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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암살
북인 | 부모님 | 201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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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현대시세계 시인선 56권. 1984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능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등단 30년, 첫 시집을 낸 지 27년, 마지막 작품 발표 이후 실로 20여 년 만에 펴내는 시집이다.

이능표의 시는 역사적 현실과 현실 정치에 대한 각성, 실천적 삶이 가치의 주류를 이루던 198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구체적 삶의 풍경이 잘려나간 과도한 침묵의 간격으로 인해 다소 접근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의 첫 시집 <이상한 나라>를 평했던 이광호 비평가는 "너무 과중한 침묵의 무게 때문에 오히려 시가 그 불모성의 일부로 편입되어 버린다는 것은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탄식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시 속으로 들어온 '일상적 경험과 생활의 재발견'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변화는 그의 시 전반에 주목할 만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바로 '문화적 적층과 이야기성'이다. '자아와 세계 사이의 경계를 열어둔' 채 '자아의 감정의 유로를 최대한 절제'하면서 '더 넓고 깊은 역사적 문화적 적층에서 두텁게 숙고'하기 시작한 것이다.

  출판사 리뷰

27년 만의 시단으로 귀환한 이능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슬픈 암살』 출간
1984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능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슬픈 암살』이 출간됐다. 등단 30년, 첫 시집을 낸 지 27년, 마지막 작품 발표 이후 실로 20여 년 만에 펴내는 신작 시집이다. 데뷔 초 꾸준하게 작품을 발표하면서 의욕적으로 시작 활동을 펼치던 이능표 시인은 1994년 『작가세계』에 「간지럼을 탄다」 「나는 이사 간다」 등의 작품을 발표한 후 돌연 문단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의 시는 “체험의 여러 조각을 지각의 특수화라는 방식으로 재배열해 놓은 시, 짧은 호흡 속에 독특한 인상을 창조하도록 응축된 시, 그리하여 침묵의 아름다움에 둘러싸인 시”(이광호, 「침묵에 둘러싸인 시적 언어」, 1988년)라는 평가를 받았고, “사실적이라기보다는 암시적”이며 “심리적 삶에 충실한 유형의 시인”(오규원, 「나무 속의 물과 밖의 물」, 1988년)으로 분류되었다. 이에 앞서 신경림 시인은 그의 데뷔작들에 대해 “흔히 어떤 시를 가리켜 쏙 빠졌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능표의 시들은 거의가 이런 표현이 그대로 들어맞는 시들이다. 아마 지용에게서 많이 배운 것 같지만 날씬하기는 그 윗길 간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구성이 완벽하면서도 노래적 성격을 잃지 않고 있는 것도 장점”이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이능표 시인이 돌아왔다. (중략) 그는 첫 시집 『이상한 나라』(1988)를 펴내고 나서 새로운 서정시의 문을 찾아 고된 순례를 떠났다. 1994년 무렵 이후 그는 “연필을 버리고 종이에 수갑을 채운”(「종이」) 서정시인으로 살았다. 첫 시집의 말미를 장식한 ‘종이’의 마성 탓이었을까? 혹은 “천 년을 살아도 그리움이 없는 나라”(「이상한 나라」)에서도 서정시는 가능한가, 라는 곤혹스런 질문 때문이었을까? 또는 “이마 위에 칼비가 쏟아”(「최근의 형벌」)지는 상황에서 “꽃들이 슬픔에만 매달리고/ 사람이 벌떼보다 따”(「이상한 나라」)가운 ‘이상한 나라’의 망명시인을 자처했던 것일까? 어쨌든 그는 시단을 떠난 것처럼 보였고, 그러다가 20여 년이라는 시간의 징검다리를 건너 다시 돌아왔다. 시집 『슬픈 암살』로.
― 우찬제, 해설 「시적 간지럼과 망명시인의 귀환」 중에서

그의 두 번째 시집 발간을 ‘시적 간지럼과 망명시인의 귀환’으로 파악한 우찬제(평론가, 서강대 교수)는 시집 해설의 모두에 다음과 같이 이어 적고 있다.

