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인천문화재단과 한겨레출판이 손잡고 펴내는 새로운 역사/문화 총서 '문화의 길'. 인천은 '근대의 관문'이라는 도시 형성의 역사적 기원으로 인해 많은 이야깃거리를 안게 되었고, 이후의 성장 과정에서 다른 지역/문화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특한 지역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문화의 길 총서 12번째 책에서는 인천개항장연구소 대표이사 이영태가 '권번(券番)'을 창으로 삼아 인천의 근현대사를 들여다본다.
출판사 리뷰
■ 출판사 서평
다양한 관점에서 인천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문화의 길] 총서 열두 번째 책. 인천개항장연구소 대표이사 이영태가 ‘권번(券番)’을 창으로 삼아 인천의 근현대사를 들여다본다.
· 해어화(解語花)에서 매춘부(賣春婦)까지
전통 시기에 기생은 예인(藝人)이었다. 가무악(歌舞樂)을 비롯해 시서화(詩書畵)에 능했던 기생들에게서 이런 면을 확인할 수 있다. 기생의 별칭은 해어화(解語花), ‘말하는 꽃’이다. 이때 무게중심은 화(花)보다는 해어(解語) 쪽에 있었다. 명기(名妓)에게 미색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 예인의 소양이었다. 즉, 분별품류(分別品流)와 형척인물(衡尺人物)이었다. ‘분별품류’는 잔치나 술자리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고, ‘형척인물’은 손님의 성향 등을 간파하는 것이다. 단순히 말하는 꽃이 아니라 분별품류와 형척인물을 바탕으로 하는 해학과 말주변을 지녀야 진짜 해어화일 수 있었고, 그런 명기들을 상대편 남자들은 존중하여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그 기생은 이제 없다. “일본 관광객 기생파티 물의” 운운하는 기사에서 가끔 부정적 수사(修辭)로나 등장할 따름이다. 그들을 부르는 오늘의 이름은 매춘부, 성매매 여성, 에둘러 ‘직업여성’이다. 원래 기생은 가곡, 가사, 서예, 정재무 이외에는 구사하지 않는 일패 기생과 은근히 몸을 팔고 첩 노릇을 하는 이패 기생, 매춘을 목적으로 하는 삼패 기생으로 구분했는데, 지금은 일패 기생은 고사하고 이패 기생조차 없고 삼패 기생만 남은 셈이다. 사람을 인격으로 대하지 않고 기능으로 보는 세태에 부합하는 형국이라 할까.
이 큰 낙차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지은이는 그 출발점을 권번(券番) 시스템의 성립에서 찾는다. ‘권번’은 일제강점기 기생조합의 일본식 명칭이다. 대한제국 말기인 1908년 이른바 ‘기생 단속령’과 ‘창기 단속령’이 공포되자 전문 예인들은 조합이나 권번 소속이 아니면 어떠한 예능도 구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전문 예인이든 창기(娼妓)든 권번을 매개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고, 둘 사이의 구분은 흐려졌다. 매음을 목적으로 하는 유곽의 번창으로 일제강점기에 기생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은 더욱 강화되었고, 해방 이후에도 이 경향은 여전하였다.
권번의 등장과 더불어 명기가 각광을 받던 시대는 끝났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에서도 명기의 의미를 재해석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던 기생들이 있었다. 명기의 기본 요건인 분별품류와 형척인물을 자기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 그것을 실천에 옮겼던 인천 용동권번 출신의 기생들이다. 흩어진 자료들을 이리저리 모아 용동권번 기생들의 삶을 어렵사리 복원하려 애쓰는 지은이의 노력은 그래서 소중하다. 우리 전통 예인의 잊힌 모습을 흐릿하게나마 되살려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용동 칼국수거리 어름에 옛 용동권번 자리를 알려 주는 돌계단이 있다. ‘龍洞券番’이라는 한자가 음각된 맨 위 계단에 선 지은이의 눈에, 싸고 맛난 술집을 찾아 몰려다니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들어온다. 주변에 용동권번이 있었으며 그 흔적이 돌계단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채 용동을 배회하는 무심한 청춘들이다. 용동권번 기생들의 기억은 그렇게 희미하고, 부도유곽에서 출발한 욕정의 흔적은 지나치게 또렷하다. 하긴 변하고 잊혀 가는 것이 어찌 기생뿐이라. 이 책의 부제는 그래서 ‘기예(技藝)는 간데없고 욕정(欲情)의 흔적만이’다.
