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비무장지대 안에 그대로 남아 있는, 끊어진 철길, 녹슨 철모, 무명용사의 무덤, 파괴된 도시 등 전쟁의 흔적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주는 사진책. 이어서 서로를 감시하는 최전방의 모습과 50년 넘게 사람의 발길이 끊긴 가운데 폐허에서 되살아나고 있는 자연 생태계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고향을 가까이 두고도 밟아 보지 못하는 실향민들의 가슴 아린 사연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사진책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들이 사진에 담긴 내용과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의 내용을 5개의 작은 주제로 나누어 사진을 배열했다.
특히 어린들이 흔히 알고 있듯이, DMZ를 낯설고 신기한 동식물이 자라는 생태 환경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전쟁과 평화가 그리고 생명의 가치는 등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 그리고 각각의 주제에서는 책장을 넘기면 사진과 사진의 이미지가 서로 연결되어 마치 하나의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책을 편집했다.
출판사 리뷰
■ DMZ, 그곳은 거대한 역사박물관이었다
전쟁이 끝난 지 50년도 넘었지만, 비무장지대(DMZ)에는 발길 닿는 곳마다 전쟁의 상처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의선이 지나던 옛 장단역은 온통 수풀로 뒤덮이고, 폭격을 맞은 기차는 들판에서 뻘겋게 녹슬고 있었다. 폭격의 순간을 말해 주듯이, 주위에는 아이의 깜장 고무신, 이불 보따리 그리고 어린 시절 그토록 갖고 싶던 이빨 빠진 하모니카 등이 가슴 아프게 널려 있었다.
하지만 그곳의 자연은 신비스러울 만큼 아름다웠다. 개성으로 이어지던 옛길에는 노루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제멋대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DMZ 사진작가 최병관이 경기도 파주시의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옛 장단역과 면사무소를 찾아갔을 때 본 그곳의 모습이었다.
최병관은 민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2년에 걸쳐 450일 동안 최전방 부대에서 군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비무장지대를 3번이나 걸어서 횡단했다. 그리고 누구도 밟아 보지 못한 그곳의 생생한 모습을 10만 장의 사진으로 담아냈다.
그의 눈에 비친 비무장지대는, 더 이상 <전쟁과 평화의 땅>이나 <생태계의 보고> 그 어느 하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그곳은 우리의 지난 역사와 문화를 되돌아보게 하는 거대한 역사박물관이었다. 비록 끔찍한 전쟁을 통해 생겨난 슬픔의 땅이지만, 이제는 그 모든 슬픔이 흙으로 스러져 밑거름이 되고 우리의 지난날과 앞날을 함께 아우르는 역사의 땅이 된 것이다. 그 땅에서 무엇을 심고 길러낼 것인가는 바로 자라나는 우리 어린이의 몫이다. 그래서 작가는 어린이들이 역사의 비극을 함께 슬퍼할 줄 알고 평화와 생명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비무장지대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 생각해 보기를 바라고 있다.
■ 어린이를 위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사진책
<울지 마, 꽃들아>는 비무장지대 안에 그대로 남아 있는, 끊어진 철길, 녹슨 철모, 무명용사의 무덤, 파괴된 도시 등 전쟁의 흔적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준다. 이어서 남과 북이 낮과 밤을 잊은 채 조금의 틈새나 흔들림 없이 서로를 감시하는 최전방의 모습과 50년 넘게 사람의 발길이 끊긴 가운데 폐허에서 되살아나고 있는 자연 생태계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고향을 가까이 두고도 밟아 보지 못하는 실향민들의 가슴 아린 사연도 이어진다.
작가는 사진책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들이 사진에 담긴 내용과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의 내용을 5개의 작은 주제로 나누어 사진을 배열했다. 특히 어린들이 흔히 알고 있듯이, DMZ를 낯설고 신기한 동식물이 자라는 생태 환경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전쟁과 평화가 그리고 생명의 가치는 등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 그리고 각각의 주제에서는 책장을 넘기면 사진과 사진의 이미지가 서로 연결되어 마치 하나의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책을 편집했다.
