 고독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한때는 가리발디 추종자이자 공화제 지지자이며 반교권주의자였다. 파피니는 강한 무신론자였는데, 1차 세계대전 뒤 『예수 이야기』(1921)를 발표하며 가톨릭으로의 회심을 알렸다. 이 책은 1921년부터 1985년까지 여덟 차례나 재판되면서 저자의 삶 또한 재조명되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문학적 재능을 인정받았고 훗날 노벨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저자는 어려서부터 종교 등 모든 형태의 정신적 예속에 큰 반감을 품었던 만큼 가톨릭 회심을 알린 이 책은 이탈리아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문학잡지를 창간하고 철학서를 집필하기도 했으며, 그 경험을 살려서 쓴 형이상학 소설『일상의 비극』은 당시 소설의 지형을 새롭게 바꾸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성 아우구스티누스』(1930), 『단테 일대기』(1933), 『미켈란젤로 일대기』(1949) 등의 전기를 내며 전기 작가로서의 명성도 얻었다.
목차
저자의 말
Prologue. 왜 악마를 말해야 하는가 _인간과 악마의 관계에 관한 진실
악마를 향한 구원의 손길|종말, 이 세상의 마지막 페이지
Part 1. 인간의 영혼, 하느님과 악마의 전쟁터 _악마의 기원과 속성
내면 속의 악마|땅 위의 왕들과 추락한 천사|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두 손님|모세의 시체를 두고 벌인 사탄과 대천사의 대결|악마와 성인들
Part 2. 사탄의 반란 _교부와 신학자들이 본 루시퍼의 반란 이유
인간을 향한 질투로 반란을 일으키다|그리스도의 자리를 빼앗긴 루시퍼의 슬픔과 분노|가장 완벽한 피조물의 교만과 자유의지
Part 3. 하느님의 고통을 기억하라 _성경에 나타난 하느님과 악마의 관계
무엇이 루시퍼를 타락하게 했는가?|악마가 지닌 신격|하느님의 방법, 악마의 방법|하느님 유혹의 신비|천국에 초대받은 악마|그리스도는 스스로 악마의 시험에 드셨다|그리스도는 악마의 유혹을 어떻게 승화시켰는가|구원의 역사와 악마의 역할|천사의 추락과 인간의 배반, 그리고 하느님의 고통
Part 4. 악마는 어떻게 이 세상을 지배했는가 _악의 세력과 세속의 권력
아담은 과연 구원 받았을까|이브의 후손들, 구원과 파멸의 통로|세상을 향한 악마의 계획|우리 안의 평범한 악마 숭배자들|악의 선물|악마 숭배에 관한 부족한 상상력|최후의 심판을 피할 길은 없는가
Part 5. 악과 결탁해야 진정한 예술이 탄생하는가 _악마와 예술의 관계에 대한 고찰
악마와 문학|악마의 영감을 받은 책들|사탄문학의 천국 프랑스|악마와 미술|악마와 음악
Part 6. 추악한 괴물과 창백한 신사 _시대에 따른 악마의 형상 변화
추하거나 아니면 아름답거나|고귀한 인간으로 온 근대의 악마|악마의 마음
Part 7.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