『슬픈 암살』을 보면서 우리는, 그가 비록 오랜 시간 동안 시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서정시인이었음을, 예민한 시혼으로 고단한 현실의 바다에 깊은 그물을 드리웠던 시인이었음을, 어렵지 않게 추론하게 된다. 오로지 시인으로서 세월을 견디어오면서 그는 자기 시의 세계를 더 넓고 깊게 천착해온 것으로 보인다. 시적 대상도 다양해졌고, 대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도 깊어졌다. 어조와 스타일도 다채롭다. 특히 침묵의 여백에서 심원한 이야기성을 구축하려 한 시도가 참으로 어지간하다. “심리적 삶에 더 충실한 유형의 시인”에서 일상적 경험과 생활을 재발견하고, 역사적이거나 문화적인 삶의 지혜를 통해 동시대를 재성찰하는 확산의 깊이를 도모한다. “그리움이 없는 나라”에서 철저히 절망하면서 그리움의 정조를 역설적으로 구성한다. 삶의 진실에 대한 그리움, 정녕 인간적인 것에 대한 그리움, 무엇보다 시적인 것에 대한 그리움으로 세월을 벼리고, 시적 연금술을 벼리며, 그렇게 20여 년을 견디어온 것이 아닐까 싶다.
― 해설 중에서

이능표의 시는 역사적 현실과 현실 정치에 대한 각성, 실천적 삶이 가치의 주류를 이루던 198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구체적 삶의 풍경이 잘려나간 과도한 침묵의 간격으로 인해 다소 접근이 어렵다는 평가를

  작가 소개

저자 : 이능표
1984년 <문예중앙> 겨울호에 ‘스물여섯 번째의 산책’ ‘눈’ ‘미완의 풀’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8년에 첫 시집 <이상한 나라>를 냈다. 1994년 마지막 작품을 발표한 후 시단을 떠나 20여 년 동안 출판사를 경영하며 편집자의 길을 걸었다. 2015년 두 번째 시집 <슬픈 암살>을 상재하면서 시단에 복귀했다. 문학평론가 우찬제는 ‘다양한 에일리언의 영혼들을 복합적으로 가로지르는 에이런(eiron)의 시인’으로서 ‘망명시인의 귀환’을 반겼다. 두 권의 시집 외에 <엄마 가슴에 꽃이 피었어요> (청년사), <사과나무 아래서> (온리북) 등의 동화책을 썼으며 문학 역사 철학 경제 의학 등 여러 분야의 책을 다수 엮어냈다.

  목차

1부
간지럼을 탄다/ 곡/ 나는 이사 간다/ 페인트칠에 관한 기록/ 집/ 진돗개 소구/ 고양이 일가/ 아내의 경제력/ 식구가 줄었다/ 수명/ 이식/ 편도선/ 두꺼비/ 박달나무 꽃을 보았다/ 그해 여름 시인의 집

2부
톡,/ 톡, 톡/ 톡, 톡, 톡/ 눈부시다/ 기계/ 감옥/ 안부/ 소문/ 옛날 생각/ 아이는 겨우 세 살/ 장난감처럼/ 먼 산에 들꽃들은/ 약수터에서/ 봄

3부
내 나이에는/ 도화지란/ 화가 난 자로가 공자에게 묻기를, “군자도 가난할 때가 습니까?”/ 여생이 길지 않아/ 칼을 들고 동문을 나서며/ 천문/ 당신은 삼려대부가 아니신가?/ 남행/ 그때는 참/ 춘투/ 긴 곡조의 노래에 이은 짧은 곡조의 노래_1/ 긴 곡조의 노래에 이은 짧은 곡조의 노래_2/ 고요한 밤 집집마다 문 닫고 자는데 성안 가득 비바람이 찬 하늘에 몰아친다. “점치세요!” 외치는 이 어느 집 자식일까? 내일 아침 쌀 살 돈이 모자라는 모양이다/ 격/ 세상에, 사려는 이가 하나도 없네/ 다보탑을 옮기는 법

4부
보험의 미래/ 과거시작법/ 다음 물음에 답하시오/ 헤어진 연인을 불러내는 법/ 대인/ 부동자세/ 귀가 큰 사내는 언제나 오시는가?/ 슬픈 암살·1/ 슬픈 암살·2/ 슬픈 암살·3/ 다시 한 번 헤어진 연인을 불러내는 법/ 9.7pt./ 편견/ 착공/ 산골

해설 · 시적 간지럼과 망명시인의 귀환/ 우찬제(문학비평가, 서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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