글에 있어서는 사진이 담고 있는 내용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대신에 사진 속의 배경, 색상, 구도 등에서 암시하는 의미까지 한데 아우른 서정적인 글로 풀어냄으로써, 어린이들이 사진을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 철조망 하나까지도 문화재로
책 뒤에 있는 <저자의 말>에서 저자는 비무장지대의 성립과정, 비무장지대의 전쟁 유물, 자연 생태계의 특징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작가는 지방자치단체들이 DMZ 일대에서 성급하게 생태 관광지를 개발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DMZ 일대에는 전쟁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그곳에 살던 주민들의 풍습과 민속 등도 함께 묻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녹슨 철조망 하나까지 문화재로서 바라보는 자세로 DMZ 일대에서 하나둘 사라져 가는 유물을 하루빨리 발굴하여 있는 모습 그대로 보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역사유산일 뿐만 아니라 세계 인류의 문화유산이며, 또한 전쟁에서 숨진 수많은 젊은이의 넋을 위로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책 뒤에서 또한 본문의 사진 속에 나오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있도록, 비무장지대 일대의 지형적 특성을 그대로 살린 지도에 하나하나 그 위치를 표시해 놓았다.
■ 5장으로 이루어진 구성
이 책은 5개의 주제를 통해, 철책선으로 가로막힌 남과 북, 전쟁이 남긴 상처, 남북이 대치하는 최전방, 간섭받지 않는 자연 생태계, 고향을 그리는 실향민의 아픔 등 DMZ에 대하여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둘로 나뉜 산과 들
마주보고 있는 산등성이를 따라 남과 북의 철조망이 나란히 이어진다.
함박눈이 내리고 눈꽃이 피었지만 그 어디에도 반기는 이는 보이지 않는다.
철조망 너머 비무장지대 안에 금강산 열차가 들르던 간이역은 사라지고
야트막한 언덕에 정성스레 일구어 놓은 밭 등은 온통 잡초로 뒤덮이고
곡창지대의 기름진 땅도 모두 억새풀 차지가 되었다.
겹겹의 철조망만이 끝없이 이어지며 남과 북을 갈라놓고 있다.
시간이 멈춘 저 너머
격전지였던 백마고지에는 녹슨 탄피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임진강을 가로지르던 경의선 철교는 폭격으로 기둥만 남았고
달리던 기차는 풀밭에 주저 않아 벌겋게 녹슬어 버렸다.
면사무소, 물레방앗간 시골의 작은 마을도 전쟁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DMZ에는 가슴 아픈 전쟁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어느 이름 없는 병사의 넋을 달래기 위해
백암산 정상에 <비목>의 시가 담긴 바위가 DMZ을 내려보고 있다.
낮과 밤을 잃어버린 땅
산등성이마다 멀리 내다볼 수 있게 초소를 세우고
작은 흔들림을 알아채려고 철조망에 돌멩이까지 꽂아놓는다.
밤이면 냇가와 들과 산등성이로 이어지며 환한 불빛이 비친다.
전쟁은 멈추었을 뿐 끝난 것이 아니며,
남과 북은 낮과 밤을 잊은 채 서로를 감시하고 있다.
서로 지지 않으려는 듯 태극기와 인공기는 하늘 높이 달려 있다.
꽃은 피고 새는 날아들고
DMZ은 철조망으로 가로막히고 수많은 지뢰로 뒤덮여 있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그곳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숨소리로 가득하다.
제철을 만나 갖가지 꽃들이 피어나고 가을이면 예쁜 단풍이 들며
겨울이면 지난날의 모든 아픔을 감싸듯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다.
산양, 두루미 등 야생동물들은 남북을 가리지 않고 쉼터를 찾아 깃든다.
머리에 내린 하얀 세월
전쟁으로 고향을 떠나온 지 50년 넘는 세월에 어느덧 백발이 되었다.
북녘의 고향 당은 손에 잡힐 듯 가까워 그리움은 가슴에 사무치고
고향 가까이 기차가 지나가던 역에서 옛 이야기로 아쉬움을 달래 본다.
녹슨 철모를 뚫고 피어난 들꽃,
이곳에서 전쟁으로 스러져 간 젊은이들에게 말하는 듯하다.
‘울지 마, 푸른 꽃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