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노르웨이 전원에서 펼쳐지는 순수 시대의 햇살 같은 사랑 이야기
새롭게 조명 받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비요른손의 첫 소설!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비욘스티에르네 비요른손이 스물다섯 살 때 쓴 첫 소설 <해맞이 언덕의 소녀>는 대자연의 햇살 아래서 펼쳐지는 소년 소녀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사랑 이야기이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해맞이 언덕의 소녀 신뇌베와 거칠지만 순수한 영혼을 지닌 전나무 숲 소년 토르비욘의 운명적 사랑이 전원에 흐르는 초원의 노래들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북유럽을 대표하는 대문호 비요른손이 피오르 산언덕의 나라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젊은 시절의 낭만을 마음껏 노래했다. 스웨덴의 지배 아래서 노르웨이어로 세상에 나온 이 아름다운 전원소설은 출간 후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될 만큼 인기를 모으며 유럽 전역에서 사랑받았다. 열린 세상을 위한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추구하는 을파소 레인보우 북클럽의 Yellow Book.
을파소 레인보우 북클럽은 10~15세 소년 소녀를 위한 품격 있는 세계문학 시리즈입니다.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주제의 작품들이 어우러져 평생 잊지 못할 감동과 추억, 간직하고 싶은 꿈과 희망을 선물할 것입니다. 열린 세상을 위한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추구하는 레인보우 북클럽과 함께 책 속에 펼쳐진 더 넓은 세상을 만나 보세요.
일곱 빛깔 책 읽기
Red Book_모험과 열정 Orange Book_성장과 자아 Yellow Book_우정과 사랑 Green Book_가족과 인생 Blue Book_사회와 인류 Indigo Book_역사와 전설 Violet Book_ SF와 판타지
* 레인보우 북클럽 카페 http://cafe.naver.com/rainbowbookclub
19세기 유럽을 강타한 ‘신뇌베 신드롬’, 21세기에 새롭게 깨어나다 소년 소녀의 풋풋한 사랑을 그린 소설 <해맞이 언덕의 소녀>는 1857년에 발표된 후 20세기 초까지 거의 50년 이상 유럽에서 하나의 신드롬이며 문화 현상이었다. 이 작품은 비슷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세 나라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은 물론이고 유럽 전역에서 널리 읽히며 사랑받았다. 크리스마스 때 가족들끼리 둘러앉아 이 소설을 큰 소리로 낭독하는 전통이 있었을 정도이다. ‘신뇌베’라는 이름은 ‘우아함과 여성스러움’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되었으며, 지금도 노르웨이에서는 소녀들에게 많이 지어 주는 이름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서정시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 비요른손이 세상을 떠난 지 100년, 순수함이 사라진 이 시대에 어쩌면 우리 모두가 기다려 왔을 순수 시대의 봄볕 같은 사랑 이야기가 마침내 새롭게 깨어난다.
세상의 모든 신뇌베와 토르비욘을 위한 사랑의 세레나데 울창하게 그늘진 전나무 숲 속 농장 ‘그란리덴’의 맏아들 토르비욘은 혈기 왕성한 성격 탓에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라난다. 그러나 거칠지만 순수한 그의 영혼은 주눅들거나 속박 당하는 일 없이 자유롭게 성장해 간다. 그런 토르비욘의 마음에 하나의 동경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어두침침한 그란리덴과 달리 언제나 햇살로 반짝이는 언덕 ‘솔바켄’이었다. 그리고 소문으로만 듣던 솔바켄 농장의 사랑스런 소녀 신뇌베를 만난 순간 토르비욘의 세상은 오직 신뇌베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더구나 신뇌베 역시 토르비욘이 싫지 않은 눈치다.
그러나 토르비욘과 신뇌베가 그 이상의 걸음을 떼는 일은 쉽지가 않다. 한쪽은 마을 제일의 신붓감으로, 한쪽은 마을 제일의 싸움꾼으로 주목의 대상이 되는 두 사람 사이를 두고 온 마을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토르비욘은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신뇌베의 부모님 때문에 그녀를 만나러 솔바켄에 갈 수조차 없는 처지다. 이럴 때 사랑에 빠진 소년은 어떻게 해야 할까?
토르비욘은 자신의 마음을 눈치 챈 소년들의 놀림에 주먹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 낸다. 사실 알고 보면 토르비욘이 싸움을 하는 이유의 절반은 신뇌베 때문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 거칠고 자유롭고 솔직한 소년도 신뇌베 앞에서는 말 한 마디가 조심스럽고 쩔쩔매는 순한 양이 된다. 그립고 애타는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토르비욘은 자신의 마음보다도 얌전하고 숙녀다운 신뇌베를 먼저 생각하고 인내한다. 모두가 잠든 밤 토르비욘이 오직 신뇌베를 위하여 몰래 그녀의 작은 정원에 꽃을 심는 장면에서 독자는 순수한 청춘의 결정체를 보게 될 것이다.
