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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초상
문학과지성사 | 부모님 |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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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문학과지성 시인선' 455권. 199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해 2014년 올해로 등단 15년차를 맞는 김행숙의 시집. 그간 김행숙 시의 행보를 요약하자면, 타자를 향한 낯설고 위험한 모험이라 할 수 있다. 관심의 대상과 표현 방식은 조금씩 달라져왔지만, 그 시선은 항상 자신 안에 웅성거리는 다른 '나'들에게 머물렀고 동시에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관심으로 벋어 나갔다.

이번 시집은 제목에서 의미하듯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마지막 말을 되풀이해야만 하는 '에코'의 운명을 시적 자아의 초상으로 받아들인다. 외부의 목소리가 되울려서 나의 몸과 말, 생각이 되는 경험을 통해, 화자는 타인의 불행을 '나'의 일로 겪어내며 한 그루 덤불을 껴안고 활활 타오른다. 그러면서 끝내 가닿을 수 없는 타자의 경지, 오로지 자신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존재의 경계에 서서 자책한다.

  출판사 리뷰

타인의 불행을 내재하는 말 아닌 말, 에코
끝내 닿지 못하고 돌아오는 존재의 초상

김행숙, 타자를 향한 오랜 실험의 역사

199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해 올해로 등단 15년차를 맞는 김행숙의 시집 『에코의 초상』(문학과지성사, 2014)이 출간되었다. 시인은 종래의 서정적 자아와 결별하고 완전히 새로운 시적 실험을 감행하며 2000년대 뉴웨이브를 가져온 시단의 대표 아이콘이다. 2003년 첫 시집 『사춘기』(문학과지성사, 2003)로 “서정에서 일탈하여 다른 서정에 도달한” 김행숙은 “현대시의 어떤 징후”가 되었고, 이 첫 시집을 통해 그녀는 “시를 쓴다는 것은 윤리학과 온전히 무관한 사춘기적 ‘경계’에 머문다는 뜻”임을 보여주었다(문학평론가 이장욱). 이 시집을 단초로 김행숙은 비슷한 시기에 첫 시집을 출간한 황병승, 김경주, 김민정, 하재연 등과 함께 이른바 ‘미래파’로 묶이며 시단과 대중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전통적인 독법에 따라 어떤 의미나 이미지를 포착하려는 시도조차 무의미하게 만드는 낯설고 모호한 시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선보이며 한국 현대 시의 변화를 주도했다. 김행숙은 이어 두번째 시집 『이별의 능력』(문학과지성사, 2007)을 출간하며 “직관이 아니라 프로그램으로 쓰는 시인”이며 “어떤 특정한 느낌의 세계에 입장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 느낌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시인임을 보여주었다(문학평론가 신형철).
2010년 김행숙은 세번째 시집 『타인의 의미』(민음사)를 출간하며 일정 부분 변화된 면모를 보여주는데, 이전 시들이 세계를 느낌의 조각들로 분해하고 나를 해체하는 미시적인 세계를 그렸다면, 이 시집은 그 느낌의 세계 안에서 ‘나’와 ‘타인’이 만나는 관계 속에 싹트는 감각이 두드러졌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시집의 해설에서 “김행숙은 지금 시각적인 것 너머의 세계로 다시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내면성의 시학을 거슬러 나아가는 숨과 표피의 모험. 가령 너무 가까운 세계의 초대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였다.
그간 김행숙 시의 행보를 요약하자면, 타자를 향한 낯설고 위험한 모험이라 할 수 있다. 관심의 대상과 표현 방식은 조금씩 달라져왔지만, 그 시선은 항상 자신 안에 웅성거리는 다른 ‘나’들에게 머물렀고 동시에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관심으로 벋어 나갔다. 이번 시집은 제목에서 의미하듯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마지막 말을 되풀이해야만 하는 ‘에코’의 운명을 시적 자아의 초상으로 받아들인다. 외부의 목소리가 되울려서 나의 몸과 말, 생각이 되는 경험을 통해, 화자는 타인의 불행을 ‘나’의 일로 겪어내며 한 그루 덤불을 껴안고 활활 타오른다. 그러면서 끝내 가닿을 수 없는 타자의 경지, 오로지 자신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존재의 경계에 서서 자책한다. 회피하고자 애써도 회피할 수 없는, 지극한 슬픔의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관계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위태롭지만 무한한 ‘사랑’의 가능성

우리를 밟으면 사랑에 빠지리
물결처럼

우리는 깊고
부서지기 쉬운

시간은 언제나 한가운데처럼
-「인간의 시간」 전문

이번 시집 전반에는 인간이 살아가며 통과하는 시간에 대한 사유가 녹아 있다. 시인에게 시간은 밟으면 그대로 빠져버리는 ‘깊고 부서지기 쉬운 물결’과 같다. 언제나 한가운데처럼 기원도 종말도 없이 일렁인다. 무엇보다 그 시간은 홀로 외롭게 경험하는 존재의 행적이 아니라 인간을 공동의 “우리”로 엮는 ‘관계의 사건’으로 나타난다. “인간의 시간”은 결국 타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주체성의 얽힘을 가리킨다. 그 속에는 위태롭지만 무한한 “사랑”의 가능성이 깊이 잠재돼 있다.

메아리로 만든 포용의 몸

언젠가 나는 크게 화를 낸 적이 있다. 누구에게? 혼자 잠을 깬 너에게? 혼자 잠을 잔 나

  작가 소개

저자 : 김행숙
199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여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집으로 『사춘기』 『이별의 능력』 『타인의 의미』 『에코의 초상』을 펴냈고, 그 밖에『문학이란 무엇이었는가』 『창조와 폐허를 가로지르다』 『마주침의 발명』 『에로스와 아우라』 등의 책을 썼다. 노작문학상, 전봉건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2016년 현재 강남대 국문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인간의 시간/존재의 집/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낮/아담의 농담/밤에/연못의 관능/유리창에의 매혹/산책하는 72가지 방법/새의 위치/상형문자 같은/1인용 식탁/아, 서사극/타워/두 의 바퀴/공원의 취향/소/몇 번의 장례식/새의 존재/젊은이를 위하여/노인의 미래/도시가스공사의 메아리/물방울 시계/이름 모를 바닷가/아담의 잠옷/잠의 방언/샹들리에/소리의 악마/저 사람/철길/차이와 동일성/이사/타일의 규칙/K/청년의 희망/밤의 고속도로/좁은 문/비누의 맛/실종자/커튼이 없는 집/지팡이와 우산/두 사람/섹스 센스/좋은 말/2박3일/트럭 같은 사랑/허공의 성/어딘가, 어딘가에는/어느 머리카락 광대의 회상

2부
공감각의 시간/천사에게/半個/빛/타인의 창/모르는 목소리/눈의 위치/저녁의 감정/뒤에서 오는 사람/옥도정기 찾기/이웃 사람/창과 방패/조용한 지구/문지기/생각을 할 때/마른번개들/사랑하는……/잃어버려지지 않는 찾아지지 않는/8時가 없어진다면/에코의 초상

해설 존재 바깥에서 물결치는 ‘인간의 시간’ 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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