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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의 주방 편지
시로여는세상 | 부모님 | 201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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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시로여는세상 기획시선 8권. 1994년 윤상원문학상으로 등단한 윤관영 시인의 두 번째 시집. 2008년 첫 시집 <어쩌다, 내가 예쁜>을 출간한 이후에 7년 만에 출간한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한층 원숙하고 능청스러운 언어의 운용 능력을 보여 준다.

  출판사 리뷰

윤관영 시인이 두 번째 시집『오후 세 시의 주방 편지』가 《시로여는세상》 여덟 번째 기획시선으로 나왔다. 2008년 첫 시집 『어쩌다, 내가 예쁜』을 출간한 이후에 7년 만의 시집에서 한층 원숙하고 능청스러운 언어의 운용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시집의 행간을 따라가다 보면, 해학과 엉뚱하기까지 한 입담이 독자를 한껏 웃기게 하고 끝내는 가슴 깊숙한 곳을 건드려 찡하게 울리고 있다.
송종규 시인은 “윤관영의 시는 맛있다. 입에 착착 감기는 입담이 맛있고 해학과 재치로 걸쭉하게 버무려 낸 돼지껍데기, 부대찌개, 호박잎 쌈, 우거지 된장국도 맛있다. 도랑물처럼 재잘거리는 현현한 수사들이 맛있고 가닝아, 간용아, 여, 이 놈아, 어이 논술! 로 불리는 굴곡 많고 비탈진 삶을 환하게 끌어올리는 긍정의 힘이 맛있다. 무엇보다 윤관영 시의 힘은 진정성에 있다. 땀방울에 절은 비루하고 핍진한 삶의 세목들을 발설하되 결코 힘들다고 엄살 부리지 않는다. 다만, 특유의 재기발랄한 목소리로 튀기고 삶고 무쳐서 가볍고 맛있게 들어 올릴 뿐이다.” 라고 말했다. 시집 소개의 말을 쓴 시인들은 모두 윤 시인과의 인간적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만큼 시와 인간이 분리되지 않은 무공해 시인임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문어를 한 마리 사서 삶아 보낸 적이 있다. 주머니에 찔러 준 차비를 받아 내려온 적이 있다. 내 집에 와 하룻밤을 묵은 적이 있다. 하루 쉬러 왔다 했다. 그는 밤새 물을 마셔댔다. 아침에 삼계탕 국물에 밥을 먹여 보낸 적이 있다. 나는 출근을 했고 그는 그 길을 따라 걸어갔다. 그가 두 번째 시집을 냈다. 통나무로 만든 도마 같은 시집. 손바닥으로 도마를 쓸 듯 만져본다. 칼자국과 온갖 음식냄새가 배어 있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탁탁탁, 칼질소리가 들린다. 나는 가지 쪄서 무친 것을 좋아한다. 침이 넘어간다. 씹을수록 구뜰하다. 받아든 한 상이. -고영민 시인

그의 시집을 처음 기획할 때 나는 그가 제안한 몇 가지 시집 제목 중 ‘오후 세 시의 주방 편지’라는 다소 촌스럽고 솔직한 제목을 속으로는 지웠다. 그러나 그의 시를 두 번째, 아니다 세 번쯤 읽었을 때, ‘세 시의 주방’과 다정하게 마주치게 된다. 이런 울컥, 그 미지의 시공이 거절할 수 없는 거친 표면처럼 묘한 페이소스로 다가왔다. 세 시와 주방은 일반인의 시간과 공간이 아니다. 일반인들이 음식을 만들거나 먹는 시간이 아닌 것이다. 그 시간을 주물러 그는 무엇을 만든다. 그 관념의 무공해 음식을 만드는 장소는 주방이 아니라 몸이고, 오후 세 시는 주방이 멈추는 시간이다. 다시 컥, 시를 읽으면 윤관영의 시간이 나갔다가 다시 걸어 들어온다. 그가 쓴 세 시의 주방 편지를 보고, 독자들이 일단 웃은 다음 실컷 울었으면 좋겠다. 그것은 울면서 웃으려고 쓴 시이기 때문이다 -최호일 시인