■ 지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문화의 길’ 총서
인천문화재단과 한겨레출판이 손잡고 펴내는 새로운 역사/문화 총서. 인천은 ‘근대의 관문’이라는 도시 형성의 역사적 기원으로 인해 많은 이야깃거리를 안게 되었고, 이후의 성장 과정에서 다른 지역/문화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특한 지역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문화의 길’은 오늘의 지역, 지역성, 지역문화를 이룬 그러한 역사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그려 가는 새로운 문화지도이다. 역사와 네트워크에 주목한다 함은 지역사와 한국사의 맞물림, 특수성과 보편성의 연결 지점들을
작가 소개
저자 : 이영태
인하대학교 국문과 문학박사인하대학교(동양어문학부, 교육대학원, 대학원 한국학과) 강사인천대학교(국문과) 강사<한국 고전시가의 재조명>(1998)<한국 고시가의 새로운 인식>(2003)<고려속요와 기녀>(2004)<한국문학연구의 현단계>(공저, 2005)<삼국지연의 한국어 번역과 서사변용>(공저, 2006)<인천고전문학의 이해>(2010)<쌍화점, 다섯 개의 시선>(공저, 2010)<한국문학의 탐색>(공저, 2011)<한국 상대시가와 참요의 발생론적 탐색>(2011)<인천의 섬>(공저, 2004)<옛날 옛적에 인천은>(공저, 2004)<근대문화로 읽는 한국 최초 인천 최고>(공저, 2005)<인천 개항장 풍경>(공저, 2006)<인천 개항장 역사기행>(공저, 2007)<바다와 섬, 인천에서의 삶>(공저, 2008)<인천의 문화유산을 찾아서>(공저, 2008)<역주 강도고금시선(전집)>(공역, 2010)<역주 강도고금시선(후집)>(공역, 2011)<인천역사-인천향토사의 재조명>(공저, 2011)「불구동물 등장 시조와 ‘靑개고리 腹疾하여 주근 날 밤~’의 해석」(2009)「스토리텔링을 통한 속요의 교육방안 모색」(2009)「어업노동요에 나타난 복선율과 소통」(2009)「황조가 해석의 다양성과 가능성」(2009)「동동 화자의 심리」(2009)「고려시대 기녀와 무당 풍속으로 읽는 사모곡」(2010)「향가론의 전개와 과제-향가작가 문제를 중심으로」(2010)「중국 조선족 고중 신편 <조선어문> 소재 고전시가의 양상과 특징」(2010)「신라시대 참요(서)를 이해하는 한 방법-형혹의 설을 중심으로」(2011)「고등 <문학> 교과서 소재 고전시가를 통한 문학교육 방법의 모색-스토리텔링의 방법에 기대」(2011)「유구곡 해석의 다양성과 가능성-가창자?가창물?가창공간의 특성을 고려해서」(2011)
목차
1장 기생이란
기생의 유래
기생의 풍속
명기의 요건
2장 권번의 성립과 용동권번
권번 성립 이전의 주루 풍경
권번의 성립과 용동권번
용동권번의 활동 영역
권번의 교육행정
권번의 교과 내용
권번의 일과
3장 용동권번의 기생들
『조선미인보감』속의 용동권번 기생들
행적을 알 수 있는 용동권번 기생들
4장 기명과 화대
전국에 등장하는 '화중선'
기생 재상 혹은 기생 실업가
5장 일제하의 인천 화류계
인천 부도정 유곽
용동 카페와 바로 몰려드는 야유랑
화류병
6장 인천 화류계의 변용과 왜곡
미군정 및 휴전 이후 : 기지촌과 유엔군 위안소
군사독재 및 산업화 시기 : 옐로우하우스와 끽동
산업화 시기 이후 : 재개발의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