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 어린이, 청소년들의 영어 학습 수준은 대단히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정작 영어가 어떤 언어인지 얼마나 알고 배우는 걸까요? 단어, 문법, 독해, 리스닝 같은 판에 박힌 공부거리에서 벗어나,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영어의 참모습과 한번 대면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은 캐나다의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 지금은 언어와 관련된 글을 전문으로 쓰고 있는 마크 애블리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첫 작품입니다.
영어 어휘가 화석이 되어 묻혀 있는 독특한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고고학 탐정이 된 것처럼 화석을 발굴하면서 어휘의 기원과 영어의 역사를 알아 가는 이야기 교양서입니다. 십대의 주인공 남매 질리언과 알렉스는 캠프의 규칙에 따라 자신들의 캠프 생활과 배운 내용을 담아 부모님에게 이메일을 보냅니다. 독자들은 이 이메일을 읽으며 주인공들과 함께 캠프 체험도 하고 영어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출판사 리뷰
‘화석의 눈’ 캠프에서 영어를 배우다
열다섯 살 질리언과 열세 살 알렉스 남매는 부모의 강제에 가까운 권유로 여름방학 동안 영어 화석 캠프에 참가한다. 공룡의 화석을 발굴하는 것도 아닌데, 화석이 묻혀 있다니 웬 말인가?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이 짐짝처럼 실려 와 차에서 내린 캠프의 풍경은 황량하기 그지없고, 숙소 시설은 ‘원시 시대’ 수준이다. 질리언은 한창 예민한 사춘기 소녀의 전형이다. 열세 살 남동생과 묶어 이런 구질구질한 캠프에 보낸 것이 못마땅해 캠프 활동에 비협조적이다. 반면 알렉스는 낙천적이고 긍정적이고 호기심이 많아 금세 캠프 생활에 적응할 뿐만 아니라, 아주 열성적인 대원이 된다. 그래서 화석의 눈 캠프에서 알아낸 사실들은 주로 알렉스가 부모님에게 보내는 이메일, 캠프 교사들이 학부모에게 보내는 이메일, 캠프 대장인 머레이 박사의 편지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한동안 시큰둥하고 냉소적이던 질리언은 ‘신생어 구역’에서 첫 탐사를 경험한 이후 점차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기 일주일 전 엉뚱한 사고를 일으켜 사람들을 놀라게 만드는데, 그건 전적으로 질리언이 이 캠프에 흠뻑 빠졌기 때문이었다.
영어의 역사를 발굴하라
캠프 이름이 ‘화석의 눈’인 까닭은 화석이 오래전 과거를 보여주는 눈과 같은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이곳에 묻힌 영어 화석들은 영어의 과거를 보여 준다. 화석들이 묻힌 캠프는 아주 넓고 다양한 지형을 갖추고 있다. 우뚝한 산봉우리, 아담한 언덕, 거친 황무지, 돌투성이 거친 산, 파릇파릇 상쾌한 초원. 이런 지형의 특성은 어원의 특색에서 비롯한다. 영어의 발전과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준 언어는 우람한 산맥을 이루고, 그렇지 않은 언어는 아담하거나 작은 규모를 갖는다.
영어의 역사는 대략 1500년이 넘는다. 이야기는 1500년 역사의 통시적인 흐름을 타기보다는 요즘 아이들의 흡입을 위해 비교적 가까운 시기에 형성된 토착어와 신생어 구역 탐사로 시작된다. 그런 다음 영어의 가장 초기 형태인 고대 영어, 영어에 막대한 어휘를 선사한 프랑스어, 고대 북유럽권 언어, 문예 부흥 시기에 새로운 개념어를 창안하는 데 큰 영향을 준 라틴어와 그리스어 등을 돌아본다.
영어에 원주민들의 토착어가 유입된 것은 영국인들이 식민지를 개척하면서 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에 정착하면서이다. 주로 영국에 없던 생경한 동식물의 이름과 독특한 자연현상과 관련된 어휘를 많이 얻었다. skunk, raccoon, moose, kangaroo, koala, persimmon, pecan, hickory, hurricane, willywilly 따위가 있고, hammock, chocolate, boomerang처럼 원주민이 의식주와 관련된 어휘들도 있다. 시카고, 미시건, 미시시피 같은 지명도 모두 원주민어에서 왔다. 재미있게도 시카고는 ‘스컹크의 땅’이란 뜻이다.
신생어는 문화적인 현상이나 과학기술의 발전을 반영한 것이 많다. 한국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먼저 히피족의 어원이 되는 hipster가 나온다. hipster는 유행에 밝은 사람인데, “예술을 사랑하고, 세련되게 옷을 입지만 중고품 가게에서 구입하고, 인디 음악을 듣는 등의 취향을 가진 사람”을 지칭했다고 한다. 그러다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이 hipster를 변형시켜 hippies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던 것이다. podcast, iPod에 공통으로 있는 pod가 첨단기술 용어에 삽입되기 시작한 것은 놀랍게도 SF소설에 큰 획을 그은 아서 C. 클라크의 소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덕택이다. 그저 콩깍지나 알 주머니를 뜻하던 어휘가 작은 일인용 우주선의 이름으로 쓰이면서 iPod라는 작은 기기의 작명에도 영감을 준 것이다.