또한 이준규 시인은 발문에서 “윤관영의 시는 크게 두 곳에서 발생한다. 한 곳은 시골, 한 곳은 주방. 시골은 고향이자 과거이며 가끔 들르는 곳이다. 주방은 현재다. 시골과 주방은 때론 묘하게, 또는 당연하게 겹치기도 한다. 어쩌면 늘 겹치고 있을 것이다. 사람은 과거를 버리지 못한다. 형은 내게 자신은 ‘망각의 기술자’라고 했다. 자신이 과거를 잊지 않는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로 나는 받아들인다. 하지만 윤관영의 시에 과거는 도처에 있다. 시골과 주방에서 발생하는 시편들은 모두 땀과 관련이 있지만 미묘하게 드러내는 것이 다르다. 시골시는 어떤 원시성이 느껴지고 주방시는 주로 깨달음과 관계한다. 시골에서의 일과 주방에서의 일은 다르다. 어디에 있거나 시인은 시를 생각한다. 가끔 첫사랑 생각도 하고 여자 생각도 하는 것 같지만 그건 드문 일이다. 주방시의 아름다운 깨달음을 보자. 나는 왜 이 문장들을 아름다운 깨달음이라고 할까. 이 문장들은 시인의 깨달음이 없어도 그 자체로 아름답기

  작가 소개

저자 : 윤관영
1961년 충북 보은에서 출생했다. 1994년 ‘윤상원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1996년 《문학과사회》 가을호에 「나는 직립이다」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 첫 시집 『어쩌다, 내가 예쁜』을 출간했으며, 이듬해 이 시집으로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을 받았다. 시인축구단 <글발>의 선수로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 2015년 현재 망원동에서 아들과 함께 식당(父子부대찌개)을 운영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사내 | 밥에 뜸이 드는 시간이면 | 집밥 | 父子부대찌개 | 김의 끝에 가닿다 | 어이 | 맛은 어디? | 쁘띠, 하고 말하면 웃음이 | 죽음도 영계가 좋다 | 장화, 실색하다 | 냉국에 헤엄치는 여름 | 사단 후에 오는 것들 | 항문과 학문은 서술어가 같다 | 오빠, 믿지? | 맨물의 자리 | 이즈막, 물 들다

제2부
물의 혈을 짚다 | 어두워야 깊다 | 밥에는 색이 있다 | 나이에는 테가 있다 | 귀, 세상을 맛보다 | 몇백만 년의 시간이 들끓는다 | 카, 톡 쏘는 레시피 | 손바닥 같은 꽃잎이 | 바닷속에 떨어진 성기 | 덧방붙인 소리들은 어디로 가나 | 중첩된 시간은 고체가 되어간다 | 국숫집에 가는 사람들 | 물로 보다 | 손이 된, 손이었다 | 것들, 지나가다 | 욕으로 치자면

제3부
풍경 4 | 배를 치다 | 걸어 다니는 사다리 | 윤관영 부르기 4 | 그리되어, 그 말의 전설 | 불알 내려다보기 | 윤관영 부르기 3 | 윤관영 부르기 2 | 비껴, 빛나는 것들 | 삽은 늘 서 있다 | 마더마저 끌리는 | 몸으로 배를 만들어 | 코가 없다 | 어-디-머-엉-게-같-은-이-없-나-요 | 흥부뎐 | 그빨로 끓어오르다

제4부
붉은 망사들 | 외로움은 자꾸 과거로 간다 | 나이들, 불 지피다 | 칠월칠석 | 쉰 살 | 自畵像 | 가늠하다 | 不二門 | 윤관영 부르기 | 함석꽃 피어나는 | 한 상 받다 | 빗속에는 다소의 알코올이 섞여 있어 | 배수진 치다 | 정물 2 | 정물 3

발문 - 윤관영, 시_이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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