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의 척박한 학문적 토양에서 신과학운동을 주도하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소통과 통합을 모색해온 원로 학자 김용준이 일생의 화두인 ‘종교와 과학’의 문제에 천착한 글들을 묶어 책으로 출간했다. 종교와 과학의 관계를 새로이 정립하고자 하는 이 책은, 먼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역사학, 인류학, 신학, 윤리학, 존재론의 성찰을 받아들이고 또 동물행동학, 생명과학, 우주학, 인지과학 분야의 과학적 발견들을 참조해 다시 신의 문제로 되돌아며, 그 과정에서 철학적 고전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저자는 종교와 과학의 문제가 전문가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화두임을 암시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과학과 종교의 통합적 인식을 향한 원로 과학인 김용준의 치열한 공부 궤적
일찍이 한국의 척박한 학문적 토양에서 신과학운동을 주도하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소통과 통합을 모색해온 원로 학자 김용준이 일생의 화두인 ‘종교와 과학’의 문제에 천착한 글들을 묶어 책으로 출간했다. 저자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지 않고서는 오늘의 과학기술문명이 지속할 수 없으리라는 신념하에, 40여 년간 진지한 탐구를 계속해왔다. 고도의 과학문명 속에서 신기술에 대한 맹목적 기대와 자연과 영성으로의 회귀라는 낭만적 복고주의가 교묘하게 공존하는 오늘날, 다시 과학과 종교를 통합하고자 하는 시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견하고 준비하는 중요한 실천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천은 지금까지의 모든 지식과 믿음들을 되짚어보는 끊임없는 반성과 탐구에서 시작한다. 현대과학의 결실에 대한 주요한 논쟁점들을 아우르고, 과학·종교·철학·윤리학이 연관된 총체적 질문들을 던지는 이 책은, 바로 새로운 사유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그러한 실천의 일환이다.
종교와 과학의 관계를 새로이 정립하고자 하는 이 책은, 먼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역사학, 인류학, 신학, 윤리학, 존재론의 성찰을 받아들이고 또 동물행동학, 생명과학, 우주학, 인지과학 분야의 과학적 발견들을 참조해 다시 신의 문제로 되돌아온다. 그 과정에서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genberg), 자크 모노(Jacques Monod),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스티븐 굴드(Stephan Gould), 스티븐 핀커(Stiven Pinker), 안토니오 다마시오(Antonio Damasio), 제이콥 브로노프스키(Jacob Bronowski) 등의 주요 저작들뿐만 아니라 막스 베버(Max Weber)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등 사회과학의 고전들과, 게오르크 가다머(Georg Gadamer)의 『진리와 방법』,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존재와 시간』 등 철학적 고전들이 총동원된다. 이렇게 분과학문 체계의 한계를 벗어나 모든 학문의 역사를 통틀어 주요한 통찰을 제공한 학자들과 저서들을 폭넓게 다룸으로써, 저자는 종교와 과학의 문제가 전문가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화두임을 암시한다.
연구 노트라는 책의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은 거대한 화두와 맞서기 위해 저자가 40여 년간 공부한 내용들을 통합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자신이 읽은 책들을 나열하고 소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서 원로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예리한 진단과 매서운 비판, 또 위대한 과학자 선배와 동료들에 대한 따스한 애정을 드러낸다. 가령 도덕적 차원에서 신앙을 고수하며 종교적 믿음에서 비합리성을 제거하려 노력했던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세계와 자연에 대한 새로운 관념을 제시함으로써 진화신학의 가능성을 정초했던 찰스 다윈(Charles Darwin), 유신론자로서 법정에서 창조과학을 부정한 마이클 루스(Michael Ruse) 등의 일화를 따뜻한 시선으로 소개하는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과학이 우리와 상관없는 최첨단 테크놀로지에 대한 지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실존과 관련된 열정적 탐색과 깊은 숙고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의 내용
― 인류의 탄생에서 우주의 원리까지, 종교개혁과 과학혁명에서 진화신학까지
* 1부 인간과 과학
먼저 이 책의 1부에서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또 인간에게 과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저자는 인류의 탄생과 관련된 진화론과 동물행동학 분야의 논의들을 통해 사회적 인간, 문화적 인간, 유희의 인간으로서 인간 존재의 특수성을 살핀 후, 언어의 문제와 해석의 문제를 다룬다. 이러한 논의의 기저에는 과학이 “추상적 사고를 만들어내고 소통하기 위해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언어”라는 제이콥 브로노프스키의 정의가 흐르고 있다. 이러한 정의는 과학을 단순한 기술과 도구로 환원시켜 이해하는 데 근대성의 한계와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는 저자의 비판적 인식을 보여준다. 또 해석의 문제에서는 가다머와 하이데거의 논의(특히 『진리와 방법』)를 중심으로 ‘방법’, 즉 자연과학적 논리실증주의의 역사적 의의와 한계를 짚어낸다. 바로 여기서 시대가 바뀌고 역사적 요청이 변화하는 오늘날에는 근대의 태동기와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이루어진다. 또 자연과학의 방법론이 역사를 부정함으로써 가져올 수 있는 위험에 대한 대안으로 해석학을 제시한 가다머와 하이데거의 논의를 충분히 수용하면서도, 과연 해석학이 모든 이원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는 지적을 빠뜨리지 않는다.
