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국내 유일의 죽음 문제 연구소인 한림대 생사학연구소가 그동안의 연구와 강연 등을 통해 축적한 죽음 연구 성과를 시리즈로 기획한 '타나토스(죽음) 총서' 제9권이다. 이 책은 유교 고전 속에서 죽음과 필연적으로 연관되는 귀신, 혼백, 이기, 성명, 군자, 가족, 민본, 불후 등의 주제를 다루면서, 유교에서 죽음은 곧 정치의 문제라는 점을 밝혔다.
출판사 리뷰
유교의 죽음 사유에 대한 오해
흔히 유교는 죽음과 내세에 대한 ‘체계적인’ ‘해답’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하여 종교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괴력난신’을 비판하는 공자의 발언을 단편적으로 해석하여, 유교는 죽음을 사유하지 않는다거나, 유교에서는 삶의 문제만이 중요하다거나, 더 비약하여 유교는 인생에 대해서만 진지하게 사유하는 현세적 철학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유교에서 죽음은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 가족의 문제, 공동체의 문제, 국가의 문제로 크게 주제화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유교는 어느 종교나 사상보다도 분명히 죽음을 진지하게 사유하며 삶을 되돌아보도록 촉구한다. 저자는 유교에서의 죽음 사색은 결국 좋은 삶을 향한 탐색이며, 그런 사색과 탐색이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좋은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치열한 숙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유교의 고전 읽기를 통해 말한다.
유교 죽음론의 시선
확실히 유교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죽음의 형이상학적 탐색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유교는 언제나 삶의 문제로서만 죽음을 다루었다고도 보인다. 유교의 기나긴 역사에서 『좌전』과 『예기』를 비롯하여, 공자, 맹자, 왕충, 주희, 왕양명 등 수많은 사상의 대가들은 예외 없이 죽음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죽음 사유가 그들의 사상적 주제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들은 죽음에 대해 깊이 사유했다. 따라서 유교가 죽음에 관심이 없었다는 세간의 평가는 오해다. 그들 중에는 죽음 이후의 사후적 생명(혼백, 귀신)의 존재 양상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려는 관심을 가진 경우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들의 사상 세계 안에서 죽음은 언제나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관심의 일환으로 주제화되었다. 유교의 최대 관심사는 생명이고 백성의 좋은 삶이었던 것이다.
제사는 국가의 중대사!
저자는 유교에서 ‘제사’를 ‘전쟁’과 같은 비중으로 다루었다는 사실이 유교의 죽음을 이해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정치에서 ‘제사’가 중요하다는 말은 국민의 ‘생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국가 지도자의 최대의 임무는 국민의 삶과 죽음을 관리하는 일이다. 백성의 삶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백성의 죽음은 더욱 더 중요한 정치 문제가 된다. 국민 개인의 죽음은 사적인 일이기 때문에 공적인 정치와 무관하다고 가볍게 생각하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는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다. 사람이 죽는다는 일은 개인적인 일이면서 동시에 지극히 사회적인 일이고, 사적인 일이면서 동시에 지극히 공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섬기는 일도 모르는데, 어찌 귀신을 섬기는 일을 알겠는가?
유명한 자로와 공자의 문답을 당시의 문맥 속에서 읽어 내지 못하는 이상, 귀신을 어떻게 섬겨야 하냐고 스승에게 묻는 자로의 질문은 ‘귀신의 존재’에 관한 질문으로 읽힐 것이다. 문답의 뉘앙스를 무시하고 그러한 귀신론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은 자로의 질문을 절실하지 않은 단지 공허한 질문이라고 규정해 버린다. 더구나 공자는 그 질문에 대해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는다. 공자의 답은 언뜻 보면 동문서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공자는 공자다운 방식으로 ‘예의 근본적 의미’에 대해 답한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공자의 답은 이렇게 읽을 수 있다. “제사는 아무나 아무 신에게나, 제멋대로, 하고 싶다고 해서 드리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자로의 질문에 대한 우회적인 답이 되는 동시에, 당시 무너져 가는 예를 회복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하던 공자의 신념을 담은 답이 된다.
이 책의 저자는 근대적 관점에서 유교를 읽는 연구자들은 유교에서 ‘예 실천’과 ‘제사’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날카롭게 비판한다. 제사는 예의 핵심이다. 제사를 빼고, 나아가 예를 빼고, 유교를 연구하거나 유교를 이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공자는 무신론자가 아니다
공자는 초월
작가 소개
저자 : 이용주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주요 저서로 『주희의 문화이데올로기』, 『생명과 불사 - 포박자 갈홍의 도교사상』, 『동아시아 근대사상론』, 『죽음의 정치학 - 유교의 죽음 이해』 등이 있으며, 역서로 『세계종교사상사 1』, 『중세사상사』 등이 있다.
목차
제1부 유교와 죽음의 정치
제사는 국가의 중대사! 백성의 생사와 국가의 존망
유교 죽음론의 시선 민본의 핵심은 예의와 신뢰
유교는 정치인 동시에 종교 양생과 송사, 유교의 이상
제2부 공자의 침묵: 제사의 정치학
자로의 질문과 공자의 대답 예 전문가 공자의 입장
예, 유교의 근본 규범 공자 귀신론 해석의 어려움
제사와 정치 올바른 제사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공자는 무신론자가 아니다
좋은 정치가 바른 제사의 조건
제3부, 『좌전』, 예기』의 혼백과 귀신
죽음 사유와 영혼 귀신과 혼백
영혼과 혼백의 차이 『좌전』의 귀신론
자산의 혼백론 『예기』, 유교 귀신론의 종합
「제법」과 「중용」의 귀신론 「악기」와 「제의」의 귀신론
제4부 기의 사상과 생사의 달관
동양철학은 수행의 전통 죽음이란 기가 흩어지는 일
음양과 오행 : 기의 운동을 설명하는 원리 기·정·신 : 기의 세 양상
기 철학의 생성론 기의 사상과 상례, 제사
예(효)는 낡은 사고인가? 유교에서 생사는 가치문제
죽음을 통해 삶을 반성한다 한계와 삶의 태도의 전환
제5부 성리학의 죽음 이해
예의 세 뿌리 : 천지, 선조, 군사 영속하는 천지자연과 생명
신유학 이기론의 요점 주자학의 도덕적 생명론
생사 이해가 성리학의 목적 왕양명, 심즉리의 생사관
실학자 당견의 생사관
제6부 삼불후, 유교적 불멸의 탐구
오륜, 유교의 근본 도덕 혈연의 연속성, 사회의 연속성
친친, 존존과 삼년상 제사는 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