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b판시선 12권. 1984년 시집 <마침내 시인이여>를 통해 등단한 이은봉 시인의 열번째 시집. 이은봉 시인의 시는 예나 지금이나 삶의 현장을 토대로 구축해왔다. 개인적 체험과 공통 현실은 구체적 삶을 조성하는 두 가지 핵심요소인데 시인의 시적 개성은 이 둘이 거의 겹쳐 있는 데에서 발생한다. 이번 시집도 예외는 아니나 형이상학적 사유가 두드러지게 전면에 드러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상과 성찰은 시인의 시선을 자주 허공으로 옮긴다. 이 허공은 이번 시집의 주요 시적 공간인데 그곳은 바람이 노니는 공간이다. 바람이 노니는 공간은 바로 지상으로부터 하늘을 향해 비상할 수 공간인데 시인은 "내 날개는 찢겨져버렸다 부러져버렸다 꺾어져버렸다."고 진술하고 있다.
말하자면 시적 주체는 허공으로 비상하고 싶으나 이미 꺾인 날개를 가지고 있음을 인지하게 되는데 그 날개 꺾인 장소는 굳건하다고 믿고 있었던 지상이라는 현실은 아니었을까 하는 점에서 성찰이 시작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도서출판 b에서 이은봉 시인의 시집 <봄바람, 은여우>가 출간되었다. 이은봉 시인은 1984년 <창작과비평> 신작 시집 <마침내 시인이여>를 통해 등단한 이래 이로써 10번째 시집을 펴낸다.
이은봉 시인의 시는 예나 지금이나 삶의 현장을 토대로 구축해왔다. 개인적 체험과 공통 현실은 구체적 삶을 조성하는 두 가지 핵심요소인데 시인의 시적 개성은 이 둘이 거의 겹쳐 있는 데에서 발생한다. 이번 시집도 예외는 아니나 형이상학적 사유가 두드러지게 전면에 드러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인의 연륜이 시적 세계를 삶에 대한 회상과 성찰의 태도로 이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회상과 성찰은 시인의 시선을 자주 허공으로 옮긴다. 이 허공은 이번 시집의 주요 시적 공간인데 그곳은 바람이 노니는 공간이다. 바람이 노니는 공간은 바로 지상으로부터 하늘을 향해 비상할 수 공간인데 시인은 “내 날개는 찢겨져버렸다 부러져버렸다 꺾어져버렸다.”(「꿈」)고 진술하고 있다. 말하자면 시적 주체는 허공으로 비상하고 싶으나 이미 꺾인 날개를 가지고 있음을 인지하게 되는데 그 날개 꺾인 장소는 굳건하다고 믿고 있었던 지상이라는 현실은 아니었을까 하는 점에서 성찰이 시작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바람, 은여우>는 가볍고 경쾌하다. 이은봉 시인은 이번 시집을 ‘바람의 시집’으로 읽어주기를 기대한다. ‘시인의 말’을 요약해보면 바람은 사람이었다가 세상이었다가 역사가 되고, 바람은 공기이고 소리이고 언어이고 기표이자 기의이며, 바람은 형상이자 형상이 아니다. 마치 선문답과도 같은 이율배반의 진술이 연속된다. 막연한 과거나 추억으로서의 회상이라면 시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삶의 다양한 속성과 세밀한 결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가볍고 경쾌해질 필요가 있다. 시집의 표제시인 「봄바람, 은여우」에서 봄바람은 그야말로 생명의 경쾌함을, 은여우는 야생의 활달함을 북돋고 있다. 봄바람은 은여우 덕분에 까불대며 빛나게 되고, 은여우는 봄바람 덕분에 변덕스럽고 화사해진다.
문학평론가 김종훈은 권말의 해설에서 이 시집의 특징을 “첫 번째 특징은 변화무쌍한 바람과 맞물려 시집이 지향하는 의미가 어느 하나로 고정될 수 없다는 것을 일러준다. 두 번째 특징은 평면에 깊이를 확보했던 것처럼 차원을 하나 늘려 봄의 풍경에 다른 시간이 있다는 것을 환기한다. 바람은 여기에서 종잡을 수 없는 실체이면서 동시에 다른 세계의 존재를 암시해주는 전달자이다.”라고 요약하면서, “이 시집은 「소나무 자식」에서 시작하여 「창공」으로 끝난다. 지상에서 시작하여 천상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소나무를 푸르고 싱싱하며 굳세고 강건한 사람과 연관 지을 때(「소나무 자식」) 창공에 오랜 꿈과 희망이 있다고 말할 때(「창공」) 어디서나 건강한 희망을 기원하는 그를 찾을 수 있다”고 정리하고 있다.
작가 소개
저자 : 이은봉
1953년 충남 공주(현 세종시)에서 출생했다. 1992년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삶의문학≫ 제5호에 <시와 상실의식 혹은 근대화>(1983)를 발표하며 평론가로, 창작과비평 신작 시집 ≪마침내 시인이여≫(1984)에 <좋은 세상> 외 6편의 시를 발표하며 시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시집으로 ≪좋은 세상≫, ≪봄 여름 가을 겨울≫, ≪절망은 어깨동무를 하고≫, ≪무엇이 너를 키우니≫, ≪내 몸에는 달이 살고 있다≫, ≪길은 당나귀를 타고≫, ≪책바위≫, ≪첫눈 아침≫, ≪걸레옷을 입은 구름≫ 등이 있고, 평론집으로 ≪실사구시의 시학≫, ≪진실의 시학≫, ≪시와 생태적 상상력≫, ≪화두 또는 호기심≫ 등이 있다. (사)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한성기 문학상, 유심 작품상, 가톨릭 문학상, 질마재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6년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목차
시인의 말 5
제1부 거친 귀
소나무 자식 15
앵남역 16
봄바람, 은여우 18
물오리 20
골짜기에 나자빠져 있는 바람 22
江돌 24
생각 26
바람이 좋아하는 것 28
끈 30
금요일의 바람 32
봄바람 33
쥐똥나무 울타리 34
바람의 발톱 36
거친 귀 38
지쳐빠진 바람 40
바람의 이빨 42
절개지 44
다리 45
제2부 달리는 바람
꽃 49
흔들의자 50
제가 누구인지 모르는 바람 51
잎사귀가 찢긴 황금나무를 어루만졌다 52
미화정 산책 54
저도 많이 외로웠으리라 56
왼손으로 턱을 괴고 쪼그려 앉아 있는 바람 58
이팝나무 한 그루 59
달리는 바람 60
안개꽃 더미 62
홀황 64
거미 66
바람의 본적 68
돼지 69
바람의 손 70
잎새들 72
그냥 그렇게 74
각시탈 76
제3부 더러운 피
허공 79
오색딱따구리 80
돌과 바람의 시 82
4월 84
자꾸만 찾아오는 시 86
대나무 평상 위에 누워 88
모기 90
철없는 바람이라니 91
꿈 92
시냇가 버드나무 가지처럼 94
바람아 96
물과 돈 98
미친바람 100
부자 되세요 102
바람의 문자 104
구름바다 106
더러운 피 108
다이너마이트 110
제4부 도선사 근처
나무, 나무, 나무 115
도선사 근처 116
오렌지 두 개 117
평사리 들판 118
바람의 칼 120
그렇지 세상, 온몸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