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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공원에서
창비 | 부모님 | 201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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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창비시선' 354권. 2002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부드러운 시정(詩情) 속에 유머와 해학이 어우러진 개성 있는 시세계를 펼쳐온 고영민 시인의 세번째 시집. 두번째 시집 <공손한 손>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세상을 바라보는 온화한 시선과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농익은 감수성으로 삶의 풍경을 노래한다.

요즘 시단에서 흔한 엽기적인 상상력과 관념적인 언어유희의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독특한 발상과 투명하고 명징한 언어의 두레박으로 일상에서 길어올린 소박한 시편들이 가슴속에 훈훈한 온기를 불어넣으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출판사 리뷰

순정과 연민을 녹인 따뜻하고 유쾌한 상상력

2002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부드러운 시정(詩情) 속에 유머와 해학이 어우러진 개성 있는 시세계를 펼쳐온 고영민 시인의 세번째 시집 『사슴공원에서』가 출간되었다. 두번째 시집 『공손한 손』(창비 2009)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세상을 바라보는 온화한 시선과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농익은 감수성으로 삶의 풍경을 노래한다. 요즘 시단에서 흔한 엽기적인 상상력과 관념적인 언어유희의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독특한 발상과 투명하고 명징한 언어의 두레박으로 일상에서 길어올린 소박한 시편들이 가슴속에 훈훈한 온기를 불어넣으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절실한 삶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고영민의 시는 순박하고 소탈하다. “12남매 중 막내”인 시인은 “돌아가신 아버지, 아버지보다 먼저 간 넷째 형, 그리고 늙으신 어머니를 몸에 들이고 딱 그만큼의 시를 몸 밖으로 꺼내놓”(윤성학, 발문)는다. 그의 시의 바탕을 이루는 유년 시절의 추억과 향수는 특히 “병실에 누운 채 곡기를 끊으셨”다가 “아주 천천히 오래오래” 밥 한 그릇을 드시고 “다음날 돌아가”(「끼니」)신 아버지를 추억하는 지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문득 내 살던 집의 팽나무가 보고 싶은 시간”(「공전」), 시인은 돌아가신 아버지와 형을 마음속으로 불러내 애틋한 그리움에 젖는다.

형이 다시 저 길로 살아서 왔으면 좋겠다/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다시 저 길로 살아서 왔으면 좋겠다/죽은 아들을 살려 떠메고/함께 웃으면서 왔으면 좋겠다/봐라 아버지란 자고로 이런 거다, 너털웃음에 큰소리를 치며/시끄럽게 왔으면 좋겠다//올해도 어김없이 꽃들은 다시 살아서 온다/달큰한 아버지의 술냄새처럼/꽃들은 온다/비틀비틀 온다/산 절로 물 절로, 흥얼흥얼 고래고래/노래를 부르며 온다(「마중」 부분)

여전히 젊은 시인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어느덧 중년에 이른 덕분일까. 시인의 시는 기존의 풋풋한 서정성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삶에 대한 성찰에서 오는 그윽한 깊이마저 더하게 되었다. 시인은 “어둠이 혼자서 성큼성큼 걸어오”(「저녁 밥상을 물린 뒤」)는 “뿌리 젖은,/이승의 저녁”(「한적한 흙」) 무렵, “당신을 땅에 묻고 와 내리 사흘 밤낮을” 자고 “일어나 반나절을 울고/다시 또 사흘 밤낮을 잤”(「망종(芒種)」)던 기억을 되새기며 애잔한 슬픔에 잠긴다. 자신을 일러 “눈물 많은 소”(「호미」)라고 말하는 시인은 “울고 싶을 때 울고”(「손등」),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는/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중얼거”(「오지」)린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생을 기어이 일상의 남루함 속에서 이끌어가야만 하는 우리네 인생, 그것이 슬픔과 고독을 불러온다는 것을 이제 온몸으로 느끼면서도 그것들을 애써 부정하고 벗어나기 위해 아등바등할 필요도 없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된 듯하다. 그리하여 시인은 새와 나무와 꽃의 “몸을 빌려” 슬픔을 다독인다.

어젯밤에는 잠든 사이/양철지붕을 빌려/비가 한참을 울다 갔다/애가 울면 아내는/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젖을 꺼낸다//나는 여태껏/매미가 우는 줄 알았다/나무가 매미의 몸을 빌려 울고 있었다/울음이 다하면/얼른 다른 나무 그늘에 붙어/대신 또 몸으로/울어주고 있었다(「빌려 울다」 부분)

그는 딸의 이야기를 시에 종종 담는다. 그에게 있어 딸은 일상 속에서 문득 소박한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통로이기도 하다. 유년 시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은 딸을 만나 그 시절을 함께한 이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추억하는 계기가 되고, 생에의 슬픔과 고단함은 딸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푸릇푸릇한 희망으로 진화한다. 나아가 시인은 그러한 전환 속에서 자연과 세계에 대한 어떤 지순한 마음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민물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약간 미지근한/물살이 세지 않은/입이 둥근 물고기가 모여 사는//(…)//어탕이 끓는 동안/깜박 잠이 든 세

  작가 소개

저자 : 고영민
1968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악어』 『공손한 손』 『사슴공원에서』 등이 있다.

  목차

제1부
거웃 / 극치 / 공전 / 망종(芒種) / 장작 목회 / 손등 / 친정 / 수필 / 끼니 / 원두 / 어둠이 올 때 / 입술 / 저녁 밥상을 물린 뒤 / 국립중앙도서관 / 하지(夏至) / 꼬리는 개를 흔들고 / 독경 / 한적한 흙 / 마흔 / 회감(回感)

제2부
구례 산동 / 독서 / 모란꽃 그림 / 흰죽 / 호미 / 찔레나무 / 수국 / 물금 / 소가 여물을 거의 다 먹어갈 무렵 / 통정 / 방언 / 모래 / 물배 / 천장 / 오늘 한 일이라곤 그저 빗속에 군자란 화분을 / 내놓은 것이 전부 / 생장 / 벽돌 한장 / 그늘 / 오지 / 감꽃 / 마중 / 단풍을 말하기 전

제3부
통증 / 반음계 / 새 / 간장 / 질감 / 도마도 / 꽃 조문 / 동행 / 비의 성분 / 붉은 이불 / 민물 / 사슴공원에서 / 빌려 울다 / 물웅덩이 / 눈물소금 / 그림자 / 잔상 / 가을장마 / 피 묻은 손으로 / 문장

발문|윤성학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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