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막내제비야, 나처럼 겁내지 말고 용기를 내!"
때로는 움츠러들고 때로는 용감해지는
우리 아이들을 그린 세 편의 이야기
날마다 조금씩 생각이 자라는 아이들, 그 섬세한 변화를 엿보는 성장동화
어리고 철없게만 보이던 아이가 깜짝 놀랄 정도로 어른스럽게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어느 순간 부쩍 자란 아이들, 어느새 이렇게 성숙해진 걸까요? 어쩌면, 그 성장의 비밀은 아이들이 일상에서 매일 부딪치는 사소한 일들에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세 편의 창작동화가 수록된 작품집 『아기제비 번지점프 하다』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든 겪고 있지만 어른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넘기는 고민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세 편의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은 낯설고 새로운 환경,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와 가족, 생각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처음에 겁먹고 주눅들었던 아이들은 마음을 다잡고 당당히 문제에 맞섭니다.
작가는 여러 가지 상황에 처한 아이들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자기 안에만 갇혀 있던 아이들이 생각을 키워나가 성큼 도약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함께 살아가는 방법, 서로 이해하는 마음을 배우는 세 편의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아기제비 번지점프 하다」. 전학을 간 수정이는 새로운 반 친구들과 선생님이 서먹하기만 합니다. 학교에서는 겉돌고 집에서는 눈치 보기 바쁜 수정이에게 유일한 친구는 아기제비뿐입니다. 알에서 깬 아기제비들을 키우는 어미제비의 모습을 지켜보던 수정이는 차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일 조그맣고 잘 날지 못하던 막내제비가 힘차게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먼저 마음을 열고 사람들에게 다가가야겠다고 결심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 「빛나는 왕따」. 예진이는 친한 친구 승현이가 찢어진 바지를 입고 와서 반 아이들에게 놀림받는 걸 봅니다. 그날 꿰맨 바지를 입고 등교할 뻔한 예진이는 자기가 놀림감이 되지 않은 것을 다행스러워하면서도 외톨이가 된 친구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예진이는 승현이를 편들고 싶어도 왕따를 당할까 봐 망설이지만, 친구에게 용기를 주려고 꿰맨 바지를 입고 학교에 갑니다.
세 번째 이야기「하우스 섬」. 태희는 수박 농사가 잘 되지 않아 새 컴퓨터를 사지 못할까 봐 걱정입니다. 태희네 마을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수박 하우스는 물에 잠기고, 태희 아빠는 위험에 처합니다. 태희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아빠를 구출해내고, 그 과정에서 친구의 친절한 마음과 아빠의 깊은 사랑을 알게 됩니다.
어른들은 가볍게만 생각하는 아이의 고민, 귀 기울여 들어 봐요
애들한테 뭐 대단한 걱정거리가 있겠냐고 어른들은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평소에 느끼는 고민의 무게는 어른의 생각처럼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세상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는 작은 문제도 마치 줄 하나에 매달려 허공으로 뛰어드는 번지점프처럼 막막하고 두렵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전학 간 학교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아기제비 번지점프 하다」의 수정이, 왕따당하는 친구를 보며 괴로워하는 「빛나는 왕따」의 예진이, 수박 농사가 잘 되지 않아 컴퓨터를 사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하우스 섬」의 태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문제에 직면한 아이들은 큰 부담을 느끼고 다른 사람 탓을 하거나 도망치려고 합니다. 하지만 곧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것, 용기 내서 문제에 부딪쳐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친구와 가족의 소중함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배우게 되면서 훌쩍 자라납니다.
『아기제비 번지점프 하다』는 지금 외톨이가 되었다고 느끼거나,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아이, 어떤 일에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아이에게 힘을 실어주는 책입니다. 흔들리고 고민하면서도 스스로 이겨내고야 마는 아이들에게 믿음과 애정을 보내는 한편, 이제 망설이지 말고 용기를 내라고, 마음을 활짝 열어 힘껏 세상에 부딪혀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어유, 다 쟤 때문이야. 우리 숙제만 늘었잖아."
"맞아, 혼자서 잘난 척하더니 이게 뭐야."
"책 좋아하는 사람만 하라면 될 걸 선생님은 너무해!"
"우리 것까지 쟤보고 다 해 오라고 할까?"
반 아이들은 대놓고 나를 타박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반 아이들에게 독후감을 써 오라 했던 것이다.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커다란 바위 덩어리에 눌리기라도 한 듯 아우성이었다. 독후감 숙제 때문에 아이들은 나를 더 싫어하는 눈치였다.
나도 아이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컸다. 독후감 숙제는 나도 싫다. 독후감을 쓰라고 하면 책 읽기 싫어지는데 어른들은 모르나 보다. 다른 아이들처럼 나도 독후감 숙제가 부담스러웠다.
- 「아기제비 번지점프 하다」 32 ~ 33쪽
'승현이네 형편을 아이들한테 말해 줄까?'
혼자서 고민도 했지만 입 안에서 뱅뱅 맴돌 뿐 좀처럼 말을 꺼내기 힘들었다. 나는 엉거주춤 머뭇거리고 말았다.
'혹시 승현이가 왕따를 당하는 건 아닐까?'
걱정은 계속되었다. 승현이가 엄마 때문에 슬픔에 잠겨 있는 것도 모르고 재호는 계속 떠들었다. 승현이 사정도 모르고 놀리는 친구들이 야속하기만 했다.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승현이 모습 때문에 내 마음은 물 풍선처럼 무거워졌다.
재호는 반 친구들이 교실에 들어올 때마다 승현이 바지를 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뒤늦게 등교한 친구들은 무슨 구경거리라도 되는 듯 계속 몰려들었다. 나는 재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재호의 행동은 결코 옳지 않았다. 하지만 내게는 나서서 말릴 만한 용기가 없었다. 만약에 승현이 편을 들면, 승현이와 사귀는 사이냐며 나한테 화살을 돌릴 것 같아 두려웠다.
- 「빛나는 왕따」 81 ~ 82쪽
"으악!"
아이들의 비명이 요란했다. 여기저기서 무섭다는 말들이 새어 나왔다. 교실 안은 웅성웅성 소란스러웠다. 몇 명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울먹이기도 했다. 번쩍하면서 다시 전기가 들어왔다. 하지만 교실 안 분위기는 여전히 어수선했다.
태희 마음은 비에 흥건히 젖은 진흙 길처럼 질컥였다.
'비가 많이 오면 안 되는데. 비 때문에 수박 맛이 없어지면 제 값을 못 받을 텐데. 어쩌지? 수박 값을 제대로 못 받으면 컴퓨터를 안 사 줄지도 모르는데 어쩌면 좋아!'
태희의 머릿속은 온통 수박 하우스 생각으로 넘쳐 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걱정은 커져만 갔다. 다시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선생님 목소리는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 「하우스 섬」 100쪽
작가 소개
저자 : 배다인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광주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조선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고, 대산문화재단에서 동화 부문 창작 기금을 받았습니다. 지은 동화책으로 『은골무』 『고양이가 데려간 여행』 『아기제비 번지점프 하다』 『초록 깃발』 『선생님 맞나요?』가 있으며, 문학 교육 관련 저서로 『동화의 재구성 능력계발』이 있습니다. 전남매일 신문사 월간부 편집장 및 동신대학교 한국어교원학과 초빙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현재는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초빙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목차
[아기제비 번지점프 하다]
아기제비 번지점프 하다
빛나는 왕따
하우스 섬
글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