* 2부 과학과 기독교
2부에서는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유진 클라렌(Eugene M. Klaaren)의『현대과학의 종교적 기원』등을 참조해 종교혁명과 과학혁명의 상호 연관관계를 탐구한다. 이를 위해 먼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을 거치는 동안에 ‘구원의 종교’에서 ‘창조의 종교’로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거기서 프로테스탄티즘과 청교도주의의 새로운 윤리가 태동하고, 다시 이 새로운 창조의 윤리가 17세기의 과학혁명의 원동력이 된 과정을 역사적으로 살펴본다. 특히 저자는 여기서 다윈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헉슬리(Thomas Huxley)가 ‘과학자’(scientist)라는 말을 거부하고 대신에 ‘과학인’(a man of science)라는 말을 고집한 일화는 소개하면서, 기술만능적 사고로부터 아직 자유로웠던 현대과학 태동기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의 부제에서 ‘과학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바로 저자의 학문적 관심이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조화로운 공존을 향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 3부 몸과 마음
3부에서는 일찍이 심신수반론을 주장한 김재권과 다마시오, 에델만의 연구 등 인지과학의 중요한 논점들을 엄밀히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먼저 이성은 우리 대부분이 생각하거나 바라는 것처럼 순수한 것이 아니고 감정과 느낌도 이성이라는 요새를 침범하는 공격자가 아니며, 양자가 서로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단순히 이원론을 비판하는 데 멈추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사람과 똑같은 로봇이 탄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철저한 일원론적 입장과 인간 고유의 감각질이라는 난제를 제시하며 그와 날카롭게 대립하는 입장까지 세밀하게 살피고 있다. 특히 아침마다 기도에 정진하다 신비로운 예시(豫示)를 경험하게 된 함석헌 선생이 결국은 그러한 경험을 경계했다는 일화를 통해 종교적 기적이나 신비로운 경험의 사실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신비 그 자체에 미혹되어 모든 물음을 멈추기보다는 그것을 좀더 인간적인 언어로 이해하기 위해 정진해야 한다는 과학인의 자세를 강조한다.
* 진화신학을 향하여
4부에서는 다시 과학과 종교의 통합의 문제로 되돌아와 ‘진화신학’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한다. 교황 앞에 불려갔던 갈릴레이의 일화, 윌버포스와 헉슬리의 논쟁, 1920년대 스콥스의 재판, 또 1980년대 미국시민자유연맹의 제소로 열린 재판은 과학과 종교의 반목이라는 통속적 이해를 강화한다. 하지만 유신론자인 마이클 루스는 미국시민자유연맹 재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창조신학은 과학이 아니라고 분명히 답했다. 저자는 찰스 다윈이후 신에 대한 관념과 태도는 결코 그 이전과 같을 수는 없다는 진화신학의 관점을 공유한다. 진화론에서 유신론이 종언을 고한 것은 다윈의 후손이자 후예들이 그 유산을 활용해 신에 대한 관념을 풍부하게 전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화학은 분명하게 이 세상에 관한 우리들의 이해를 극적으로 바꾸어놓았으며, 따라서 다윈과 그 추종자들이 말하는 세계관을 고려하면 세계를 창조하고 돌보는 신에 대한 우리의 태도도 전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이렇듯 진화신학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작업은 축자영감설(逐字靈感說)에 집착하는 한국의 보수적 기독교에 대한 뼈아픈 비판을 포함한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용준
1927년 목포에서 태어나 천안에서 자랐다. 해방 후 사회가 혼란하던 시기에 경성공업대 전문부에 입학했다. 공립학교와 국립학교 통합이 시행되어 다니던 학교가 서울대학교가 되었고, 6·25 동란으로 인하여 부산 판잣집 교사에서 서울대학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와 천안농업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하지만 출석하던 교회에서 함석헌을 따른다는 이유로 “적그리스도요 이단자”가 되어 출교당했고, 천안을 떠났다. 함석헌 선생을 처음 만난 것은 1949년 봄이었다. YMCA 건물 앞을 지나다 ‘성서강해’ 광고를 보고 우연히 듣게 된 선생의 강의는 지적 영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첫만남 후 신을 향한 태도부터 사회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까지, 유기화학을 제외한 모든 것을 선생에게 배웠다. 