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하고 싶은 말을 미처 하지 못한 것,
해야 할 말을 그때 하지 못한 것,
꼭 전해 주고 싶은 것을 전해 주지 못한 것,
그때 같이 놀아 주지 못한 것,
그건 정말 아주 많이많이 미안한 일이었습니다.”
눈물을 통해 배우는 새로운 세상맹앤앵 출판사의 첫 번째 동화책 《너랑 놀아 줄게》는 가정 환경이 다른 두 아이―진성이와 연지의 ‘사랑, 차이, 오해, 화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학교에서 처음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일들이 순탄하게만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이라는 자기만의 울타리에 살다 보면 남의 삶을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 나와 다르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의 주인공 연지처럼 상대방을 오해하고 질투하고 다투게 되는 것이지요.
《너랑 놀아 줄게》에 서는 가난한 아이 진성이와 부잣집에서 공주같이 자란 연지라는 아이 사이의 애증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을 가르쳐 줍니다. 《너랑 놀아 줄게》는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생긴 오해와 사랑, 친구의 죽음, 미안함에 대한 깨달음을 어린 독자들에게 잔잔하게 전달해 줍니다.
30여 년간 교직에서 아이들의 삶을 직접 경험하면서 지도해 온 이 글의 작가 김명희 선생님은 어머니가 속삭이듯, 조용히 이야기하듯 아이들의 가슴에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방법과 서로에 대해 사랑하는 법, 후회하지 않고 사는 법에 대해서.
수채화 풍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이경하 화가는 도시 아이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느꼈을 그런 정서를 그려냈습니다.
《너랑 놀아 줄게》는 도시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사랑과 눈물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배우는 새로운 작은 문을 열어 줄 것입니다.
새로운 짝 진성이가 싫어요《너랑 놀아 줄게》의 주인공은 진성, 연지 두 아이입니다. 진성이는 부모님을 잃고 노점상을 하는 할머니와 사는 아이입니다. 공부를 잘하고 그림을 잘 그리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아이입니다. 연지는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잘 사는 부모님 밑에서 공주처럼 사는 부러울 것이 없는 아이입니다.
사건은 새로 2학년이 된 두 아이가 짝꿍이 되면서 일어납니다. 연지는 키도 작고, 옷도 잘 안 갈아입고, 피부도 까맣고, 손톱 밑에 때가 있는 진성이가 무작정 싫습니다. 게다가 생긴 것 같지 않게 공부는 왜 이리 잘하는지 연지는 항상 진성이 밑입니다. 그래서 연지는 진성이가 더 밉습니다.
진성이는 연지가 너무 좋습니다. 단정하고 공부도 잘하고 깔끔하고, 따뜻한 엄마를 가진 연지가 좋습니다. 너무 좋아서 진성이는 수업 시간에 연지보다 먼저 손을 들고 앞질러 발표했던 일들이 미안하기만 합니다.
서로 환경이 다른 탓에 생긴 오해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후회’는 참 아픈 거야하지만 연지는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진성이에 대한 미움이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장 학습을 가는 연지에게 엄마는 진성이의 김밥 도시락을 하나 더 싸 줍니다. 연지는 차멀미를 하고 기진맥진해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진성이를 보고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연지는 아픈 진성이가 걱정돼서 선생님을 찾는 척하면서 진성이를 살피기도 합니다. 연지의 마음속에 진성이는 친구로 소리 없이 자리 잡은 것이지요. 연지는 엄마가 싸 준 도시락을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합니다. 그리고 ‘후회’는 참 아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허전함― 늘 있던 것이 없는 것진성이의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진성이의 할머니가 노점상을 하셔서 가정을 꾸리고 계시지요. 진성이가 어린 시절 아플 때 할머니가 약을 잘못 먹여서 진성이의 피부는 검습니다. 가난하니까 옷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구마 줄기와 같은 나물을 다듬다 물이 든 손톱은 때가 낀 것처럼 까맣습니다.
어느 날부터 진성이가 아픕니다. 학교에 나오지 않는 날이 계속 길어집니다.
학교에 가지 못한 날 진성이는 연지와 놀고 싶은 마음을 담은 아름다운 그림을 그립니다. 마치 현실에서 하지 못한 꿈을 그리듯이.
연지는 지저분하고 못생긴 진성이가 너무 똑똑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진성이의 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연지는 질투 섞인 미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연지는 진성이가 없으면 마냥 좋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정반대입니다. 무심코 진성이가 놀던 철봉 쪽을 바라봅니다.
“텅 비어 있습니다. 철봉 밑이.
까만 얼굴도, 철봉을 잡고 있는 때 묻은 손도 없습니다.
늘 있던 것이 없는 것, 그건 참 허전한 것이었습니다.” 연지는 다시 진성이가 학교에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진성이는 다시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가고 맙니다.
진성이가 없는 교실에서 연지보다 먼저 발표하는 사람도 없고, 공부도 1등이 되었지만 연지는 왜인지 하나도 기쁘지 않았습니다.
너랑 놀아 줄게연지는 편찮으신 할머니를 뵈러 시골로 갑니다. 할머니는 무김치와 나물을 참 맛있게 해 줍니다. 할머니를 도와 고구마 줄기를 다듬은 연지의 손톱 밑은 새까맣습니다.
연지는 그때서야 죽은 진성이의 손톱 밑의 때가 무엇 때문에 생긴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할머니 곁에서 항상 고구마 줄기 껍질을 벗기고 있던 진성이의 검고 작은 얼굴이 갑자기 기억난 겁니다.
연지는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미처 하지 못한 것, 해야 할 말을 그때 하지 못한 것, 꼭 전해 주고 싶은 것을 전해 주지 못한 것, 그때 같이 놀아 주지 못한 것, 그건 정말 아주 많이많이 미안한 일이라고…….
“미안해.
정말 미안해.
다시 만나면 너랑 꼭~ 놀아 줄게-.”진성이의 유골이 뿌려진 찔레꽃밭에서 연지는 지금 아니면 다시 못할 말을 속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