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아동문예상을 수상한 작가의 책에 수록된 작품을, 8.15 광복의 환희와 태극기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자 단행본으로 펴냈다. ‘태극’이라고 속삭이는 것조차 가슴 졸여야 했던 시절의 아픔을, 한 소녀의 목소리로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어느 날 복이의 집으로 초췌한 몰골을 한 작은아버지가 피신을 온다. 태극기를 그려 공사 중인 관청에 걸어 놓은 탓에 순사들이 작은아버지를 뒤쫓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택수사를 나온 순사들을 무사히 따돌렸다고 생각할 때, 방 안 달력에 그려진 자그마한 태극을 기억해 낸 순사가 되돌아온다. 작은아버지를 숨겨 준 할아버지가 잡혀가고, 뒤이어 체포된 작은아버지도 형을 선고받게 된다.
그러나 숨 막히는 압제에도 끝은 있었다. 산골 마을에도 늦은 단비처럼 광복이 찾아오고, 읍내의 학교 운동장에서 울려 퍼지는 “대한 독립 만세!” 소리 사이로 하늘을 매운 태극기들이 펄럭인다.
출판사 리뷰
어느 날 복이의 집으로 초췌한 몰골을 한 작은아버지가 피신을 온다. 태극기를 그려 공사 중인 관청에 걸어 놓은 탓에 순사들이 작은아버지를 뒤쫓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택수사를 나온 순사들을 무사히 따돌렸다고 생각할 때, 방 안 달력에 그려진 자그마한 태극을 기억해 낸 순사가 되돌아온다. 작은아버지를 숨겨 준 할아버지가 잡혀가고, 뒤이어 체포된 작은아버지도 형을 선고받게 된다. 일제의 강압은 작은 산골 마을이라고 피해가지 않았다. 일본인들은 쌀과 놋그릇을 압수해 가고, 부인회를 조직해 부인들마저 전투에 참여할 수 있게 훈련시켰다. 마을의 과수원도 이미 일본인에게 넘어간 지 오래다. 그러나 숨 막히는 압제에도 끝은 있었다. 산골 마을에도 늦은 단비처럼 광복이 찾아오고, 읍내의 학교 운동장에서 울려 퍼지는 “대한 독립 만세!” 소리 사이로 하늘을 매운 태극기들이 펄럭인다.
‘태극’이라고 작게 속삭이는 것조차 가슴 졸여야 했던 시대의 이야기
주체성을 잃어버린 노예적 삶을 사는 사람이 느끼는 비참함처럼 국가 주권을 잃고 속국이 되어 겪는 참담함을 우리 역사는 알고 있다. 그 참담함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일이 바로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일화이다. 분명 우리에게 국가적 경사여야 할 일이었지만, 대외적으로 그 금메달은 일장기를 가슴에 단 일본 국적의 한 동양인이 이룬 업적일 뿐이었다. 손바닥만 한 작은 국기 하나가 한 민족을 울고 웃게 할 수 있는 것은 그 안에 한 국가의 정체성이, 자주성이, 독립국가의 자존심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해 제작한 태극기를 감추어 두었다가 1919년 3월 1일, 슬픔에 젖어 울며 흔들었고, 1945년 8월 15일, 기쁨에 젖어 울며 흔들었던 것이다.
2009년, 64번째로 8.15 광복의 환희를 다시금 맛보며 이러한 태극기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이삐 언니』로 한국아동문예상을 수상한 강정님 작가의 같은 책에 수록된 「날아라 태극기」를 단행본으로 펴냈다. ‘태극’이라고 작게 속삭이는 것조차 가슴 졸여야 했던 시절의 아픔을, 작가는 자그마한 한 소녀의 목소리로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태극은 왜 호랑이보다, 귀신보다 무서운가?
“태극은 죽어도 일본 사람한테 안 잽힌당께.”
한 번도 태극을 본 적이 없었던 주인공 복이는 동생 덕이가 태극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호랭이’보다, 귀신보다 무섭고, 집도 나무도 “송곳 이빨로 으드득 깨물어 꿀꺽” 삼켜 버린다고 말한다. 이 무서운 태극은 밤이 되면 달력 속에서 기어 나와 일본 사람만 잡아먹고는 다시 연기로 변해 달력 속으로 들어간다는 말에 덕이는 두 눈을 반짝인다. 그리고 복이와 덕이는 이 ‘무서운’ 태극을 가운데 새긴 태극기를 판자에 그려, 수리 중인 관청 곳곳에 걸어놓은 ‘죄’로 형무소를 전전해야 하는 작은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작가는 태극기를 소재로 한 이 단편 안에 일제강점기에 행해진 어불성설의 압제들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태극기를 그린 혐의로 잡혀간 작은아버지의 이야기 외에도, 일본인으로 마을의 과수원을 모두 ‘소유’하고 ‘감독’하며 운동장처럼 넓은 마당, 큰 창고, 일본식 가옥을 가진 마쓰야마 부인의 모습과 마을 여자들마저 전투에 참여시키기 위해 부인회를 조직하고 부인들을 훈련시키는 장면을 통해 당시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또한 놋으로 된 것은 젓가락 한 짝까지 몽땅 압수해 가고 쌀도 뒤주 바닥이 보이도록 긁어 공출해 가는 일제의 치졸한 행태를 한 가족, 한 마을의 모습을 통해 군더더기 없이 그려냈다.
이렇게 울대뼈가 뻐근하게 아파오는 시간들 뒤에 찾아온 해방 소식은 드디어 복이와 덕이가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태극기가 당당하게 바람에 나부낄 수 있게 했다. 그리하여 ‘호랑이보다, 귀신보다 무서운 태극’이 바로 일제의 온갖 핍박과 압제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광복을 이룬 우리의 끈질긴 ‘민족혼’이라는 것을 알게 했다. 자유롭게 훨훨 나는 태극기들은 오랫동안 가슴으로만 외쳤던 “대한 독립 만세!” 소리와 함께 하늘을 가득 채우며, 책을 덮는 읽는 이의 마음 속에도 광복의 기쁨이 태극 모양으로 소용돌이치도록 한다.
작가 소개
저자 : 강정님
1937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영산강의 아름다운 물줄기를 보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89년 '아동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63세라는 늦은 나이에 펴낸 첫 작품집 『이삐 언니』로 제20회 한국아동문예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이삐 언니』와 『송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