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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꽃 : 농부 전희식이 치매 어머니와 함께한 자연치유의 기록
그물코 | 부모님 | 200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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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치매 어머니와 함께 한 기록을 담은『똥꽃』. 이 책은 귀농한 농부 저자가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시골에 살면서 겪은 체험담을 모아 정리했다.

《똥꽃》에는 사로고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된 노모에게 치매 증상이 생기면서 아들인 저자가 시골의 빈집을 구해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 시골의 변화하는 계절 속에서 치매 어머니의 자연 치유 기록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출판사 리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2006년 노인인구 460만명, 전 인구대비 9.5%)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성 치매도 늘어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8.3%(약 36만명)가 치매를 앓고 있고 이 숫자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다.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이 치매인데, 그 이유는 본인이 겪는 아픔보다 옆에서 수발을 해야 하는 가족들에게 미안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에서 치매는 이제 더 이상 개인이나 한 가정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책은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와 그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아들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흔히 치매라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모습들이 이 책에서는 근본적으로 뒤집어진다. 어머니는 20년 가까이 지내던 아파트를 벗어나 아들 전희식씨가 빈집을 구해 1년 넘게 고물로 고쳐지은 산골짜기 허름한 집에서 사시사철 계절을 몸으로 느끼며 지내신다.

사고로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되신 어머니는 예전 같으면 늘 방안에 앉아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괴로우셨겠지만 시골집에 오셔서는 그럴 시간이 없다. 전희식씨가 그럴 틈을 만들지 않는다. 어머니는 불편한 몸을 끌고 마당에 나와 텃밭에 물을 주고, 필사적으로 부엌 문턱을 넘어 아궁이불을 지피기도 하신다. 어릴 적 먹던 가죽자반을 만들고 20년만에 수제비를 만들어 자식 밥상을 차려주셨다. 늙고 병든 노인들이 스스로를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해서 한없이 위축되지만, 전희식씨는 어머니가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해드린다. 어머니는 자신감을 되찾게 되었다. 일을 하면서 예전의 기억들이 서서히 재생되기 시작한다.

전희식씨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분노에 사로잡히신 어머니에게 그만의 방법으로 현실감각을 되찾아드린다. 일부러 양말에 구멍을 내 어머니에게 슬쩍 내밀면 어머니의 분노는 어느새 사라지고 바느질에 집중하신다. 전희식씨는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집중하지 못할 때 끼어드는 것이 망상이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이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백기를 들어버린 치매는 이 책에서 ‘포기한 삶의 틈새로 끼어든 이물질’일 뿐이다. 86년을 살아오신 어머니 삶의 고단함이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그 과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하늘의 이치에 귀 기울일 때, 치매는 병이 아니라 치유 자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깨달음은 전희식씨가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3년 여 동안 수많은 관련 책과 자료, 노인병원에서 자원활동을 하면서 얻게 된 것이다. 10년 전 귀농을 하면서 생태적인 삶에 눈을 뜨고 모심과 돌봄으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결과물이기도 할 것이다.

전희식씨는 책읽기를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동화나 옛이야기를 찾아서 읽어 드리다 정작 노인들이 읽을 만한 책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젊은 것들’이 봐야 할 효도를 주제로 한 이야기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도 어머니에게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전희식씨는 직접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노화老話’이다. 노인을 소재로 하거나 노인문제를 다룬 책들은 있지만, 노인이 읽을 만한 이야깃감으로 만들어진 책은 거의 드문 현실에서 ‘노인문학’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된 것이다. 노화는 어머니에게 큰 인기를 얻었고, 한 편 두 편 노화가 만들어지면서 어머니의 기억들이 또렷하게 살아나기 시작했다.

어머니를 모시면서 전희식씨 가슴에 가장 깊게 자리잡은 것은 바로 ‘존엄’이다. 늙고 병든 노인은 인간이라기보다는 ‘관리’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렸다. 우리 사회가 노인에게 저지르는 무례와 무시는 바로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전희식씨는 어머니에게 절대 반말을 쓰지 않는다. 집을 나가고 들어올 때는 언제나 큰절로 인사를 드리고 무슨 일이든 어머니에게 먼저 알리고 한다.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결코 흘려듣는 법이 없다. 이 책이 나올 수 있게 된 것도 어머니의 말씀에 온전히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어머니로부터 되살려지는 기억들을 통해 오히려 전희식씨가 새로 배우고 깨닫는 것이 더 많았다. 자연치유는 어머니와 더불어 어머니를 모신 아들에게도 가닿은 것이다. 일하러 나갔다 온 사이 혼자 뒷간에 못 가시고 방에 누신 어머니 똥이 꽃으로 보이는 놀라운 치유의 힘.

