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다니엘 디포의 이 소설은 18세기 영국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중산층을 대변하는 문학으로 근 2세기 동안 영국 사회를 풍미한 해상 여행에의 활기를 반영하는 픽션으로 대단한 인기를 모았고, 27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생생하게, 끊임없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제1편에서는 무인도라는 제한된 상황 아래에 놓인 로빈슨 크루소가 내면적 탐구에 역중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그동안 세계의 몇 나라에만 소개되었던 제2편에서는 28년 동안의 섬생활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와 평온한 노년을 즐기던 로빈슨 크루소가 또다시 생사가 걸린 모험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광대한 중국 대륙과 러시아로 이어지는 로빈슨 크루소의 또 다른 모험이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로빈슨 크루소>는 제1,2편이 합쳐질 때 비로소 완결편이 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1. ‘소설’의 기원을 이룬 18세기 영국의 대표적 고전소설
『요크의 선원 로빈슨 크루소의 생애와 그의 신기하고 놀라운 모험』, 흔히들 줄여 부르는 『로빈슨 크루소』는 다니엘 디포의 대표작이며 그보다 7년 늦게 나온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와 함께 18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고전소설이다. 셰익스피어의 화려한 희곡문학이 있었던 16세기에 비해 이 당시의 영국 문단은 볼 만한 소설들이 없었는데 정치, 사회 평론가인 디포의 이 소설은 그즈음 형성되기 시작한 중산층을 대변하는 문학으로 근 2세기 동안 영국 사회를 풍미한 해상 여행에의 활기를 반영하는 픽션으로 대단히 인기를 모았고, 이것이 발표된 1719년으로부터 285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생생하게, 끊임없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로빈슨 크루소』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무인도에서 혼자 수십 년을 살 수 있다는 독특한 모험은 디포가 스코틀랜드의 선원 ‘알렉산더 셀커크’가 남태평양에서 표류, 후앙 페르난데스란 섬에서 4년 4개월을 완전히 혼자 살았다는 당시의 이야기를 듣고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모든 소설에서처럼 하나의 모티브를 제공했을 뿐 크루소의 인간상이나 에피소드,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생활은 순전히 디포 자신의 상상력으로 창조된 것이다. 그런 만큼 『로빈슨 크루소』에 나타난 것들은 디포의 사상과 능력, 그 시대의 분위기와 정신의 결정이라 봐야 틀림없다.
『로빈슨 크루소』는 1719년 초판이 나온 뒤, 셰리단이 판토마임으로 각색하고, 19세기에 오펜바흐가 오페라로 작곡하였으며, 20세기에는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영화감독인 루이 부뉴엘이 영화로 만드는 등 초판이 나온 지 약 2백 년 동안, 중판, 번역, 번안 등으로 적어도 7백 종의 새로운 창작물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사실은 시대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가 내밀한 인간 심리를 자세히 묘사하여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라 할 수 있다.
2. 비로소 완결된 모습을 갖추게 된 『로빈슨 크루소』
『로빈슨 크루소』는 발표 당시부터 시리즈물로서 출간되었다. 즉 1719년 4월 25일, 이 작품의 제1부에 해당되는 글이 출간된 이후에, 그 해 8월 제2부라고 할 수 있는 『로빈슨 크루소의 또 다른 모험』(원제 : The Further Adventures of Robinson Crusoe : being the Second and Last Part of his Life)이 바로 발표된 것이다.
그러므로 『로빈슨 크루소』1,2부가 두 권의 책으로 완역되어 소개되는 것은 이 작품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 작품은 비로소 단순한 동화 내지는 모험 소설의 오해를 벗을 수 있게 될 것이며, 보다 완결된 모습으로 고전으로서의 무게와 깊이를 드러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로빈슨 크루소』 제2부의 무대는 섬에서 벗어나서 저 멀리 중국과 러시아로까지 확대되기에 이른다. 물론 제1부의 섬은 여전히 제1부와 제2부를 이어주는 중요한 다리로 등장하고는 있지만, 그곳은 이미 한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인 한계를 시험하는 추상적인 배경만은 아니다.
이 섬은 주변의 다른 섬들과 관계를 맺고 있으며, 주민을 확대하고 영토를 개척하고 규율을 세우는 세계의 여러 나라 중에 하나인 것이다. 또한 주인공 로빈슨의 모습도 한 섬에 갇혀 내면적인 탐구에 열중하는 개인이 아니라, 전세계를 향해서 상업적인, 종교적인 꿈을 키워가던 당시 서구인의 전형으로 그려지게 된다.
로빈슨은 제2부를 통해 당시 서구인으로서는 지니기 힘든 통찰력과 비판력을 가지고 자신의 문명에 대한 반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실 다니엘 디포의 다른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그의 작품의 특징은 주인공의 자기 변명이 곧 주인공 자신에 대한 가장 신랄한 풍자가 된다는 것이다. 즉 주인공의 비도덕적이고 어리석은 행동은 비록 태연하고 당연한 어조로 설명되지만, 그 어조 자체가 작품 전체의 아이러니를 형성하고 있다.