이런 인연으로 선생이 돌아가신 후 『씨의 소리』 발행인 및 편집인을 맡았고, 지금은 『교수신문』에 ‘내가 본 함석헌’이라는 글을 연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 A&M대학교에서 유기화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5년부터 고려대 화학공학과에서 교편을 잡았으나 1975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되어 해직되었다. 4년 후 잠시 복직되었다가 1980년 여름 구국선언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또 해직되었다. 1984년 복직했지만 이미 유기화학자로서 많은 것을 잃은 뒤였다. 실험실과 연구실을 빼앗긴 것은 화학자로서는 회복할 수 없는 상처였으나, 해직 기간 동안 다양한 신학서와 철학서들을 보며 공부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대학에서 강의하는 동안에도 내내 “과학 없는 종교는 미신에 불과하고, 종교 없는 과학은 흉기”라는 믿음을 견지해왔다. 이에 대해 동생 김용옥은 『사람의 과학』 서문에서 “우리 형이야말로 20세기 한국역사에서 과학을 과학으로만 보지 않고 종교와 철학과 과학의 다리를 놓은, 한국 최초의 사상가”라는 헌사를 보내기도 했다. 명예교수로 물러난 후에는 ‘과학과 종교의 통합’이라는 주제에 더욱 천착했으며, 1995년부터 계간지 『과학사상』에 글을 연재하고 있고, 여러 대학에서 이 주제로 강의했다.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학술협의회 활동의 일환으로 인류학자 모리스 고들리에(Maurice Godliere)를 비롯해 신학자 볼프강 판넨베르크(Wolfgang Pannenberg), 철학자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 다윈주의자 마이클 루스(Michael Ruse) 등 각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을 한국에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주요 저서로 『과학 · 인간 · 자유』(1979), 『과학인의 역사의식』(1986), 『현대과학과 윤리』(1988 · 공저), 『사람의 과학』(1994), 『갈릴레오의 고민』(1995), 『혼돈과 질서』(1998), 『종교와 과학』(2000 · 공저) 등이 있고, 주요 역서로 『부분과 전체』(Der Teil und das Ganze) 『인간이란 동물』(So Human an Animal), 『내재하는 신』(A God Within), 『우연과 필연』(Le hasard et la nécessité) 등이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제1부 인간과 과학
제1장 인간의 탄생과 과학
호전적 야수에서 평화롭고 이타적인 존재로 / 물음에 대한 이해 / 서양 과학의 기원이 된 그리스 시대의 철학
제2장 언어와 사고
언어의 창출 / 신피질의 의미 / 호모 사피엔스 / 학문과 실존 / 언어와 실존
제3장 해석의 문제
‘진리’와 ‘방법’ / ‘방법’의 한계 / 자연과학의 ‘방법’ / ‘방법’을 넘어서
제2부 기독교와 과학
제4장 과학혁명과 기독교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 / 스피리추얼리즘과 주의주의 / 과학혁명 이후의 과학
제5장 진화론과 기독교
헉슬리와 윌버포스의 논쟁 / 다윈의 『종의 기원』/ 진화론의 계보 / 다윈의 후예들
제6장 우주론과 창조
우주 메커니즘의 창조자 / 우주의 탄생 / 우주의 씨앗
제7장 인간원리
신이 선택한 인간 / 생명체의 출현 조건 / 인간의 기원과 우주의 기원
제8장 진화고리로서의 종교
윌슨의 사회생물학 / 진화의 고리로서의 종교
제9장 종교개혁과 과학혁명
고뇌하는 인간 루터 / 구원의 종교에서 창조의 종교로 / 과학혁명의 주인공 - 케플러, 데카르트, 뉴턴
제 3부 몸과 마음
제10장 마음과 뇌
이원론과 상호작용설 / 의식하는 마음은 어디서 오는가 / 종교적 감정을 관장하는 뇌
제11장 언어는 생물학적 능력인가 문화의 소산인가
사고의 언어, 멘탈리스 / 최초의 언어 / 방언의 탄생
제12장 심신수반론과 그것의 극복
김재권의 학문의 길 / 불완전한 심신수반론 / 두 가지 심신문제
제13장 이성과 감성, 의식과 감각질
인간과 이성 / 신체로 환원되는 이성과 감성 / 의식과 자아
물질은 어떻게 상상력이 되는가 / 역동적 중핵 가설 / 감각질의 특성
제4부 진화신학을 향하여
제14장 현대문화 속에서의 신학
신학자 판넨베르크 / 신학과 자연과학의 대화 / 우연과 장의 신학 / 예수의 부활과 기독교의 희망
제15장 다윈주의와 그리스도교
창조과학은 과학인가 종교인가 / 생물학적 이타주의 / 다윈주의자가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가 / 기적의 문제
제16장 설계, 너무도 심원한 주제
지적 설계 / 다윈과 설계 / 설계 은유
제17장 진화신학을 향하여
고통의 진화사 / 다윈 이후의 신 / 고난의 하나님
이 책에서 언급한 주요 학자와 저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