똥꽃

감자 놓던 뒷밭 언덕에
연분홍 진달래 피었더니
방안에는
묵은 된장 같은 똥꽃이 활짝 피었네.
어머니 옮겨 다니신 걸음마다
검노란 똥자국들.

어머니 신산했던 세월이
방바닥 여기저기
이불 두 채에
고스란히 담겼네.
어릴 적 내 봄날은
보리밭 밀밭에서
구릿한 수황냄새로 풍겨났지.
어머니 창창하시던 그 시절 그때처럼
고색창연한 봄날이 방안에 가득 찼네.

진달래꽃
몇 잎 따다
깔아 놓아야지.

이 책의 모든 소재들을 제공하고 이야기 줄기를 엮은 어머니가 공동저자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 소개

저자 : 전희식
1958년 경남 함양의 황석산 아래 동네에서 태어났다. 곡절 많은 학창시절과 청장년기를 거쳐 1994년에 전라북도 완주로 귀농했다. 자주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도 농사를 생활의 중심에 두고 자연 속에서 만물과 소통하는 삶을 추구하며 산다. 현재 전국귀농운동본부 이사로 일하면서 ‘보따리학교’와 ‘스스로 세상학교’일에 열성이다. 귀농생활을 정리한 책『아궁에 불에 감자를 구워먹다』(역사넷, 2003)를 냈다. nongju@naver.com

저자 : 김정임
1922년 경남 함양 서하의 한 마을에서 태어나 서당 훈장이신 아버지 밑에서 대여섯 살 때부터 고전들을 읽으며 자랐다. 당시 여자아이로는 드물게 소학교를 다니면서 읽기와 쓰기를 배웠고 남편을 따라 일본에 가서 5년여를 살았다. 열네 살에 결혼하여 열두 남매를 낳았다고 주장하지만, 가족들이 아홉 남매였다고 하는 걸 보면 유산된 아이까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5~6년 전부터 치매 증세를 보였는데 시골에 내려와 살면서 몸과 정신에 긍정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이 책의 모든 소재를 제공하셨고 질박한 지방어로 책의 줄거리를 엮었다.

  목차

- 추천의 글 / 어머니 모시기를 연구하고 계발하는 사람 - 이진희
- 서문 / '어떤 어미가 제 자식 헛고생 시키겠냐?'

3년 전, 예정된 우연을 만나다
고물로 어머니 모실 궁궐을 짓다
어머니가 거신 전화
내리는 눈을 만지며 '세상 많이 좋아졌네'
나시래이 안 뜯어오고 웬 빌금다지냐?
'어머니는 똥대장'
필사적으로 부엌 문턱을 넘으신 어머니
눈부시게 발전한 내 밥 짓는 솜씨
식구들 모여 함께하는 모내기
'기도하믄 다 된닥카나?'
지리산 운봉 장날, 땡볕 아래서 넋을 잃다
'내가 기머거리가? 와 그리 가암을 질러?'
'요즘 나 밥값하제?'
어머니와 배추 심던 날
비오는 날 마을회관에 모여 '잇싼젓싼'
이제 어머니 덕 좀 보려나 - 내 등에 부황을 뜨시는 어머니
가죽자반을 만들다 50년 전 \'나무골댁\' 이야기로 넘어가다
어머님의 건강과 존엄을 생각하는 기도잔치
어머니께 품위 있게 말하는 법을 배우다
20년 만에 처음 자식 밥상 차리신 어머니
어머니가 나무토막으로 쌓은 \'피사의 사탑\'
어머니 자식에게 배신 때리다
50년만의 친정 나들이
올기쌀 해 먹다가 벌인 소동
우리에게 한 번 더 추석이 와 줄까?
어머니와 걷기 연습을 하다
'에이고오... 안 다치기 그만이다'
동화는 많은데 왜 노화는 없을까? - 어머니 읽을거리를 직접 만들다
어머니와 양지바른 마루에 앉아

- 발문 / 치매 어머니를 \'존엄\'케 하는 깨닳음의 삶 - 김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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