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09년 황금도깨비상 수상 작가 김혜연의 첫 단편동화집. 간결하고 단순하나 넉넉한 시선과 따뜻한 마음씀씀이를 엿볼 수 있는 동화 여덟 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 ‘꽃밥’ 은, 급식 때문에 일주일이 월화수목금금금이었으면 좋겠다는 연이의 이야기를 통해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아이의 참담한 현실을 그린 작품이다. 꽃밥을 먹고 깊은 잠에 빠진 연이는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까? 저학년 대상 동화.
출판사 리뷰
네 권의 바람단편집을 비롯, 꾸준히 여러 작가의 단편집을 출간해 온 ‘바람의 아이들’에서 또 한 권의 단편동화집을 펴냈다. 『꽃밥』은 장편동화 『나는 뻐꾸기다』로 2009년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김혜연의 첫 단편동화집으로, 3년 동안 써 온 작품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김혜연은 “뛰어난 구성과 섬세한 묘사”를 인정받는 작가답게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다룬 단편동화에서도 그 장기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꽃밥』에는 모두 여덟 편의 단편동화가 담겨 있는데, 간결하고 단순하지만 넉넉한 시선과 따뜻한 마음씀씀이를 보여주는 중, 저학년 대상의 단편동화들이다.
재미있는 이야기, 이야기 읽는 즐거움
『꽃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들은 어린이문학 특유의 재미를 주는 이야기들이다. 짧고 단순한 단편동화에서 이야기 읽는 즐거움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도대체 셋째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에서는 여러 인물의 마음속 이야기를 교대로 들려준다. 엄마 지갑에서 천 원짜리를 슬쩍한 해솔이와 해솔이의 곱슬머리를 놀렸다가 가슴 졸이는 진구, 수업 시간 도중 차례로 사라져 버린 해솔이와 진구 때문에 당황하고 걱정하는 담임선생님의 이야기를 차례로 읽노라면, 사람들 사이에 오해란 얼마나 쉽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오해를 풀기란 또 얼마나 쉬운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덤으로, 함부로 수업 시간을 빼먹으면 곤란하다는 깨달음도. 그런가 하면「일요일 오전 10시 15분에……」에서는 엄마가 앞집 할머니에게 납치를 당했다는 끔찍한 꿈을 꾸게 된 어느 일요일 오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런데 그 꿈은 단순한 꿈이 아니다. 꿈에서 본 엄마의 모습은 강도를 당한 앞집 할머니의 모습과 겹쳐지니까. 게다가 끝까지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도 남긴다. 납치와 괴물을 둘러싼 꿈과 공상, 억측과 추리가 범벅이 되어 있지만 의외로 경쾌하고 엄마의 삶을 되돌아 볼 줄 아는 귀여운 작품이다.
나도 갖고 싶은 게 많아요
자기만의 방을 갖고 싶은 영주의 이야기를 다룬 「너는 참 좋겠다」와 지웅이에게 로봇강아지를 사주려고 똘똘 뭉친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핫도그, 이젠 하나도 안 부럽다!」에서는 무언가를 갖고자 하는 아이들의 소망(혹은 욕망?)에 대해 차분하게 들려준다. 민철이의 로봇강아지 ‘핫도그’가 알고 보니 60만원이 아니라 6만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지웅이는 로봇강아지를 더 이상 갖고 싶지 않다. 고가의 장난감을 둘러싼 이야기에는 상품과 자본의 그늘이 흐릿하게 드리워져 있지만 작가는 별다른 가치평가를 두지 않는 듯하면서 성숙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다.「너는 참 좋겠다」에서 그려지는 영주의 이야기 역시 어느 정도 자라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로망을 간결하고 발랄하게 그려 보인다. 나만의 방을 갖는다는 것 그리고 그 방을 뺏긴다는 것, 태어나면서부터 자기 방을 가진 아이들이라면 절대 모를걸!
구석구석 맘 아픈 이야기
그런가 하면 『꽃밥』에는 가슴 한편에 쏴아 찬바람을 불어넣어 주는 작품들도 있다. 급식 때문에 일주일이 월화수목금금금이었으면 좋겠다는 연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꽃밥」은 예쁜 제목 아래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아이의 참담한 현실을 그려 보여 독자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꽃밥을 먹고 깊은 잠에 빠진 연이는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까? 「작별 선물」에서는 헤어지면서 주고받는 나팔꽃 화분을 통해 실제로는 진실한 만남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늘 혼자인 진하를 눈여겨보아 준 꽃집 아저씨나 유일하게 진하의 사정을 알고 보살펴준 선생님 모두 진하에게는 영양가 많은 흙과 같은 존재들이다. 사람과 사람이 맺는 귀한 인연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이들도 알아야 할 삶의 모퉁이
한편「할아버지의 윙크」와 「합이 스물이오!」는 어른들이 어린아이들은 몰라도 좋을 거라고 지레 피해 버리기 쉬운 삶의 문제들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응시하는 작품들이다. 할아버지와 함께한 어느 일요일 하루. 그리고 그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할아버지의 윙크」는 할아버지의 생애 마지막 날을 함께한 훈이가 할아버지를 마음 깊이 이해하고 슬프게 떠나보내며 마침내 죽음을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죽음은 삶의 반대말이 아니라 완결이라는 오래된 격언을 생각하게 한다. 「합이 스물이오!」에서는 과일가게 영진이가 반할 만큼 훌륭한 칼질을 자랑하는 생선가게 아저씨와 커피수레 아주머니가 등장해 상처 입은 사람이 상처를 알아본다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손가락 하나를 잃은 아저씨와 태어나면서부터 새끼손가락 하나를 더 갖고 태어난 아주머니, 세상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지만 “우리 둘 손가락이…… 합이 스물이네요”라는 말속에는 그들만이 알 수 있는 공감과 위로가 담겨 있다.
『꽃밥』은 저마다 완성도 있고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단편동화를 통해 아이들의 문학적 감수성을 일깨워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문학적 감수성이란 다른 사람, 다른 세상에 대한 공감과 연민과 함께 하는 것이므로 오래오래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여덟 편의 자그마한 이야기들이 모여 아이들이 살고 있는 이 넓은 세상의 빈틈을 차분히 메워 주는 따뜻하고 알찬 동화집이다.
작가 소개
저자 : 김혜연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독문학을 공부했다. 아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오랫동안 책 만드는 일을 하다가, 언제부턴가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2004년 안데르센 그림자상을, 2009년 『나는 뻐꾸기다』로 황금도깨비상을 받았다. 쓴 책으로 『코끼리 아줌마의 햇살 도서관』, 『말하는 까만 돌』, 『꽃밥』, 『도망자들의 비밀』, 청소년 소설 『가족입니까』가 있다.
목차
꽃밥
도대체 셋째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일요일 오전 10시 15분에……
할아버지의 윙크
너는 참 좋겠다
작별 선물
핫도그, 이젠 하나도 안 부럽다!
합이 스물이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