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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
실천문학사 | 부모님 | 201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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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실천시선' 219권. 1990년대 시집 <겨울 경춘선>과 <저물 무렵>을 발표하며 80~90년대 한국의 암울한 시대상을 노래하며 현대사의 좌절을 딛고 새로운 깨달음을 모색한 신동호 시인이 20년 가까운 오랜 침묵 끝에 새 시집을 들고 돌아왔다. 그는 이번 시집을 통해 분단과 분열, 억압을 극복하고 화해와 소통, 이해로 가는 길을 찾고자 모색한다. 시인은 그 길에서 성공보다는 실패를, 희망보다는 좌절을 후대에게 넘겨주고자 한다.

  출판사 리뷰

시대의 아픔으로 지은 평화의 노래

1990년대 시집 『겨울 경춘선』과 『저물 무렵』을 발표하며 80~90년대 한국의 암울한 시대상을 노래하며 현대사의 좌절을 딛고 새로운 깨달음을 모색한 신동호 시인이 20년 가까운 오랜 침묵 끝에 새 시집을 들고 돌아왔다. 그는 이번 시집을 통해 분단과 분열, 억압을 극복하고 화해와 소통, 이해로 가는 길을 찾고자 모색한다. 시인은 그 길에서 성공보다는 실패를, 희망보다는 좌절을 후대에게 넘겨주고자 한다. 후대는 그것을 탐침봉 삼아 현실이 좌절한 원인을 찾아 극복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겨울 지나 봄…… 그러나 다시 겨울

“갈 곳이 더는 없었네/더 가봐야 철책선,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시작하는 시 「겨울 경춘선」을 읽어본 이라면, 이 표제시를 품고 있는 그의 첫 시집 『겨울 경춘선』을 읽어본 이라면, 80년대 말 90년대 초 뜨거운 가슴으로 이 땅을 살아온 이라면, 신동호라는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힘차고 푸르렀던 젊은 날의 심박을 다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막차. 겨울은 뼛속까지 밀고 들어왔다. 사랑이 고통이라면 다른 고통쯤은 다 잊고도 남았다. 시간이 가까워오면 조금씩 대화의 간격이 줄어들었다. 말줄임표도 사라져갔다. 우리들의 여행은 끝나가고 있었을까, 새벽을 기다리며 가난한 대합실의 작은 온기를 나누었을까. 사랑은?

종착역. 끝이 없는 여행은 없다. 없기에 슬프고, 없기에 다행이기도 했다. 혁명은 억지로 봄을 부르지만 겨울아, 왜 사랑은 눈꽃처럼 네 안에서만 피어나는 것이냐.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은 눈동자는 아직도 길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길 끝에 종종 길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_ 시 「겨울 경춘선 2」 부분

20년 만에 경춘선을 달리는 겨울 기차가 다시 역사 안으로 들어온다. 그것도 뼛속까지 밀고 들어온다. 오래전 그에게는 “가난한 대합실의 작은 온기”를 나누듯 따뜻한 사랑을 나누던 사람들이 있었다. 자취방 문을 부수고 들어가 난장을 만들어놔도 ‘내 새끼’ 하던 “남철 형”, 민족 해방 얘기는 하지 않고 만날 고향 얘기만 하던 “종혜 누님”, 칸트를 읽고도 운동권이 될 “광운”이 바로 그들이었다. 그들이 모여 살던 골목, 그 골목의 제일분식에서는 “계급 운동이 막걸리를 마시고”, 이모집에서는 “민족 운동이 젓가락을 두드렸다”(「譜學」). 그 시절 그들의 주머니는 텅 비었을지언정 가슴만은 늘 부푼 꿈으로 두둑했다. 그들과 함께라면 추운 겨울도 머지않아 끝나리라 믿었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 봄이 올 줄 알았더니 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내 친구 내 부모를 지킨다는/그래서 내 동포 내 조국을/영영 동강낸 채 내버리고 말겠다는”(「겨울 경춘선」, 『겨울 경춘선』) 철책선은 아직도 건재하다. 이 겨울의 막차는 여전히 갈 길을 찾아 헤매고 있다. “광운”이는 약을 먹고 바다거북이 되었고, 인문대 계단 끝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 조그만 여자 “종혜 누님”은 지금 그곳에 없다. 제일분식과 이모집의 “악다구니”들은 바다로 가버렸고, 그렇게 그들의 꿈도 푸르렀던 그 시절과 함께 “유폐”되었다. 그곳은 “안기부 지하실”이거나 “서울구치소”, “박제된 동물”들이 전시된 “자연사박물관” 한쪽 귀퉁이다(「운동권 考古學」).
친구를 잃어버리고, 꿈도 잃어버린 한 남자의 뒷모습은 “늙은 코끼리”처럼 쓸쓸하다. “열망을 이루지” 못한 그는 “열에 들뜬 후회”를 짊어지고 “억새 빛나는 황혼 길”을 걷고 있다(「가을 나그네」).

낙타는 발자국을 남기며 걸었다. 사막은 뜨거웠고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바람을 따라 민주주의는 자주 자리를 옮겨 다녔다. 모래언덕을 오르며 뒷걸음칠 때 마른번개가 몰아쳐왔다. 낙타는 천둥 속으로 묵묵히 걸어갔고 나는 목도했다. 피뢰침을 머리에 꽂고 장준하가 쓰러졌다. 김근태가 무너져 내렸다. 나는 오래도록 엎드려 신을 향해 기도했으나 그들은 일어나지 못했다. 아라비아 공주는 군사들을 이끌고 위풍당

  작가 소개

저자 : 신동호
강원도 화천 강마을에서 편물기술자인 어머니와 다정하기만 한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안개 가득한 춘천의 순한 사람들 사이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며 문학에 젖었다. 강원고 재학시절 강원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1992년 〈창작과비평〉에 작품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첫 번째 시집이었던 《겨울 경춘선》은 1990년대 거리의 청춘들에게 보내는 절창의 연서였다. 20년 만에 펴낸 세 번째 시집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는 역사의식의 서정적인 시화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금은 한양대 겸임교수로 있다. 시집으로 《겨울 경춘선》 《저물 무렵》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 산문집으로 《유쾌한 교양 읽기》 《꽃분이의 손에서 온기를 느끼다》 《분단아, 고맙다》 등이 있다.

  목차

제1부 略歷|겨울 경춘선 2|영등포에서 보낸 한 철|阿Q|가을 나그네|늙은 코끼리|祈福|당산나무 증후군|어떤 진보주의자의 하루|자작나무|譜學|水石|평양냉면

제2부 색동저고리|어느 부부|정방산|미인송|묘향산 小記|짧은 여행의 기록|박철벽|백별님|심양, 은어조림|국수|마른 옥수수|인순이|평양, 가방|사리원 처녀|방울꽃

제3부 백령도|국경(國境)|구만리|사막촌(四幕村) 주막|移葬|性에 대하여|베를린, 6·25, NLL|운동권 考古學|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포로수용소|서울 탱고

제4부 서울역|破虜湖|幼年의 辭說|어머니의 이력서|치매|달|조양동, 요괴 인간|영등포|가출에 대한 변명|아름다운 손|성천막국수|백과사전|아, 팔레스타인|그리운 초원|별

해설 김훈겸|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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