그리고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도 현지인의 실생활 영어에는 깜깜한 우리나라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표현도 소개된다. 바로 meh인데, 이 말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아는 ‘심슨네 가족’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먼저 쓰였다고 한다. 그 용법은 부모의 말에 자식들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짧게 한 마디 내뱉을 때 가장 잘 어울린다. ‘아무렇게나.’ 혹은 ‘무슨 상관이람.’ 정도의 뉘앙스로.
영어는 \'잡종\'이다?
캠프 기간은 한 달. 아이들은 1500여 년의 시간 동안 끊임없이 변했고, 지금도 변화하고 있는 영어를 만나며 놀라운 경험을 했다. 자신들의 모국어인 영어가 순수한 게르만어에서 출발해 라틴어, 바이킹의 말, 프랑스어, 그리스어, 네덜란드어, 스페인어, 페르시아어, 심지어 산스크리트어까지 포함해 무려 350여 언어와 만나고 섞이며 변화 발전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란 것이다.
화석의 눈 캠프의 대장 머레이 박사는 영어가 ‘잡종어(mongrel language)’라고까지 말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잡종이라는 말에 불쾌감을 느끼고 ‘순수’라는 말에 큰 도덕적 가치를 둔다. 하지만 언어학자인 머레이 박사님의 입을 빌어 말하는 저자의 생각은 이러하다. “잡종견이 더 영리하고 적응도 잘 하잖아요. 순종보다 오래 살고 건강상의 고통도 덜 받아요. 그러니 언어가 순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것은 그 언어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뜻인 거죠.” 실제로 언어학자들은 영어의 장점 중 하나인 우수한 표현력은 방대한 어휘에서 비롯한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저자의 강조점은 결코 영어의 우월성을 부각시키려는 데 있진 않다. 마크 애블리는 기본적으로 사멸 위기에 처한 원주민들의 언어와 미디어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현대인의 언어생활에 관심을 가진 작가이다.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의 언어관은 다음의 글에 잘 드러난다.
“우리가 화석을 찾는다 해도 그 언어가 처음 쓰인 곳을 알아내지 못할 수도 있죠. 하지만 어디서 시작되었든 그 단어는 이제 우리 모두의 것이에요. 그 말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 그것을 통제하지는 못해요. 기원은 소유권과는 다르니까요. 박사님은 모든 언어는 다 훌륭하다고 덧붙였어요. 우리가 영어를 대단히 자랑스러워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언어보다 더 우월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하셨어요.”
“새 어휘를 만들어 내는 일을 멈추면 언어는 심각한 곤란에 빠진다. 세월이 흐르면서 수많은 언어들이 없어졌는데 새 어휘의 부족이 그런 나쁜 상황의 신호인 경우가 많다. 지금 역사상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언어가 사라지고 있다. 사실 세계적으로 6000종이 넘는 언어가 2100년경에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사멸할 위험에 처한 언어들이 목록이 안타깝게도 많다.”
작가 소개
저자 : 마크 애블리
캐나다의 저널리스트이자 언어에 관한 글을 쓰는 작가이다. 특히 사라져 가는 소수 부족 언어에 관심이 많다. 어린 시절을 캐나다 중서부의 앨버타 주에서 보내기도 했는데, 그곳이 바로 황무지로 유명하다. 대학 시절, 엘리트 코스로 유명한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로즈 장학생이었다. 2005년에는 존 사이먼 구겐하임 기념재단이 전문학자와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를 지원하는 ‘구겐하임 펠로십’에 선정되어 논픽션 창작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두 딸을 둔 아버지로 지금은 몬트리올에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Spoken Here: Travels Among Threathened Languages』, 『The Prodigal Tongue: Dispatches From the Future of English』가 있다.
그림 : 캐트린 애덤스
셰리든대학과 온타리오 예술디자인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22년 동안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전문 기관과 단체로부터 많은 상을 받았다. 토론토에 살고 있다.
역자 : 공경희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지금은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작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호밀밭의 파수꾼』을 비롯해, 『파이 이야기』,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우리는 사랑일까』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와 『곰 사냥을 떠나자』, 『꿈꾸는 아이』, 『무지개 물고기』 같은 그림책들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토착어 봉우리 Indigenous Ridge
신생어 초원 New Words Meadow
고대 영어 언덕 Old English Hill
프랑스어 산 French Mountain
고대 노르웨이어 돌기 Old Norse Spur
네덜란드어 언덕 Dutch Hill
라틴어 알프스 Latin Alps
페르시아어 언덕 Persian Hill
스페인어 메사 Spanish Mesa
그리스어 산맥 Greek Mountains
인도·유럽 공통조어 불모지 Proto-Indo-European Wastelands
옮기고 나서
용어 풀이
소사전