3.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란 명제를 파괴한 리얼리즘의 선구작
다른 어떤 점보다 이 소설이 준 충격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란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제를 파괴했다는 점이다. 사회가 없이는 인간이 존재할 수 없다는 원리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크루소가 이미 개명된 유럽인의 지혜를 갖고 있으며, 무인도에 표류했을 때도 성서와 함께 개와 고양이 등 가축 몇 마리, 밀과 쌀알 몇 낱, 그리고 총과 화약, 공작도구와 의복을 난파선으로부터 날라 갔기 때문에, 순수한 1인 생활일 수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 견해에는 확실히 오류가 없다. 사실 크루소의 전무후무한 체험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제를 재확인시켜 주는 것이지, 결코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은 완전히 혼자 사는 것 같은 고독에 빠질 때가 많고 때로는 그럴 필요까지도 있다. 이것은 인간이 사회적 동물일 뿐 아니라 개별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타인과의 유대성을 추구하는 그 일방, 신과 직접 대화하려는 독자성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데 크루소의 존재는 이러한 탈사회적 욕구의 알레고리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사실적인 묘사는 가히 리얼리즘의 선구를 이룬다. 이것은 가상인물인 크루소가 소설 속에서 이루는 생애로 하나의 연대기를 작성하고, 그가 표류하여 28년을 산 무인도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그가 당하는 사건 하나하나, 그가 만들어 쓰는 물건 하나하나에 완벽한 상상력과 해박한 지식으로 면밀히 묘사되는데, 어느 점에서나 소홀한 점 없이 마치 사실화처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처럼 정확한 표현과 치밀한 묘사 때문에 픽션인 크루소의 생애와 모험이 실제 있었던 사건을 재현시킨 사실의 기록으로 착각되기조차 한다. 특히 섬에 처음 도착했을 때, 혹은 발자국을 발견했을 때 등등 많이 나타나는 크루소의 공포적 심리묘사는 어떤 근대문학에도 찾기 힘든 사실감과 박진감에 젖어 있다.
작가 소개
저자 : 다니엘 디포
런던의 크리플게이트에서 백정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생년生年은 1660년이 통설이지만 그 이듬해, 혹은 그보다 1년 전이라는 설도 있다. 아버지는 플랜더스 계로 본래의 성이 ‘뒤포(Dufoe)’였는데 다니엘 자신이 43세 되던 해 ‘디포(Defoe)’로 갈았다. 이것은 『로빈슨 크루소』가 서두에 소개하듯 본성 ‘크로이츠나엘’을 ‘크루소’라고 고쳤다는 이야기와 맞아들어간다.
그러나 그의 명성을 후대에 길이 떨칠 수 있었던 것은 59세 때 발표한 『로빈슨 크루소』였다. 발간 4개월 만에 4판을 거듭한 이 해양소설의 성공으로 왕성한 저널리스트였던 그는 18세기의 가장 위대한 작가의 한 사람이 되었다. 『로빈슨 크루소』가 얻은 성공에 힘입어 그는 본편이 나온 그 해에 속편을 썼고 이듬해에 『로빈슨 크루소 내성록』을 발표했다. 이어 1720년에 전장의 생애를 그린 『던칸 캠벨의 생애』, 30년 전쟁에 종군한 『한 기사의 회상록』 및 『싱글턴 선장』을 출판했다. 이 즈음이 작가로서의 디포에게는 가장 왕성한 시절로 1722년에는 또 다른 대표작이라 할 『몰플랜더스』, 1665년 런던을 휩쓴 페스트에서 취재한 『유행병이 전염하던 해의 일기』, 그리고 『재...크 대령』(Colonel Jacque)을 간행했고, 다시 2년 후 한 여자의 생애인 『행복한 부인 록사나』(The Fortunate Mistress or Roxana), 『새로운 세계일주 항해기』를 발표했으며, 3년 후에는 『대영제국 여행기』, 『영국 상인록』, 『영국 신사록』을 썼는데 그 중 마지막 것은 그의 사후 164년 만인 1895년 미완성의 원고로 발견되었다. 40대에 활발한 언론가로, 60대에 왕성한 작가로 활약하던 그는 칠순에 가까워 오면서 정신적인 쇠퇴기를 맞았는데 1730년 9월 돌연히 실종, 자취를 감추었다가 이듬해 4월 26일 모어필스의 하숙집에서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역자 : 김병익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문학평론가. 문학과지성사 대표 역임. 저서-『현대 한국문학의 이론』(공저)『한국문단사』『지성과 반지성』『한국문학의 의식』『문화와 반문화』『상황과 상상력』『지성과 문학』『들린시대의 문학』『전망을 위한 성찰』『부드러움의 힘』『열림과 일굼』등 역서-『동물농장』『현대 프랑스 지성사』등 다수.
목차
바다로 가다
해적에게 잡히다
해적의 손에서 탈출하다
브라질의 농장인이 되다
불길한 시간에 떠나다
무인도에 남겨지다
요새를 세우다
일기
곡식의 새싹을 발견하다
태풍이 맹렬하게 불다
중병이 들어 놀라다
섬을 조사하다
곡식을 뿌리다
섬을 종단 여행하다
쉴 여가가 없어지다
혼자서 카누를 만들다
기술이 늘다
사람의 발자국을 발견하다
해변에 흩어진 뼈를 보다
집안에 거의 들어앉다
난파선을 보다
처음으로 사람소리를 듣다
프라이데이란 이름을 붙이다
카누 한 척을 더 만들다
식인종을 향해 진군하다
아메리카 식민지로 여행을 계획하다
반란을 진압하다
배를 점령하다
재산을 도로 찾다
산맥을 넘다
섬을 다시 방문한다
[해설] : 『로빈슨 크루소』그 작가와 작품 / 김병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