토르비욘과 신뇌베의 사랑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신뇌베의 마음을 확인했나 했더니 그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더욱 아프고 절망적인 시련이다. 이들의 사랑이 어떤 결실을 맺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그러나 이 사랑 이야기가 해피엔드라는 사실을 미리 귀띔해 둔다. 이들의 사랑이 두 사람뿐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를 변화시키는 아름다운 사랑이며, <오만과 편견>, <제인 에어>, <빨간 머리 앤>의 사랑처럼 이들의 사랑 역시 솔바켄의 햇살과 함께 따뜻하고 찬란하게 영원히 기억될 사랑이라는 점과 함께.
7,80년대에 소녀시절을 보낸 엄마들은 이미 한 번 토르비욘과 신뇌베를 만난 기억이 있을지도 모른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사랑의 두근거림을 확인하고 싶은 어른들과, 이제 사랑에 눈뜨고 사랑에 가슴 떨리는 나이가 된 푸르른 시기의 소년 소녀들을 위하여 이 책을 펴낸다.

“맞아, 이제 알겠어. 그 셀 수 없이 많은 날 동안 네가 나한테 뭔가를 숨겨 왔다는 것을 말이야.”
잉그리드가 말했다.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신뇌베가 물으며 잉그리드에게 불안한 눈길을 던졌다.
“토르비욘 오빠가 춤을 추는 게 싫은 게 아니야.”
잉그리드가 말했다. 신뇌베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잉그리드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며 신뇌베의 목에 팔을 감고 귀에다 속삭였다.
“신뇌베, 넌 오빠가 다른 사람이랑 춤을 추는 게 싫은 거야.”
“어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해?”
신뇌베가 잉그리드를 뿌리치며 일어섰다. 잉그리드도 일어서서 신뇌베를 따라갔다.
“여기서 죄란 바로 네가 춤을 추지 않는다는 거야.”
잉그리드가 말하며 웃었다.
“그게 진짜 죄지! 이리 와봐. 내가 금방 가르쳐 줄게.”
그러면서 잉그리드는 신뇌베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뭐 하는 거야?”
신뇌베가 물었다.
“춤을 가르쳐 줄게, 토르비욘 오빠가 너 말고 다른 사람이랑 춤을 추지 않을까 하는 근심을 몰아내야지!”
신뇌베도 이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적어도 웃는 것처럼 보여야만 했다.
“누군가 우리를 보고 있을지도 몰라.”
신뇌베가 말했다.
“오, 하느님! 신뇌베의 대답이 너무 바보같이 들리더라도 용서해 주세요!”
pp81~82
“토르비욘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거요.”
남편이 아내의 곁을 지나가며 말했다.
“하지만 그 아이가 건강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신만이 아신다오.”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남편을 뒤따라갔다. 그들은 헛간으로 가는 계단에 나란히 앉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잉그리드가 살그머니 토르비욘에게 다가갔을 때, 그는 손에 쪽지를 쥐고 있었다. 그리고 나직한 음성으로 천천히 말했다.
“신뇌베를 만나거든 이 쪽지를 전해 줘.”
잉그리드는 쪽지를 읽고 뒤돌아 앉아 울기 시작했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규토름 솔바켄의 딸,
모두에게 사랑받는 숙녀 신뇌베에게.
네가 이 쪽지를 읽는 순간 우리 둘 사이는 끝난 거야.
난 너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아니니까.
신께서 우리 둘과 함께 하시길.
세문트 그란리덴의 아들, 토르비욘.
pp125~126
“가엾은 신뇌베, 피곤해서 들어가 버린 거구나.”
그는 생각했다.
“이런 건 남자가 해야지.”
토르비욘은 마음을 가다듬고 일을 시작했다. 털끝만큼도 잠이 오지 않았다. 아니, 여태껏 일이 이렇게 쉽게 손에 익은 적이 없었다. 토르비욘의 마음속에는 꽃을 심는 방법과 동시에 목사님 댁 정원을 거닐던 세 사람의 모습이 선명했다. 그는 꽃을 심으면서 의식적으로 그 두 가지를 떠올렸다.
토르비욘은 밤이 가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몰두해서 화단을 뒤엎고 꽃을 심었다.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보이려고 이리 심어 보고 저리 심어 보았다. 그러다 가끔씩 들키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며 다락방에 난 창문을 올려다보곤 했다. 그러나 창가에도 다른 어디에서도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토르비욘은 수탉이 울고 숲 속의 새들이 아침 인사를 하려고 하나 둘씩 깨어나 기지개를 펼 때까지 개 짖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는 화단 둘레를 삽으로 파다가 아슬락이 해준 이야기가 떠올라 피식 웃음을 지었다. 솔바켄에서는 트롤과 요괴들이 득실거리며 자란다고 했던가……. 그때의 토르비욘은 그렇게 믿었다.
그는 다락방 창을 올려다보며 미소 지었다. 신뇌베가 내려오면 무슨 생각을 할까? 어느덧 날이 환하게 밝아 왔다. 새들이 벌써 무리를 지어 순식간에 하늘을 휩쓸고 지나갔다. 그는 황급히 울타리를 넘어 집으로 향했다. 누군가, 언젠가는 토르비욘이 신뇌베의 꽃을 심었다고 말하리라!
pp5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